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의 화목을 위해서 꾹꾹 혼자 담고 있었던 생각이지만
임금님귀는 당나귀귀라는 심정으로 한번 써 봅니다.
결혼한지 6개월된 30대 초 여자입니다.
신랑은 5살 많은 30대 중반이구요
연애때부터 결혼하고나서 까지 집에서 집안일에 대해서 가부장적으로 군적은 없어요
오히려 신랑은 살림을 꾸준히 하던 사람이고 전 살림을 처음 하는 사람이라 집에서는 신랑이 주도적이기도 해요
가사의 역할분담은 잘 되어 있어요 (제가 얘기한적 없어도 신랑이 집안일은 알아서 잘 합니다.)
그리고 저는
시댁에 치가 떨리도록 당한 엄마 밑에서 남녀평등, 아니 오히려 여성 중심의 문화에서 자랐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가족에 관심없는 분이라 가능했음) 남자형제 전무 (집에 여자만 넷)
친척들도 전무하고 또 20대 초반부터 후반까지 꽤 오랜기간을 외국에 있어서 결혼 후의 가부장적인 문화에 대해서는 들은바만 있지 실제로 경험해 본적은 없습니다. (이쪽에 있어서는 완전 외국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신랑이 연애때부터 전혀 그런 낌새를 안보였기 때문에 생각해본적이 없기도 해요
그런데 이제 결혼을 하게 되어 몇번을 시댁에 오고가게 되면서 이상한 광경들 (제눈에요)이 보입니다.
예1.
결혼전 일입니다.
예비 시아버님의 칠순잔치고 결혼날짜가 잡혀있던터라 참여했습니다.
친척분들이 모두 피로연 끝나고 집에서 다과하고 노시는데
예비신랑의 사촌형의 형수 혼자서 모든걸 다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분명 이분도 손님인데 설거지며 다과며 다 하시고 같은 입장인 손님 접대하시느라 쉬시지도 못합니다.
표정이 너무 힘들어 보이고 좋지 않아서 도와드린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결혼하면 싫어도 해야 한다며 지금은 쉬라고 끝까지 손사레를 치시더라구요
보기에 너무 안쓰러웠습니다.
그런데 다른 분들은 연세가 더 많으시니 그렇다 치더라도
신랑과 아주버님은 다른 친척들과 떠들고 놉니다. 신경도 안씁니다. (신랑은 형제만 둘)
제가 보기에는 이건 본인들 집입니다. 이 사촌형수분은 손님이십니다.
이때의 저는 타인이지만 보기에 너무 불쾌했습니다.
그리고 조카들이 놀이동산을 가고 싶다고 조르는데
아버지란 사람들 (신랑 사촌들)이 저를 보고 하라고 은근히 눈치를 주십니다. (시댁에서 자고 다음날 하루종일 시간을 빼서 애들 6명을 데리고 놀이동산에 가면 되겠다고..)
본인들이 애들 아버지 아닌가요????
그리고 진짜 친족관계는 신랑이잖아요
그분들이랑 저 이제 두번 인사만 한 관계이고 이런 부탁을 받을 만큼 친분 쌓을 시간도 없었어요
내가 뭘로 보이는거지? 싶어서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때부터 슬슬 여자가 한국에서 시집간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피부로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예2.
시어머니가 상을 차립니다.
전 어른이 일하시는데 엉덩이 붙이고 앉아있으면 안된다고 매웠으므로 일어나서 도와드립니다.
(친정에서도 그랬습니다. 최소 도와드릴까요 말한마디라도 하는게 예의라고 배웠거든요.. 친엄마일지라도요)
신랑과 아주버님은.. TV보고 놉니다.. 신경도 안써요
저희집에서 받은 교육대로 따지면 정말 예의는 밥말아 쳐드신걸로 보입니다.
(저희 엄마 같으면 어른이 일하시는데 어딜!!! 이라고 한소리 하실건데요..)
예3.
얼마전에 일입니다.
시아버님 생신이셔서 시댁에 가서 음식 차리는걸 도와드렸습니다.
여전히 신랑과 아주버님은 눈길한번 안주십니다.
신랑은 종종 아버지 안쓰럽다 불쌍하다 하는데 우습기만합니다. 축하는 다같이 하지만 일은 시어머니와 저만 하네요
물론, 습관이 들지 않아서 하기 힘들다는건 알지만 사람이라면 생각한게 있으면 노력은 해야 한다는게 제 지론이라서요..
어쨌든, 신랑이 하던 안하던 저역시 시아버님을 공경해야할 의무가 있으므로 열심히 시어머님을 도와드렸습니다.
시어머니가 손이 크셔서 정말 음식을 10가지 이상 내 놓으신것 같아요
정말 정신 없이 도와드렸어요. 밥을 먹는지 마는지도 모르겠고..
신랑의 고모님 내외분과 그 도련님(고모님 아들)도 오셨었는데 고모님이 먼저 설거지를 하려고 하시더라구요 막 뛰어가서 제가 하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그릇이 너무 많아서 힘들다고 (10가지 음식을 3개의 테이블로 나누어서 올렸으니.. 그릇이 못해도 40개 이상..) 한사코 도와주십니다.
둘이서 같이 설거지를 하는데..
본인들보다 항렬이 높은 고모님이 와서 설거지 하시는데도
신랑과 아주버님은 저쪽에서 하하호호 깔깔깔입니다.
제 사고방식으로는 이해 불가예요
어떻게 본인보다 나이도 많은신분이 일을 하시는데 말이라도 도와드릴거 없냐는 말이 안나오죠?
남자들이라 설거지까지는 그렇다 쳐도 그릇 옮기는것 정도까지는 해줄수 있잖아요
가능하면 신랑집 문화는 그 문화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이런 부분들은 도저히 납득이 안되서 집에 오는길에 신랑에게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신랑이 그건 고모님이 여자니까 그렇다네요
그래서 아무리 항렬이 높아도 여자면 남자보다 낮은거야? 했더니 대답을 못해요
그러더니 여지껏 그런 일들은 여자가 하는게 당연했기 때문에 아무도 생각 안하는거래요
그리고 그건 본인집 문화고 제가 그걸 이러쿵 저러쿵 해가면서 바꿀수는 없는거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럼 오빠집 문화 따르자면 나 회사 관두고 집안일 해야 하는거 아냐?
그랬더니 사촌형수들은 일도 하면서 집안일도 다 한다고 합니다.
(아항.. 그러니까 여자들은 집안일, 남자들은 바깥일이 시댁 문화라는게 아니라 그냥 남자는 집안일 안하는게 시댁 문화라는거군..ㅡ.ㅡ)
저는 문화라도 잘못돼었으면 바꿔야 하는거 아니냐고 했는데
여기서 신랑이 굉장히 기분나쁜 티를 내네요
이건 '문화'이기 때문에 잘되고 잘못되고의 문제가 아니래요
그래서 문화는 변화하는거고 어떤 문화라도 누군가 하나가 희생해야 한다거나 불편하다면 바뀌어야 하는거 아니냐 했더니
자기보고 어쩌라는거냐고 화를 ㅠㅠ
차라리 시댁가면 설거지를 도와달라고 직접 얘기하라면서 짜증을 내네요
사실 전 그런 한가지 일 보다는 신랑이 정말 이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인지를 하고 있었으면 했어요
신랑이 그점만 알고 있다면 시댁 문화는 따르는척 하는건 문제 없습니다.
그것이 당연하고 편한 시부모님의 입장도 있으니까요
그래야 나중에 우리가 애기를 낳아도 여자아이든 남자아이든
문화라는 이름으로 희생을 강요당하지 않고 살 수 있을테니까요
시부모님이랑 싸워달라는게 아니예요
여지껏 눈에 안보였더라도 앞으로는 본인들 깔깔거리며 놀때 밥도 제대로 못먹고 일하고 있는 저와 시어머니가 눈에 들어왔으면 좋겠고 (인간적으로요!)
그래서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한번이라도 도와줄거 없냐고 물어봤으면 좋겠고
우리세대에서는 완전한 평등까지는 어렵더라도 작은거라도 조금씩 변화해갔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신랑은 제 이런 생각들이 좀 많이 불쾌한것 처럼 보여요
본인이 집에서 잘 못하는것도 아닌데 (저희집에서는 가사일 잘 하니까요) 왜 본인 부모님집 문화까지 생각하고 비판 받아야 하냐는 입장인것 같아요
그렇지만 전 누군가 희생하는 문화에 대해서 아주 끔찍한 간접경험이 있으므로 (저희 어머니요..)
그리고 외국생활 때문인지 집단 문화보다는 개인의 행복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개인이 행복해야 집단이 행복해지잖아요
그래서 가능하면 크게 속이 곪기 전에 미리미리 예방접종을 했으면 좋겠거든요..
신랑이 이런쪽에 생각이 깊은 사람이었으면 좋겠고
제가 많이 별종이고 이상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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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이됐네요..
사실 톡이되면 괜히 부끄러워져 지우는 편이지만...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 그냥 둘께요
제가 생각하는 조금 불편한 진실을 얘기해보자면
이건 '문화'라고 포장할뿐 기득권층의 이득을 뺏기지 않으려는 횡포로 보이거든요...
본인들이 편한 문화를 굳이 바꿀필요가 없다는거..
불편한 사람들이 희생하는건 본인이 편하기에 굳이 보고싶지 않은거..
그런 사람의 본능이 얽히는것 같아요
여지껏 희생자의 입장이었던 시어머니도
며느리가 들어옴으로 인해서 처음으로 기득권층이 되었기 때문에
그 문화를 이어가시는거구요..
이런 불합리한 구조, 사회에서야 흔한데
사회에서야 내가 더 강해져야지 하고 이악물고 그러려니 하는데
가족이라고 하는 따뜻해야 하는 공간에서도 일어나는것을 보니 좀 서글퍼요
전 제가 얘기하면 신랑이 아.. 생각해보니 그렇네.. 우리가 조금씩 바꿔보자 할줄 알았거든요
왜냐면 가족이니까요! 힘들면 도와주고 아프면 보듬어주고 함께 가는게 가족이잖아요
만약 신랑이 본인이 희생자쪽이였다면 절대로 저런식으로 말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추측을 해봐요
아.. 그리고 저 사실 몰라서 결혼한거 맞아요 ㅡ.ㅡ
어느정도 있으리라고는 생각했지만 직접 겪는거랑은 천지차이네요
그리고 신랑이 저에게는 가부장적인 편이 아니기 때문에 시댁이 가부장적이더라도 신랑이랑 잘 해결할 수 있을줄 알았죠
그리고 가부장적인 문화의 시댁이고 그 틀을 못벗어나시긴 하지만 그래도 시부모님은 저에게 잘 해주시려고 하시거든요 (특히 시어머님은 못된 시어머니 안되시려고 엄청 노력하세요 그래도 연세가 있으신지라 그런 틀에서 많이 못벗어나시는건 어쩔수 없어요 그런점은 제가 이해해 드려야죠^^)
사실 시댁은 시댁쪽 친척들 중에서는 가부장쪽이지 않은 편에 속하는것 같고
그래서 시댁에서 우리가족 (시부모님 + 우리 부부) 끼리 있을때는 좀 덜한데 친척들이 오시면 심해지더라구요
여튼 제가 선택한 결혼이니 현명하게 잘 해나가고 싶어요
이런 희생자를 내는 문화는 제손으로 끊고 싶구요.. (제가 욕을 좀 먹을지언정 ㅠㅠ)
그럼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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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 판인데 남자분들이 들어와서 글을 다시는것 같아서
여쭤보고 싶은거 여쭤볼께요
댓글로 썼지만 좀 제대로 물어보고 싶어요
제가 알기로 남존여비나 남자 = 바깥일, 여자 = 집안일에 대한 문화 말고도
우리나라에는 연장자 공경, 부모님 공경이라는 문화도 있잖아요
예전에는 부모님이 늙어서 병드시고 돌아가실때까지 아들이 경제적인 부분 책임져 드렸으니
이미 그부분에서 충분히 봉양해 드린거고 따라서 가사일까지 하는건 무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요즘엔 부모님을 평생 경제적으로 책임지는 일 거의 없잖아요
그럼 죄송해서라도 가사일이라도 도와드리고 싶다는 마음은 안드는건가요?
전 남녀 나누고 싶다기 보다 (그렇게 자꾸 주제가 되는건 시댁은 나눈다니까요..) 똑같은 자식들인데 어째서 늙은 부모님이 눈앞에서 일하는게 마음에 걸리지 않느냐는 말입니다.
저를 도와달라는건 둘째치고 부모님을 도와드리는건 당연한게 아니냐구요
왜 친부모님이 아닌 시부모님임에도 제눈에는 힘들게 시어머니 혼자 일하시는게 보이는데
그렇게 친자식 눈에는 안보이냐구요..
그리고 회사에서도 신입시절 들어오자마자 누군가 끙끙거리고 혼자 일하고 있으면 뭐 도와드릴까요? 라고 묻는게 예의라고 배웠는데
하물며 사랑하는 와이프고 사촌형수인데
어쩜 힘들어 하는걸 보면서도 모르는척 하느냔 말입니다..
남녀를 떠나 사람으로써요...
그리고 저 시댁문화를 뜯어 바꿔야 한다고 한적 없구요
할건 다 했습니다.
시어머니 도와드리고 조카들 데리고 놀이동산가고..
시댁문화가 당연해서가 아닙니다.
시부모님들을 존중해 드리고 싶고, 나이드신 시어머니가 혼자 일하시는게 안쓰러운거예요
제나름대로 시댁 문화를 이렇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당하게 이런 질문 할수 있는거예요
다시한번 얘기하지만
신랑이 집에서 가사분담'만' 하는건 의미가 없어요
진짜 이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한번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태어날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요
남성분들 잘 생각해 보세요
이건 여성들에게만 불리한 문화가 아니예요
남자로 태어났기 때문에 집안의 모든것을 짊어지고 가는게 '당연'하다고 하면
억울하지 않으신가요?
이미 왜 남자라서 집을 해와야 하냐고 묻고 계시잖아요
어떤 남자와 여자들에게는 이문화가 맞겠지만
어떤남자는 집안일 하는게 더 맞을수도 있어요 (아직은 좀 드물지만요)
여자들은 이미 바깥일을 하면서 만족감을 얻는 분들이 많아요
근데 이 문화는 선택이라는게 없는 문화잖아요
이건 남녀 둘다 질문을 많이 해야 하는 문화예요
그렇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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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친정을 자주 갑니다. 님은 TV보고 남편 시킵니다. 님네 문화는 사위가 일하는 문화라고 못 박으세요. 친정 안가려고 하면 시가도 안 갑니다.
베플2
남편분도 엄마 힘든거 모르진 않을겁니다
다만, 그렇게 엄마 한테 모든걸 맡기고 모른체 하면서 사는 아빠가 편해 보였을거구요
그러니 그 편함 문화니 어쩌고 포장해서 답습하려는걸거예요.
몰라서? 절대 아닐겁니다
베플3
아뇨. 님 이상하지 않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시대에 남녀평등에 대한 과도기이니, 서로 불평불만이 많지만,
내 딸이 결혼할때에는 이러지 않기를 하구요.
신랑되는 사람한테 말해보세요.
나중에 우리 딸이 금이야 옥이야 키워 결혼시켰는데,
이따위로 시집이라는곳에 가서 종년취급 당하고 오면
그때도 여자니까 당연해라고 말할꺼냐고.
딸은 뭐 똥쳐발라 막키우고, 아들은 금쳐발라 키워서
아들은 부모대접해가며, 손님 소리 들어가며 살고,
딸은 부모대접은 고사하고, 종년취급 받으며 살고 그래야 하는거냐고.
자기집 문화라서 그런게 아니라, 결국은 지도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은겁니다.
재수없다 저런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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