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아준다' 는 것에 대한 단상

글쓴이2015.05.04 00:16조회 수 738추천 수 2댓글 4

    • 글자 크기
요즘 그런 생각을 많이 해요. 여자친구를 '놓아준다'. 어찌보면 제가 힘들어서 그럴싸한 변명을 만든 것일 수도 있겠네요.

매력을 잃은 것 같아요. 제 말투, 행동에 다정함과 고마움을 느끼던 여자친구는 그런 적이 있었기나 한 것 처럼 없네요.

노력 많이 했어요. 투정도 부려보고, 속상함에 술마셔, 술기운에 섭섭함도 풀어헤쳐보고, 내가 바뀌자 믿음을 약속하기도 했어요.

변화는 없더라고요. 예전에는 하트가 뚝뚝 떨어진다고 표현한 제 눈빛은 느끼한 눈빛이 되어버렸고, 세심하다는 제 행동은 남성미 없는 우유부단함이 되어있네요.

좋아한다는 말이 너무 듣고싶었어요. 한 번은 구걸하다시피 그 말을 해달라고 했어요. 그 한 마디면 정말 좋을것 같다고. ㅋㅋ끝까지 안하더라고요. 거짓말은 못 하는 친구라서요.

데이트 거절 하나 둘, 스킨쉽 거절 셋 넷, 애정표현 부재 한달, 두달. 이런 게 늘어가니 여자친구가 점점 무서워졌어요. 뭔가를 함께하자 제안하면 거절당할까봐요. 그리고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네요.

여자친구는 신의가 있는 친구에요. 힘들때 제가 좀 도와주며 만났는데 그것 때문에 미안해서 아마 못 헤어지고 있나봐요.

이것도 정이라고 하는건가요. 동정ㅋㅋ

제가 헤어지자고 하거나, 정말 헤어질 이유가 없다면 아마 이 미적지근한 관계를 그 동정으로 이어갈거라 예상해요.

배알도 없는놈처럼, 눈치 없는 놈처럼 여자친구를 짝사랑 하는 저도 이젠 점점 힘이 빠지기 시작하네요.

놓아준다는게 이 관계를 끝내는걸까요ㅋㅋ 좋아하면 놓아준다는 소리는 그저 헛소리에 핑계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젠 조금 이해할 수 있을것 같아요.

동정심에, 미안함에 이별을 제의하지 못하는 여자친구 대신 하루하루 속이 썩어가는 제가 먼저 헤어지자고 덤덤한척 말하는게 서로에게 좋은 놓아줌일까요ㅋㅋ

다른남자랑 있을걸 생각하면 숨이 턱 막혀요. 근데 웃긴건 제가 그 남자가 될 수는 없을것 같아요.

난 보고싶은데ㅋㅋ

또 대답은 없겠지

헤어지자 말하는게 너한텐 그렇게 시원할 일일까

혹시 실수면 나는 어쩌지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 근데 보통 이렇게 긴글쓰는분 실화임? 소설도잇음?.?
  • @활동적인 들메나무
    저는 그냥 실제 일을 주저리 써봤어요ㅋㅋ
  • @글쓴이
    여자들은 소설도잘써서 무서워섬물어보는겨
  • 여자친구 정말 사랑하는 마음이 글에서 느껴져서 짠하네요.. 어쩌다 관계가 그렇게까지 악화되었을까요ㅠㅠ 연애기간이 길어서 그런지는 확인불가네요.. 좋아한다는 말을 너무 듣고싶다했는데도 안했다는게 연인사이에 가능하기나 한일인가 싶어요.
    사랑이 변하는게 아니라 사람이 변하는 거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여자친구분이 너무 변하신것 같은데.. 제가 헤어지란 말은 못하겠지만 헤어지고나면 분명 후회할 거에요 그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욕설/반말시 글쓰기 권한 영구 정지3 똑똑한 개불알꽃 2019.01.26
공지 사랑학개론 이용규칙 (2018/09/30 최종 업데이트)6 나약한 달뿌리풀 2013.03.04
2858 .1 의젓한 봉의꼬리 2016.05.16
2857 .12 난쟁이 분단나무 2016.11.19
2856 .12 발랄한 미역줄나무 2018.06.25
2855 .24 재수없는 낭아초 2014.11.29
2854 .3 개구쟁이 톱풀 2018.11.08
2853 .6 멋쟁이 조팝나무 2018.05.13
2852 .3 끔찍한 병아리난초 2015.05.05
2851 .13 황홀한 박 2014.06.02
2850 .3 저렴한 새머루 2014.09.14
2849 .9 초조한 극락조화 2016.12.10
2848 .3 질긴 대마 2017.12.16
2847 .3 끔찍한 부처손 2016.08.25
2846 .1 화려한 구슬붕이 2013.12.27
2845 .7 근육질 채송화 2016.06.04
2844 .26 훈훈한 거제수나무 2020.11.27
2843 .1 찌질한 도깨비고비 2015.07.06
2842 .6 화난 파인애플민트 2017.05.22
2841 .4 초연한 지리오리방풀 2018.04.05
2840 .6 초연한 감자 2017.11.13
2839 .9 엄격한 팔손이 2016.08.15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