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인척 다가와 인연이 아니라 하네.

괴로운 싸리2016.07.23 18:04조회 수 1508추천 수 3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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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처음 본 그 때, 나는
니가 그저 지나치는 사람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너를 알게 된지 며칠 안됐을 때, 나는
별다른 생각없이 이어폰을 꼽고 땅을 보며 걸어가다.
내 앞에 손을 휘휘 저으며 해맑게 인사하는 너의 모습에 나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너를 조금 더 알게 되었을 때, 나는
나와 닮은점이 너무 많은 너를 보고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후로 너와 같이 있을 때, 나는
아무것도 하지않고 네 옆에만 있어도 행복했다.
너랑 같이 밥을 먹고, 너랑 같이 걷고.
바보같지만 차마 영화보잔 말은 못꺼냈다.

조금 더 너와 가까워졌을 때, 나는
너에게 조금씩 천천히 다가가고 싶었지만
내 마음이 벅차서 부담스럽게 다가갔나보다.
아니면 애초에 나에게 마음조차 없었을 수도 있겠지.

나에게 부담을 느꼈을 때, 너는
나를 점점 피하기 시작했다.
나도 그걸 느꼈지만 할 수 있다면 부정하고 싶었다.
왜? 도대체 왜? 뭐가 부족한거지?
나는 운명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그 때 나는 냉정함을 잃었다.

나는 너의 호감을 더 얻고싶어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너는 더욱 멀어져만 갔고, 나는
멀어질거란걸 알면서도 마약같이 너에게 매달렸다.
분명 안된다는걸 알면서도 나는 애써 부정하고 싶었다.

결말이 뻔한 짝사랑에 지쳐갈 때, 우리는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사이가 될 수 없었다.
나는 너랑 밥이라도..아니 그냥 니 옆에만 있어도 행복한데..예전처럼 돌아갈 순 없을까.
찌질한 이기심이지만 나는 그러고싶었다.

그 찌질한 이기심이 극에 달했을 때, 나는
결심했다. 친구라도 되자고.
거절을 확인하는 고백을 하러 가는길.
거절을 확인하는 고백이라...
이보다 씁쓸한 고백이 있을까.






이제는
너랑은 말 한마디도 섞기 어색한 때..나는
하루하루가 힘들기만 하다.
매일 아침 일어나는 이유가 없는듯 하다.
운명인척 나에게 다가와
인연이 아니라고 말하는 현실이 싫다.

정말 잔인하다.
나에겐 운명처럼 느껴졌지만
너에겐 그저 찝쩍거리는 귀찮은 남자 중 하나로 친구들 사이에서 수다거리가 될 뿐이겠지.

운명이라는것
나는 잘 모르겠다.
앞으로 다가올 운명이 진짜 운명일지
아니면 운명인척 하는 지나치는 인연인지

나는 겁이난다.
설령 운명이 찾아온다 하더라도, 내가
운명인척 하는 지나치는 인연으로 생각하고
그 운명을 놓쳐버리게 되지 않을까.

그 조바심에 운명인척 다가온 너를 잃었고
앞으로 또다른 관계를 망쳐버리지는 않을지.
아릿한 기억이 현실을 헤집는다.

운명인척 다가와 인연이 아니라고 하는...


JKB
201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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