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순 교수의 ‘선택의 자유’를 응원한다

흔한 쑥2019.12.06 20:31조회 수 423추천 수 3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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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순 교수의 선택의 자유를 응원한다

 

 

나의 정치외교학과 친구들에게 직접적으로, 그리고 학교 커뮤니티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철순 교수는 수업에 관한 한 훌륭한 선생님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수업 중 교수님 본인의 생각을 강요하는 일이 없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며 소통의 장을 열어두는 분이라고 말이다. 이철순 교수가 좋은 교수자라는 것에 특별한 이견은 없다. 그렇지만 근래 들어 이 교수가 학생들에게 보여준 모습은 선생님으로서 제자들이 본받을만한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나는 20183월 입학 이래 저녁 9시 뉴스에서 우리 학교에 대한 안 좋은 소식을 숱하게 들어왔지만, 이철순 교수에 대한 보도만큼 부산대학교에 애정이 아닌 애도를 표하고 싶어진 소식은 없었다. 보도의 내용인즉슨 올해 719, 한국해양대학교에서 열린 반일 종족주의북콘서트에서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이철순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를 부정한 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 그 자체는 실망스러웠지만 이철순 교수의 주장이 참신한 것은 아니었기에 놀라지는 않았다. 나를 정말로 놀라고 부끄럽게 했던 것은, 이철순 교수가 해당 발언을 한 것을 학문의 자유라고 표현하며 이철순 교수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단체와 일부 개인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철순 교수가 그런 주장 뒤에 숨어 어떠한 적극적인 입장 표명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철순 교수의 발언이 학문의 범위 속에 포함될 수 있는가? 학문이란 무엇인가? 학문의 범위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의견이 분분하고 여전히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그렇지만 학문이 가지는 가장 근본적인 성격 중 우리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것은 합리적임, 정교함, 적어도 신중함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철순 교수의 북콘서트 당일의 발언은 세 가지 성격 모두 찾아볼 수 없을 뿐더러 학문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정도로 허술한 부분 투성이다. 교수라는 지위를 가진 사람이 공식 석상에서 하는 발언은 모두 학문이라는 불가침의 영역으로 넘어가서, 내용과 관계없이 그저 존중받아야 하는 것인가?

 

 

그 다음에 이제 아주 민감한 문제로서 이영훈 교수님께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용감한 문제 제기를 하고 계신데, 저는 어려서부터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이게 그렇게 우리가 민감하고 그렇게 가슴 아픈 일이었으면 분명히 우리의 할머니, 어머니를 통해서 전승이 돼서 어려서부터 기억을 했을 텐데 왜 그게 전승이 안 됐을까? 그런 얘기를 이 책에서 하고 계십니다. 70년대는 그런 얘기를 안했는가? 그런데 보니까 그런 일이 없었다는 거죠. 그런 기억이 없기 때문에 전승이 안 된 것인데, 이게 뻥튀기가 되고 부풀려지고 그랬는데 참 큰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중요하게 지적하는 게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을, 그분들이 완전히 거짓말하는 건 아니겠지만, 이게 인터뷰하는 사람들의 유도라고 할까, 그쪽에 자꾸 맞춰지는 경향이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식으로 증언을 해주면 내 값어치가 올라가는구나. . 저쪽에서 원하는 게 이런 거구나.’ 자꾸 이렇게 자기 기억을 약간 과장 왜곡하게 되는 것 같아요, 위안부들도 그런 게 아닌가. 처음에는 이렇게 기억을 하다가 자꾸 요구하다 보니까 하나씩 하나씩 하고 매스컴에 나오니까 발을 뛸 수가 없고 그게 신화가 되고, 그러나 사실 그런 사실이 없었다는 거죠.“

 

 

이철순 교수는 이영훈 교수의 반일 종족주의용감한 문제 제기라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주장은 소수자의 역사를 얘기할 때 늘 있어왔고 지금도 되풀이되는 게으른 입장일 뿐이다. 용감하지 않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정말 있었던 일이라면 그때 당시는 왜 그런 얘기를 안 했냐는 식의 주장은 소수자가 왜 소수자라는 이름을 가졌는지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고 스스로 시인을 하는 언사이다. 소수자의 역사에 대해 얘기하는 일은 언제나 성가시기 마련이다. 터무니없이 적은 수의 인정 받는사료만을 가지고서 살아보지 않은 시대의 상황을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상정하고 살펴야 하는, 지난한 일이다. 권력과 지배 이데올로기에 부합하는 정상성을 가진 사람들과 소수자 집단은 목소리를 내고 흔적을 남길 수 있는 동일한 상황에 있지 않다. 특히나 전쟁 성노예 문제처럼 개인의 존엄이 달려 있는 일은 사후 증언마저도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에 대한 증언만으로도 남은 삶을 살아가야 하는 피해자들에게는 부정적인 낙인이 찍힌다. 그 때문에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라는 말이 있다는 것을 누군들 모를까마는, 이철순 교수와 이영훈 교수는 모르고 있는 듯 보인다.

이철순 교수의 발언은 위안부가 있었다는 것인지 없었다는 것인지도 모호하다. ‘위안부당사자들이 자기 기억을 과장하고 왜곡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처럼 말이다. 과장과 왜곡은 이미 있었던 사건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이철순 교수가 하고 싶은 말은 인권을 침해할만한 강제적이고 폭력적인 징발은 없었고 자발적인 위안부만이 있었을 뿐이란 것인가? ‘위안부당사자들 스스로가 아닌 그 누구도 위안부의 온전히 자의적인 결정에 따른 결과를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것인가? 이를 긍정할 생각이라면 이 교수는 학교를 떠나라. 취약 계층에 있는 개인들이 인권을 저버리고 반인륜적인 선택을 하도록 강제하는 지배 권력과 사회구조는 시대불문 존재한다는 사실을 지적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면 소위 학계에서 다수를 점유하고 있는 담론이란 것에 대해 무슨 합리적인 비판을 하고 싶다는 것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그런데 이 발언을 부산대학교 자유동문회의 말마따나 학문의 지위로 격상시켜준다면, 이철순 교수의 체면은 뭐가 되나. 이철순 교수 스스로도 사람들이 잊어주기만을 학수고대 바라고 있을 이 발언이 그가 학자적 자질을 발휘해 공을 들여 세상에 내놓은 학문이라고 주장한다면 말이다. 더욱이 그러한 발언 뒤에 숨어 아무런 입장 표명도 하지 않는다면, 그것만큼 이철순 교수에게 학문적인 불명예는 없을 것이다.

박경만 자유동문회 사무총장은 이철순 교수 견해에 대한 찬반 여부를 떠나 대학이 이념 갈등적 선동의 장이 아닌, 건전한 토론과 연구를 통해 보다 진실한 결과에 접근하는 학문의 장으로 회복되기를 바라는 취지도 있다.”라고 밝혔다. 박경만 사무총장이 생각하는 학문이 무엇인지 정말로 묻고 싶다. 이철순 교수의 어려서부터 그런 생각을 했다는 말은 특히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그렇게 많은 공부를 하고도 어린 날의 생각과 전혀 달라진 것 없는 수준의 사고를 가지고 있음을 직접 자랑스럽게 전시하고 있는 정치사 교수의 발언이, 그렇게 믿음직한 것이었는지도 사무총장에게 묻고 싶다.

이철순 교수에게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기를 요구한다. 입장 표명을 유보하는 만큼 모양새는 궁색해지고 있다는 것을 이 교수 스스로도 알 것이다. ‘이철순 교수 사죄를 위한 부산대 학생 모임에 따르면, 사과와 파면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이철순 교수는 그동안 이철순 교수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가 사죄 요구를 안 했기 때문에 사죄를 안 한다고 대답했다. 이보다 치사한 처사는 없다. 사과에 대한 요구가 합당한지는 차치하고서라도, 요구를 하는 즉시 사과할 준비라도 되어 있는 양 말했음에도, 정대협이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지금까지, 이 교수는 아직 본인의 언행에 대해 그 어떤 사죄의 말도 전하지 않았다. 지난 21일 이 교수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또 한 번 답변을 피했다.

나는 이철순 교수에게 양자택일이라는 가장 쉬운 형태의 선택을 권유한다. 동시에 책임이 있는 선택을 원한다. 당일의 발언을 망발이라고 인정하고 위안부당사자들과 정대협에 사죄할 것인지, 그렇잖으면 부득불 그것이 학문이었음을 우기며 자신은 학문의 자유를 외치는 이들의 말마따나 마녀사냥으로부터 보호받아야할 대상임을 주장할 것인지 한 가지만 선택하라. 물론 이 선택은 그의 학문만큼이나 이 교수의 자유이다. 책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에서 했던 발언만큼 간단한 일일 것이다. 신중한 선택에 대해 어디까지나 자유를 존중하며 종용을 건넨다.

 

 

사학과 18학번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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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실 학문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말보다는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말이 맞죠. 물론 교수님께서 자신의 교권을 걸고 발언을 했다면 문제가 됩니다. 어느 누구를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교육의 목적을 띄지 않는 곳에서는 우리나라는 사상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사실 전역한지 얼마 되지는 않아서 학교에서 정확히 어떤 일이 돌아가는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사상의 자유는 존중 받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누구의 말이 망언이다 의 망언은 그것을 평가한 사람의 생각이 들어가있지만 상대방의 생각을 억압하는 행위이죠. 하지만 여러 사람들의 생각이 합치면 그게 옳은 생각이고 그게 맞다고 여겨지죠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말입니다.

    저는 이것을 다수에 의한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러한 다수에 의한 폭력이 싫습니다.
  • 근데 왜 위안부 광주 세월호에 문제제기를 하면 안됩니까? 성격입니다?
  • @과감한 더위지기
    성역화되어서 인민재판을 받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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