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촌놈이 추가합격통지받고 달랑달랑 부산으로 내려가서 허겁지겁 학교를 다녔던것도 얻그제 같은데.
정문에 있던 지금은 없어진 켄터키 프라이드 통닭집을 좋아했고, 북문의 춘하추동 밀면을 좋아했던 그 학생은 어느덧 중년의 나이를 맞이했소.
가끔 신입생 시절의 소인을 떠올려보오. 그때는 지금의 내 나잇대 선배들이 참으로 어른같았고,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풋내기였었소.
그래도 스무살의 소인은 낭만을 좇으며 살았던것 같소.
그때는 대학가의 낭만이라는게 있었소. 계산없는 순수하고 솔직한 사람들이 많았소.
학과생활에 적응을 못한 나를 받아준 한 동아리가 떠오르오. 함께했던 선배, 후배님들은 잘 지내나 안부가 궁금하오. 하지만 안부를 묻기엔 너무나시간이 많이 흘러갔소.
교양수업에서 알게됐던 나와 같은 지방 출신이었던 자연대 여학우도 함께 떠오르오. 말을 먼저 붙여보지 못했던게 아직도 종종 회한이 되오.
후배님들은 좋은 사람을 보면 꾸준히 안부를 주고받길 바라오.
뒤돌아보면 학과 생활에 충실하지 못했던 것이 작은 아쉬움이었소.
3.1 이라는 낮은 학점은 나에게 많은 충격을 주었소.
다만,
그 덕분에 본인은 새로운 진로에 눈을 뜨게 되었소. 이에 학교생활과 병행을 하며 작은 시험에 하나 도전을 해 볼 생각이오.
풋내기 시절과 비교하면 20대 중년에 젖어든 지금은 많이 성장했고, 강해졌고, 똑똑해졌소.
다만 풋내기 시절에 품었던 낭만이라고는 어느새 찾아볼 수 없게되었소.
이 글을 보는 후배님들이라면 대학생만이 꿈꿀수 있는 낭만과 여유를 즐겨보길 바라오.
-금정산아래에서, 17학번 아무개 씀.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