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재학중에 창업한 후기

호빵찐빵2018.05.24 23:22조회 수 24842추천 수 607댓글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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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일때 창업해서 지금까지 약 3년동안 회사 운영하고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사진도 많고 스크롤 압박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냥 이런 길도 있다. 그 길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라는걸 이야기해보려구요.

저는 재학중에 전공하고는 전혀다르게 IT 쪽이나 앱에 관심 많아서 앱개발 동아리 앱티브 만들었어요. 
포스터 붙이고 모집해서 여러 학생들이 모였는데, 동아리 내에서 주도적으로 원하는 앱을 만들어보는 활동을 했었어요. 그러다가 교내 창업경진대회가 있다는걸 알고 지원해봤어요. 


제 전공은 법학이다보니(여기서 학번 탄로?) 주변에서 항상 변호사 소개해달라는 요청을 하도 많이 받아서, 변호사 검색하는 앱을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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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펼쳐질 일들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쾌활한 3인)

 

우선은 운영하던 앱티브 동아리에서 제일 잘하는 개발자 두명과 디자이너에게 같이 하자고 해서 팀을 만들었어요. 

변호사정보는 전국변호사협회 사이트에서 공개된 데이터를 가져와서 만들었구요. 

찾아보면 요즘엔 공개된 데이터가 참 많은데, 구슬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이 공개된 투박한 데이터를 필요한 정보만 꼭 찾을 수 있도록 활용해봤어요.

이때는 별도로 동아리실도 없어서 카페를 돌아다니다가 교내 빈공간에서 눈치보면서 만들었어요.
아무튼 그렇게 인투로 라는 변호사 검색서비스를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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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안되는 춥고 어두운 곳에서도 즐겁게 앱 만들던 때. 여전히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표정.)

 

이때까지만해도 진지하게 비즈니스를 해봐야지라는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데 창업경진대회에서 상도 받고 교수님께서 사업화를 권유해주셨어요. 그래서 더 큰 창업경진대회인 장영실벤처SW포럼에 나갔는데 거기서도 최우수상을 타면서 상금을 2천만원이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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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점에는 생각보다 이 사업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고, 가치있는 일이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어요. 그래서 작은 오피스텔 하나 구해서 일이랑 숙식 가능한 환경 만들고 본격적인 창업의 길로 들어섰어요. 이때가 2015년 초 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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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장역 근처에 잡은 첫 오피스텔형 사무실)

 

그런데 오피스텔 출근 첫날부터 멘붕이 오는 사건이 있었어요.
같이 시작했던 멤버 한명이 못하겠다고하고 그만둔다는 거였어요. 
그렇죠 창업을 한다는 선택이 쉬운것만은 아니니까요. 단체로 멘붕이 왔지만 정신차리고 
그 시점에 같은 법학과출신에 창업준비하던 친구를 영업마케팅 역할로 끌어들이게 됐어요. 
이때부터 매일 오피스텔에서 밥을 직접 해먹어가면서 밤새 서비스를 만드는 일을 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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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배경 : 창문과 유리창에 덕지덕지 붙은 To-Do 포스트잇들)

 

이용자들이 인투로 앱에서 변호사를 찾는데, 변호사들 사진이 전부 옛날 이미지거나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프리랜서 사진작가님과 함께 무작정 법원앞 변호사 사무소가서, 무료로 프로필 사진을 찍어준다고 해서 사진을 찍은 다음에, 인투로에 등록하면 무료로 홍보도 해준다고 서비스 등록 유도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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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빌리티있는 상품권 느낌나도록 디자인해서 뿌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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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분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고, 이때 알게된 변호사분들과는 아직도 연락하면서 지내는 분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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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업데이트가 없지만 아직도 나름 유용할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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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으로가는 3호선 환승역인 연산역에 광고도 했었어요! )

 

여러시행착오 끝에 서비스가 iOS, 안드로이드 변호사 검색 부분에서 1위 달성했고, 

등록 변호사만 2,500명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문제가 있었어요.

 

수익화를 해보려니까 법 규제나 관행이 막고 있어서 당장 돈을 벌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죠. 
하지만 망하라는 법은 없다고, 그와중에 아주 재밌는 사실을 알게됐어요.
변호사 연결이 안되는 이유가 소액사건인 경우가 많은데(전체 소송중 70%) 소액사건의 주된 발생 이유는 계약서를 안쓰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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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검색해도 안나와요 ...)

 

그래서 "사람들이 쉽게 계약서를 쓰면 소송까지 가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질문에 답하면 계약서가 완성되고 서명할 수 있는 앱 오키도키를 뚝딱 개발했어요. 
창업 시작한지 1년 시점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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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타고 서울 왔다갔다 할때, 이제는 기차나 뱅기타요)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보려고 참가한 해커톤대회와 한국데이터진흥원 DB-stars라는 전국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고, 그렇게 오키도키앱을 서비스하게 됐어요.
 

그런데 운영하다보니 예상과는 다르게(또?) 유저들은 계약서 제작보다는 서명자체에 대한 니즈가 크다는걸 알게됐어요. 
게다가 앱은 스토어에서 설치를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서, 아예 웹 기반으로 계약서 제작은 알아서하고, 서명을 쉽게 할 수 있는 간편전자계약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결정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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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세번째 서비스 모두싸인의 시작!)


그냥 시작하면 망할것 같아서, 일단 웹페이지 뚝딱 하나 만들어서, 우리가 아주 간편한 계약 서비스 만들건데 사용할사람? 하고 설문 페이지 만들고 페이스북으로 홍보했어요. 일주일 새에 300명이 사전신청하는 거 보고 바로 개발에 착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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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NC앞 스벅에서 권도균대표님과 찰칵)

 

그리고 그 시점에 아주 운이 좋게 첫 투자를 받게됐어요. 
혹시 온라인 결제할때 이니시스라는 결제시스템을 본적있을텐데요. 그 회사를 만든 권도균 대표님께 초기 투자를 받았고 지금까지도 도움을 받고 있어요. 제품도 아직 안만들었는데 투자를 받은거죠. 제품은 안나왔지만, 앞서서 해왔던 인투로나 오키도키를 만들어온 과정만 보시고 투자를 해주신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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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앞 공유오피스 패스파인더 입주전 사진)

 

그리고 계속 오피스텔에서 일하는데 아는 부산대 선배가 학교 앞에서 패스파인더라는 공유오피스를 운영하겠다고 해서, 가장 먼저 합류하게 됐어요. 다른 스타트업들과 한 공간에서 일하면서 좋았던 점은 우리같은 회사가 혼자가 아니라는게 참 힘이 되더라구요.

 

그런데 또 만들려고 서비스는 생각보다 규모가 있어서 처음부터 완성품을 뚝딱 만들진 못하고, 최소 기능부터 조금씩 만들어야했어요.
그래서 처음엔 혼자서 서명 이미지나 도장 이미지를 만들수 있는 기능부터 추가하고 서비스를 열었어요.
이것만 쓰는 곳이 있을까 싶었는데, 하루에 500명씩 회원가입하고 쓰는걸 보고 우리도 깜짝 놀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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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에 서명이나 도장입력하는 기능만으로 출시 3개월만에 1만명 사용자를 모았어요.

 

앞선 단계에서 온라인으로 서명을 입력하는 사용자가 많다는 걸 검증했기 때문에 안심하고 진짜 전자계약 기능 개발하기로 해요.(참고로 이런 방식을 LEAN이라고 해요.)
이때쯤 부터는 만들어야할 기능이 많아서 개발인원만 4명이었어요. 다 부산대 컴공과 12학번 친구들이었어요. 거기다가 기획자와 디자이너도 충원하고 마케터 인력도 새로뽑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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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나의 동료가 돼라!)

 

그런데 갑자기 인원이 증가하니까 커뮤니케이션과 사내문화가 중요해지더라구요. 
조별과제만 생각해도 대화가 얼마나 힘든지 알거에요. 암튼 그래서 사내 호칭을 영어 닉네임으로 다 바꿔봤어요. 새로들어온 신입사원도 대표한테 그냥 Jason! 이라고 부르기로했죠. 야자타임같고 약간 어색했지만, 호칭만 바꿔도 사람 대하는 태도가 확바뀐다는걸 알게됐어요. 
태도만 바뀌면 아주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대화가 가능해요. 처음엔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지금은 너무나 편하고 다들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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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싸인 직원은 모두 선남선녀라고 합니다.)

 

2016년 9월에 드디어 전자계약 서비스 출시했어요. 창업 1년 9개월 시점이었어요.
사실 우리나라에는 10년전부터 대기업이나 큰회사가 운영하는 전자계약 서비스가 있었어요. 근데 공인인증서 기반에 사용성이 정말 불편해서 확산되지 못했었어요.
우리는 공인인증서 이용하지 않고 다른 인증방법으로 전자서명하는 간편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그런 시장을 발견할 수 있었던 건 법학과라서 법률을 해석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했고, 주위에 법조인이 많아서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만들수 있었던 것 같아요. 

회사에게 판매하는 B2B서비스다보니 검토기간이 길어서, 
출시후 첫 1개월 입금된 매출이 9,900원이었는데, 너무 기뻐서 치킨을 55,000원어치 시켜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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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매월 이용하는 서비스다보니, 매출이 차곡차곡 누적되면서 성장하게됐어요. 벤처캐피탈에서 후속투자 유치하고 은행권청년창업재단에서도 후속투자를 받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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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는 계속 가파르게 성장중이에요. 지난달 4월엔 2017년 4월 기준 대비 1,000% 매출 성장을 기록했어요. 직원 수도 14명까지 늘었구요. 
지금 모두싸인을 이용하는 회사 중에는 카톡을 만든 Kakao, 배틀그라운드 퍼블리셔인 Kakao games, 공기업 한국전력, 대기업 두산, 숙소찾는 야놀자, 우루사 만드는 대웅제약, 토토쟁이를 배출하는 스포츠토토, 다들 열공중이실 영단기, 공단기, 스카이에듀 등등 많은 회사에서 이용하고 있어요.

 

그렇게 지금까지 약 3년정도 회사를 운영하면서 느낀점은, 무엇보다 함께 일하는 구성원이 정말 중요하다는걸 알게됐어요. 회사가 작을때는 특히 구성원 한사람 한사람의 성장이 곧 회사의 성장이라고 생각이 되어서, 모든 회사의 복지는 직원들의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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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업무 관련해서 공부하고싶은 책이 있으면 무제한으로 구입해요. 참석하고 싶은 컨퍼런스나 세미나 있으면 서울까지의 교통비랑 숙박비 지원해주고, 스터디도 적극 장려하고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일하는 방식은 합의된 큰 방향 안에서 주도적으로 해나가는 형태에요. 개인이 자율성을 가질수록 많은 성과를 만들고, 또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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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몇달 전엔 보다 쾌적하게 일하기 위해서 센텀시티로 사무실을 이전했구요. 지금은 더욱 가파르게 성장하기 위해서 추가 채용도 진행하면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답니다.

 

(혹시 주변에 구직하시는 좋은 인재가 있으시다면 지원해보시거나 추천해주시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D 신입경력직 구분없습니다.)

 

이 모든일이 3년동안 있었던 일이고 사실 생략되고 요약된 내용도 상당히 많아요. 힘든일도 많았고, 재밌는 일도 많았어요. 

 

여러분과 그렇게 멀지 않은 선배와 동기들이 이렇게도 지내고 있다는 걸 한번 이야기해보고 싶었어요.

 

긴글을 읽어줘서 고마워요! 즐감해줬으면 다행이에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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