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入秋 Part II
“이럴 거면 우리 헤어져!”
“... 너 내가 전에 뭐라고 했지?”
“뭐가!”
“내가 전에 한번만 더 헤어지자고 하면 그냥 안 넘어간다고 했지... 기억나?”
“...”
“기억 안나...?”
“기억나”
“한번 더 말해봐...”
“헤어지자구...!”
세 번째다.
다른 연인들이 그렇듯 우리도 싸운다.
뭐 그리 중요한 일도 아닌 것으로...
차이점이 있다면 싸움의 끝은 언제나
내 눈물로 끝이 난다는 것...
너무 사랑하는데 티격태격한 다해도,
그녀가 화를 내어도 화를 낼 수 없는 난...
뭐라고 할 수 없는 난...
왜 우리가 싸워야하나 라는 생각이 미칠 때쯤
기분과 상관없이 눈물을 한 방울 떨군다.
그러면 그녀는 화가 다 풀렸는지
아님 놀랬는지
미안하다는 말...
자기가 잘못했다는 말과 함께 눈물을 닦아준다...
오빠랑 난 다른 사람들하곤 반대야 라며 눈을 흘기는 것을 포함해서...
그런 상황 말고 헤어지자는 말이 나온 것이 이번이 세 번째다.
처음과 두 번째 그녀가 헤어지자는 말을 꺼냈을 땐 말없이 헤어졌고
다음날 아무연락도 없이 그녀의 집 앞에서 기다렸다.
나올 때까지 기다릴게 란 음성을 남기고 기다리고 있으면 그녀가 나왔고
그럼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녀를 평소와 다름없이 대했다.
조금 있으면 그녀가 잘못했다는 말...
다시는 안 그런 다는 말을 남기고 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행복해졌다.
두 번째는 내가 한마디를 더 남겼다.
또 그러면 그때 정말 용서 안 할 거라고
처음과 이번처럼 그냥 넘어가지는 않겠다고...
그런데 결국 그녀는 또 헤어지자는 말을 했고
난 내가 했던 말을 그녀에게 다시 상기시켰다.
“헤어지자구...!”
짝 하는 소리와 함께 내 손은 그녀의 뺨을 지나갔다.
“잘 가라...”
그녀는 맞은 게 서러운 지
내가 안 잡아준 게 서러운 지...
그렇게 울면서 집으로 갔다.
가슴이 아팠지만...
목소리가 듣고 싶었고, 그녀의 모습이 보고 싶었지만...
난 연락하지 않았다.
일주일이 지났나?
그녀의 전화가 왔다.
“나야... 나 안보고 싶었어?”
“...”
“흐음... 나 안볼 거야?”
“... 어딘데...”
“오빠 학교 앞...”
“기다려...”
나중에 그녀는 우스갯소리로 말했다.
오빠한테 까불면 맞는다는 걸 알았다나...
그러나 이미 그때는 나 역시 그렇게 여유롭지 만은 않았다.
그녀와의 관계를 부모님이 아셨고
특히 어머니의 반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스트레스를 나에게 남기고 있었다.
그 당시 나의 사고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유였지만...
어쨌든 난 그녀에게 사소한일에도 화를 내게 되었고,
그녀의 웃는 모습 보다 서글퍼 보이는 모습을 더 많이 보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흘렀을 때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우리... 2년만 헤어졌다가 다시 만날래? 너도 더 크고 나도 더 크고 그런 후에 다시 만나면 안 될까? 나 약속할게 너 꼭 찾는다고...”
“... 알았어... 근데 내가 못 기다릴 것 같아...”
“... 2년 안에 다시 보게 되면 우리 행복하지 않을 꺼야... 나 자신 없어... 솔직히 말하는 거야... 나 너 행복해지는 거... 널 행복하게 하는 게 내 소원이야... 지금의 난... 너... 행복하게 해줄 자신이 없어서 그래... 우리 조금만 참자...”
“응...”
그렇게 우린 잠시 시간을 갖기로 했다.
하지만...
그녀의 보고싶다 라는 한마디의 전화에
우린 다시 만났고
예전처럼 지내는 것 같아 보여도
내 상황은 사실 변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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