진지한글

친구가 전 남자친구이자 스토커에게 살해당했습니다.

느아아아아아ㄹ2018.05.18 01:44조회 수 23517추천 수 21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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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부산에 거주하면서 부산대학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혹시 이 사건을 기사로 접하신 분이 계실지 잘 모르겠네요.

 

작년 11월 제 친구가 스토커이자 전 남자친구에게 살해당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무렵, 이 친구에게 어떤 남자가 [너와 중학교 동창이며 이후 서울로 전학을 갔다]며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제 친구는 성인이 될때까지 그 흔한 핸드폰도 없었던 아이기 때문에 그 남자(스토커)랑은 편지로 간간히 연락을 하며 지냈나봅니다.

 

13년 11월, 14학년도 수능시험을 보고 친구와 그 남자(스토커)는 실제로 짧게 교제를 했었습니다.

이후 친구는 핸드폰을 멀리하고 재수, 삼수, 사수를 거듭해서 대학에 들어갔구요.

입시를 계속 준비하면서 친구는 연락을 무시했지만 그 사람은 종종 너를 계속 좋아한다며 편지를 보내온 것으로 압니다.

 

친구는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 정식으로 다른 남자친구를 만나게 됐고, 부모님에게도 소개할 만큼 진지한 사이였습니다..

친구와 남자친구가 잘 만나고 있던 도중 한 익명의 번호로부터 [네 남자친구는 전 여자친구를 임신시키고 낙태시킨 쓰레기다]라는 내용의 메시지가 왔고, 친구는 남자친구와 대화를 했지만 끝내 헤어졌습니다. 그 익명의 메시지는 누구에게 온건지 아직도 모릅니다..

 

그 이후로 친구에게 동창이라며 접근을 해왔던 남자(스토커)는 꾸준히 연락을 취해왔습니다. 제 친구는 간간히 답장을 해줬구요. 제 친구는 그 이후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어서 서류 준비와 영어 공부를 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도중 스토커는 자신이 백혈병에 걸렸다며, 곧 호스피스로 들어가서 죽음을 준비할 것이라며 죽기 전까지 마지막으로 너와 함께하고 싶다고 눈물로 호소를 했어요. 친구는 오랜 기간 알아왔던 사람이 백혈명에 걸렸다고 하자 마음이 아파 눈물을 보였고요. 울면서 그 일을 부모님에게도 상의를 했습니다. 친구 부모님은 딸과 같은 나이의 사람이 백혈병으로 죽는다니 가슴이 아프다며 친구에게 그 사람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고, 너도 곧 교환학생을 가니 잘 정리를 하고 오라며 용돈을 주셨습니다.

그 사람은 백혈병을 빌미로 제 친구에게서 떠나지 않았고, 학교며 학원이며 일상을 졸졸 따라다녔습니다. 제 친구는 그 것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한편으로 죽는다는 사람을 앞에 두고 일상이 방해받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자기 모습에 죄책감도 느꼈습니다.

 

그러던 와중 제 친구는 그 남자의 자취방에서 목졸려 살해당하고, 친구를 살해하고 몇 시간 후 그 남자도 목을 매 자살했습니다.

 

 

죽고 나서 신원조회를 해보니 동갑이라고 속였던 그 남자는 동갑도 아닌 15살 차이나는 삼십 대 후반의 남자였고, 학력도 나이도 가정환경도 모두가 거짓이었습니다. 심지어 사기 전과로 복역을 했던 범죄자였구요. 그 남자가 제 친구를 어디서 보고 어떤 식으로 연락을 취해왔는지 우리는 모릅니다. 동창이라고 속였지만 동창이 아니고 15살 차이나는 그 사람은 제 친구의 연락처와 주소를 어떻게 알아낸 걸까요.

 

 

 

친구네 집은 도둑이 두어 번 든 적이 있었습니다. 경찰서에 신고를 하고 씨씨티비를 조회를 했을 때, 그 사람의 얼굴들이 찍혀 있었지만 제 친구가 <내가 아는 사람이다>하고 진술을 하자 경찰은 그 사람을 용의선상에서 제외했어요. 친구가 살해당한 이후 가족들이 사고 현장에 친구의 짐을 수습하러 갔을 때 그 스토커의 집에는 친구가 입시를 준비하며 사용했던 문제집, 친구의 옷, 잃어버린 물건들이 한무더기가 나왔습니다.

 

 

 

당사자들이 다 죽었기 때문에 뚜렷하게 수사가 진행된 것은 없습니다. 기기 특성 상 친구의 핸드폰은 잠금 해지가 어렵다고 하구요. 여러 기사가 한 원룸에서 남녀가 숨진 채로 발견되었고, 나이 차이는 15살이란 것만 짤막하게 실었습니다. 어떤 기사에서는 연인으로 추정한다고도 써두었더군요. 달린 댓글들을 차마 옮길 수가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고 그런 사이겠지, 원조였겠지. 안봐도 뻔하다, 요즘 젊은 것들은,,, 등등의 내용이었습니다.

 

 

사건은 그렇게 묻혔습니다. 친구의 아버지는 이 사건이 공론화되어 스토커에게 강력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 그리고 전 남자친구, 혹은 현 남자친구에게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가해지는 데이트 폭력에 대한 법안이 발의되길 원하십니다. 그래서 국민 청원에 글을 올리셨지만 글이 가독성이 좀 떨어지는 관계로 제가 사건을 요약해서 올렸습니다.

 

 

 

 

친구의 친언니가 인터뷰한 기사입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8&aid=0002405506&viewType=pc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232223?navigation=petitions

청와대 청원 링크입니다.


 

부탁입니다. 많은 동의와 공유 부탁드립니다... 자유로운 공유와 배포 부탁드립니다. 

 

글을 올리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도 하거니와, 남성과 여성 간 의견 대립과 감정적인 언행, 그리고 그것들이 싸움으로 번지는 것들을 많이 보면서 이 글이 남녀 간 갈등을 조장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충분히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이 일을 알리는 것이 유가족분들이 원하는 것일 것이며 또한 제가 친구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여 글을 올립니다.

 

청원 링크의 글은 친구의 아버지가 직접 작성하셨고 아버님이 큰 일을 몇 차례 겪으셨던 까닭에 남성분들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대목이 있다는 점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버님이 그 무엇보다 사랑하는 딸을 사고로 잃으셨다는 점을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에서만큼은 남녀 의견 대립보다는 사건 자체에 초점을 맞춰 주시면 좋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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