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사는게 지겨워요

글쓴이2018.04.04 01:41조회 수 3121추천 수 45댓글 19

    • 글자 크기

7개월 정도 한 알바가 하다하다 안 맞아서 새 알바를 구해야해요

알바 사이트를 찾아보다가 스스로가 불쌍해서 다 그만두고 싶다는 충동이 드네요

스무살, 대학생이 된 이후로 계속 알바를 했었어요

집에서는 하라고 말 하진 않았는데 저희 집 사정을 알고도 안 할만큼 철이 없지는 않았었죠

하던 알바를 그만 두면 즉시 새 알바를 구해야돼요 안그러면 다음달 수입에 바로 지장이 가거든요

이전 알바 몇도, 지금 하던 일도 너무 불규칙해서 수입이 들쭉날쭉했어요

월급이 작게 들어온 날은 교통비나 통신비를 내달라고 손을 벌렸죠

나라도 손을 덜어야 하는데 돈 얘기 할 때 만큼 죄송했을 때가 없었네요

어릴 때 부터 그런 습관이 있었어요

아기때 과자를 고르라고 하면 꼭 한 개를 골랐어요 제가 욕심없는 사람이어서면 참 좋았을텐데 참는 법 부터 배웠거든요

그렇게 참아오니까 이제는 참는게 싫어요

저도 남들 하는 것 만큼이라도 하고 싶어요

남들 처럼 맛있는 것도 먹고, 옷도 사고, 화장품도 사고, 남 선물도 번듯한걸로 해주고 싶고, 이번달 핸드폰비는 어떻게 내지 전정긍긍하면서 안살아보고 싶어요

여태까지는 잘 참으면서 살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 남자친구가 생겼어요

돈이 정말 많이 든다는 걸 알았어요 돈부담은 남자친구가 훨씬 많이 했는데도요.....

부담이 너무 심해서 짜증낸 적도 여러번이에요 잘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애꿏은 남자친구만 봉변보게해서 항상 미안해요

그 애도 사정이 저랑 비슷해요

그나마 저는 없는 형편에도 아빠가 문화생활은 모자라지 않게 해주셨어요

놀이동산도 가고, 겨울마다 썰매도 타고, 유명한 국내 관광지도 가보고.... 어딜 갔는데 익숙하다 싶으면 옛날에 아빠차타고 와본 곳이었더라고요ㅎㅎ

근데 그 애는 그것도 힘들었대요

집이 부도났었고,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취업하려다가 겨우겨우 대학에 갔었대요

전공도 본인이랑 안맞고 취업을 위해서만요 지금은 그 길이 너무 안맞아서 방황하고 있어요

데이트 할 때도 새로운게 너무 많았어요 축제를 가면 정말 아이처럼 좋아했어요 그런 걸 못해봤으니까

패밀리 레스토랑도 안가봤대요 그래서 그런 경험들을 하게 해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저는 능력 없는 여자친구구요

그 애 생일선물을 준비하다가 너무 예쁜 시계를 봤어요 이미지 보여주니까 엄청 마음에 들어하더라고요

20만 원 짜리였어요 그건 제 생활비 전부에요

못해줬죠.... 아직도 마음에 두고 있고 꼭 주고싶어요

제 스스로에게 못해주는 것들도 계속 마음에 남아요

화장품 리뷰 보면 백화점 브랜드가 많잖아요 입생로랑 틴트 무슨 색이 예쁘다, 맥 립스틱 어떤게 어떻고 하는데 저랑 너무 비교가 되더라고요 저는 로드샵도 비싸서 최대한 싼 거 살려고 아등바등하거든요

로드샵에서 예쁜 립스틱을 봤는데 할인해서 만 원 남짓이었어요 싼 거 두 개도 살 수 있는 가격이요 안 샀죠 결국은

하늘아래 같은 색조는 없다면서 쓸어담아보고 싶어요 저도 여잔데 그런 꿈이 없겠어요?

만원짜리 가방 사러 다니는 것도 지겹고 산지 얼마 안돼서 실밥 다 풀리는것도 싫어요

내가 샤넬 프라다같은거 바라는거 아닌데...... 시슬리 정도가 이렇게 힘들구나 직장을 가지면 나아질까

근데 제가 무슨 일을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지 여전히 모르겠어요 인생이 어두워도 달릴 미래가 있으면 힘이 날까요?

경제적으로 하루살이 인생을 살 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이야 어떻게 버티지만 갑자기 가까운 사람의 경조사라도 터지면 감당하지 못하겠죠

대학 다니면서 용돈 받고 알바를 잘 모르는 사람이 정말 부러웠어요

나는 알바를 안하면 당장 살 수가 없어서 하는건데 그걸 하나의 경험정도로만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은근히 많더라고요

그래서 정유라 이야기가 터지고 정말.... 너무 싫었어요 평생 한 푼 두 푼 때문에 걱정 안했을 인생이 존재하니까 박탈감이 엄청나더라고요

돈이 없으니까 사람이 치졸해지고 속도 좁아져요 그런 내 모습이 싫고 원망할 사람은 없고 이 밤에 답답함이 터져서 토로해봤어요

한 번도 다른 사람에게 얘기 못하고 끙끙 앓던 이야기라 길어지고 장황해졌네요 글로 푸니까 감정도 정리되고 머리도 맑아졌어요

익명의 힘을 빌어서 글 쓰고 오늘 밤을 잘 용기를 얻고 갑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 저는 그런상황에서 포기안하고 치열하게 사는 그모습이 더 대단하다고 느껴져요 끝까지 자신감 잃지마시고 그럴수록 더 당당하게 열심히 살다보면 좋은 미래 있을거에요 힘내세요
  • @황송한 애기일엽초
    글쓴이글쓴이
    2018.4.4 01:53
    감사합니다 점점 세상이 좋아지고 제 삶도 좋아졌으면 좋겠네요
  • 주말종일 알바에 평일 하루 이틀만 끼워도 100만원이 들어오던데.. 알바를 너무 최저시급 주는것만 하시는건 아닌지요
  • @명랑한 큰괭이밥
    글쓴이글쓴이
    2018.4.4 01:59

    제가 체력이 나빠서 그렇게 빡세게 일하지를 못하겠어요ㅠㅠ 잘 쓰러지는 체질이라서 무리하면 몸에 바로 영향이 가더라고요 수업시간에도 몇 번 반 기절하다시피해서 휴게실 실려가고 119부르고 그랬어요ㅠㅠ 심지어 알바할때도 많으면 달에 한번씩 일하다가 조퇴도 하고 민폐였어요... 병원 가보니까 젊은 여자들은 그런 경우 있는데 특별한 대책이 있는 건 아니고 잘 자고, 운동 하고, 몸에 좋은 거 먹고 찬 거나 커피, 인스턴트를 먹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이걸 다 지키기가 힘드네요....ㅠㅠ

  • @글쓴이
    체력이 안좋으시다니 안타깝네요ㅠㅠ 좀 더 둘러보면 멘토링 교내근로 삼성드클 등등 쉽게 돈벌수있는 방법도 있어요 힘내세요
  • 돈때문에 많이 힘드시죠? 적은 금액이라도 아끼려고 발버둥 치게 되고 그런 모습이 다른 사람들 눈에는 옹졸하고 쪼잔하게 보이기도 할거에요.. 스스로 여유가 없어 날카로워지고 이 때문에 사람의 전체적인 매력도 하락하게 되죠.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친구들은 이러한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서러울 때도 있습니다. 저도 대학 다니는 8학기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일했어요. 처음에는 서빙 같은 일 하다가 군대 다녀와서는 운좋게 과외랑 교내근로 하면서 돈 벌었구요. 알바하느라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노력하셔서 최대한 빨리 좋은 직업 가지는게 우월전략이라 생각돼요. 부디 용기 잃지 마시고 행운이 많이 따르는 대학생활이길 바랄게요.
  • @서운한 달뿌리풀
    글쓴이글쓴이
    2018.4.4 02:01
    휴학하고 싶은 마음을 그것 때문에 꾹꾹 눌러담고 어떻게 어떻게 학교생활 하고 있어요ㅎㅎㅎ 비슷한 분이 계시니까 위로가 되네요 화이팅 합시다!!
  • 제가 봤을땐, 님께서 시간이 지나고 뒤를 되돌아 봤을때 누구보다 소중한 추억을 갖게 되실거 같은데요?
  • @과감한 화살나무
    글쓴이글쓴이
    2018.4.4 02:05
    40대 50대가 되면 그럴까요? 다시 돌아가기싫은 청춘이 아니면 좋겠네요ㅎㅎ 나중에 나이먹고 나때는 말이야~하는 꼰대만 안됐으면 성공일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제가 막 군대가기 직전, 여자친구 생겨서 딱 하던 생각과 더불어, 제대하고 그 학기 복학했을 적 제 생각이 다 눈에 보이는 것 같아서.... 기분이...ㅠㅠ

    커피 한 잔을 사도, 조금만 만원 대 가까운 식당만 가도 괜히 부담스럽고 겁나고,

    데이트라도 하는 날에는 그 전 주부터 어떻게든 허리띠 졸라매고...

    그래도 속마음 털어내시면서 머릿속이 맑아지셔서 다행이에요.

    그냥, 글쓴이 분께서 정말 열심히 살아가시는 거 알았음 해요.

    정말 수고많으셔요. 조금만 더 힘내요.

    누구보다 부지런하신만큼 좋은 인생 기다릴거에요. 화이팅.
  • @깔끔한 갓끈동부
    글쓴이글쓴이
    2018.4.4 02:09
    저 그렇게 안부지런한데 글로 잘 포장해서 사기치는 느낌이ㅎㅎㅎ 저도 님이랑 공감이 엄청 돼요 말이 청춘이지 젊은 세대는 다 비슷한가봐요ㅠㅠ
  • @글쓴이
    아니에요... 같은 아르바이트를 성실하게 7개월 연속으로 하셨다는데... ㅋㅋㅋㅋㅋ

    괜찮아요 전 이런 저도 사랑하고 싶고, 사랑해요 정말 ㅋㅋ

    그리고 괜히 침울하다고 혼자 삭히지 마요! 생각보다 주변 사람들이나, 남자친구 등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요.

    가끔 푸념하고 힘들단 이야기 하는 게 오히려 속 시원하게 풀리고

    '아 그래도 뭐 열심히 살아야지... 좀만 더 힘내자' 라고 마음 환기도 되서 좋더라구요

    화이팅입니다 진짜루 이쁜 사랑도 하시구요
  • 직장 다니면 좀 나아져요
    얼마나 버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군대갔다와서 취직한 여자애들 보니 월 200이상 버는 친구들은 살림이 좀 안정되고 여유도 생겼더라고요
    힘내세요 취직까지만 버팁시다
  • 생활비 대출 받으시고 한학기만 노력해보시면 조금 달라질수도 있을텐데...
    동정도 드릴수 있지만 약간의 비난도 받으실 필요가 있는 상황인거 같네요.
    집안 사정을 들어보니 학비는 전액장학으로 면제가 되실거 같고 남은건 생활비 문제인거 같은데
    최저학점만 이수하고 근로장학생으로 일해보실 생각은 안해보셨나요?
    3학년 이상이시라면 현장실습나가도 이번 학기는 월 150으로 알고 있고 지난 학기나 계절학기도 월 100 이상은 벌던걸로 기억합니다. 학점도 이수 할 수 있고요.
    이런 제도들을 알아보는것도 노력이죠.
    경제적 문제를 단순하게 노동만으로 해결하려고 하는것 보단 정보를 수집하고 효율적인 개선방안을 찾아보는것도 중요해 보이네요.
    제가 언급한 것 말고도 대학생에게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돈퍼주는 사업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 @우아한 어저귀
    2222 저도 한국장학재단 생활비대출 추천드립니다.
    글봤을때 쓰니분 가게소득 3분위 이내실꺼같은데 무금리로 한학기 150까지 대출받으실 수 있어요.
    이게 생각보다 큰금액이라서 받고 안받고가 한 학기 생활하는 삶의 질이 달라져요... 물론 다 갚아야 할 돈이지만 너무 힘드시면 지금 받고 취업하고 덜힘들때 갚으셔도 되시니까..
    취업후 상환대출 신청하시면 취업후에 갚을 수 있습니다.
    저도 쓰니분만큼은 아니지만 계속 알바하면서 아둥바둥 학교생활 하는지라 얼마나 힘들지 짐작가네요ㅠㅠ
    힘들게 대학생활 버티시는만큼 좋은소식 있으실거에요 화이팅!!
  • 저도 딱 같은 형편이라서 글에 많이 공감가요 저도 생활비 대출 추천드리구요 ㅠㅠ 알바하면서 공부하고 또 체력적으로 떨어질때 저는 작년에 어머니가 실직하시고 또 아프시면서 제가 집에도 돈을 보태드려야했는데 그때 주 5일 알바하면서 성적도 떨어지고 다른 친구들이 교환학생준비하고 여행가고 그런것 뿐만 아니라 그냥 아르바이트안하고 살수있다는것만으로도 정말 부럽더라구요 ㅠㅠㅠ 저는 이제 졸업이얼마남지않아서 취업만 기다려요 일단 취업하면 다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힘냅시당ㅠㅠ 생활비대출받으시고 한달이라도 쉬어보세요 훨씬 나으실거에용!!
  • 하고 싶은거, 갖고 싶은거, 가보고 싶은곳은 참 많은데 다 돈이네요.. 다같이 힘내서 열심히 삽시다
  • 너무힘들면 생활비대출받으세요 제일꽃다운 나이에 갖고싶은거 먹고싶은거 사치까진 아니라도 자신을 위해 쓰고 사세요 쩔쩔매지 마세요 그 생활이 더 원동력이 될거예요! 제일예쁠나이에 여행도 가고 비록 빌린 돈일지라도 그 여행이 원동력이 되서 정신적으로 건강해진 느낌이예요 우리 노력해서 취직하면 일이백은 금방 갚을건데요 뭐 간단하게 털털하게 생각하고 지금을 위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생활비대출로 여행, 연애도 하고 가끔 너무 쪼달릴때 경조사비나 인강비 치과비 등등도 내고있어요!!!
  • 윗글에 대출은 ...감당안될수도있을거같고. 생각보다 글쓴이님처럼 사는사람 많습니다. 저또한 부모님한테 자취 보증금 500 빌린거 말고 받는거 1도없이 평일 알바하고 장학금받아가며 학점 전혀놓치지않고 살아가는중입니다. 매일매일이 피곤에 쩔어살지만 사소한것에서 행복들을 찾으려고 노력하시길. 발버둥쳐도 바뀌는게 없다면 마인드를 바꾸는 수밖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욕설/반말시 글쓰기 권한 영구 정지10 저렴한 개불알꽃 2019.01.26
공지 식물원 이용규칙 (2018/09/30 최종 업데이트) - 학생회 관련 게시글, 댓글 가능17 흔한 달뿌리풀 2013.03.04
17176 23학점까지 신청할 수 있는 조건16 꼴찌 들메나무 2019.01.09
17175 소개팅......16 멍한 옥수수 2012.11.01
17174 군대가기 드럽게 힘드네요ㅠ16 도도한 자귀나무 2018.03.21
17173 .16 바쁜 큰괭이밥 2015.02.25
17172 솔직히 결혼하기 망설여지는 이유 단하나예요16 귀여운 계뇨 2018.04.04
17171 러시아 여행 다녀오신 분들!!16 찬란한 맥문동 2019.01.05
17170 [레알피누] 왜 전공을 꼭 분반별로 들어야하나요16 어두운 서어나무 2016.02.18
17169 토익 고수님들 LC RC 둘다 열심히하셨어요?16 코피나는 히말라야시더 2018.08.16
17168 서면에 진짜 맛있는 음식점 추천좀요!!16 포근한 갓끈동부 2014.10.31
17167 학군단 이번 사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16 힘좋은 피라칸타 2015.01.15
17166 마케팅관리 김영희 교수님 어떤가요16 촉박한 백송 2018.03.06
17165 진정한 부산대 레전드16 부자 돌양지꽃 2020.07.11
17164 [레알피누] .16 흔한 작두콩 2020.03.10
17163 혹시 캘리포니아 비치 잘 아시는 분?16 화려한 하늘나리 2013.08.19
17162 안녕 친구들 가재올리는 관종인데 오늘 기분좋은일이 있어서 써봄16 때리고싶은 양배추 2018.02.26
17161 이번 기숙사사태16 운좋은 브라질아부틸론 2013.08.31
17160 중학생 영어과외비16 야릇한 옥잠화 2015.04.27
17159 로스쿨님들, 변호사시험 끝나고도 열심히 싸워주세요!16 멍청한 부처꽃 2016.01.05
17158 [레알피누] 자취생들16 귀여운 호박 2019.11.21
17157 공무원 시험 준비16 기쁜 담쟁이덩굴 2016.03.02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