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와의대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주장에 대한 반박

nullumcrimen2019.11.08 20:08조회 수 295추천 수 10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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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에 제가 요구한 사항(총학생회, 단대 학생회, 학과 학생회 선거투표 분리)에 대한 결정이 내려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주장을 반박하겠습니다.

 

일단 그날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되었다는데, 왜 위원회 회의를 공개하지 않았는지 의문입니다. 학생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논의를 몰라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알권리를 제한할 것이라면 그에 상당한 이유를 제시해주길 바랍니다. 제 요구사항은 개인의 신상이나 비밀과 관련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요주의인물인 것도 아니고... 

 

학생들의 알권리를 위해 조속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하여주시길 바랍니다.

 

1. 현행 선거시스템의 문제점과 해결방법 

 

자유선거의 원칙은 선거의 전 과정에서 유권자의 의사형성과 의사실현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는 원리입니다. 민주사회에서 통용되는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입니다. 자유선거에 반대되는 것이 강제선거인데, 강제선거에 따르면 선거는 권리가 아니라 의무가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선거권의 법적 성질을 권리적인 것으로 보고 있으니 당연히 자유선거의 원칙이 성립하고, 기권자를 처벌하지도 않기 때문에 자유선거의 원칙을 부정하거나 강제선거의 원칙을 채택한 것은 아니라 볼 수 있습니다. 

 

현행 선거시스템상 학과 학생회 회장단 선거에만 참여할 의사를 가진 유권자라도, 일단 본인확인과정을 거쳐 전자선거시스템에 로그인을 하면 '불가피하게' 총학생회 회장단 선거와 단과대학 학생회 회장단 선거에도 반(半)강제로 투표해야 합니다. 자유선거의 원칙에 있어서 유권자의  의사실현의 자유가 부당하게 축소되는 셈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넘어가기" 또는 "건너뛰기", "투표안함" 등의 선택지를 만들고, 이를 선택한 유권자를 전체 투표수에 합산하지 않고 투표율에 반영하지 않으면 됩니다. 

 

이하 내용부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논의내용에 대한 반박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적인 의견인지, 아니면 해당 자리에서 몇몇 위원이 가진 개인적 견해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제 의견에 반대하기 위해 제시되었다는 점에서 이를 모두 반박하도록 하겠습니다. 

 

2. "과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기권투표'를 투표율에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제가 요구하는 것은 선거절차의 변경이지, 선거규정에 대한 해석의 변경이 아닙니다. 위원회는 과거 결정문, 심지어 제가 전직 중앙선거관리위원으로 있을 당시 주심위원으로서 집필한 과거 결정문의 내용을 전후맥락 없이 인용하고 있습니다. 즉, "기권투표를 투표율에 반영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이 그것입니다. 

 

그러나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다수의견과 보충의견은 "(유권자가) 총학생회와 단위 학생회 회장단 선거 가운데 어느 하나를 선택하여 투표할 수 없다는 것은 선거제도를 바꾸는 것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당시 문제된 사안은 선거가 끝난 시점에서 기권투표를 투표율에 합산할 것인지 여부에 관한 문제였고, 지금 제가 문제를 제기하는 바는 선거가 시작되지 않은 시점에서 총학생회 회장단 선거와 단위 학생회 회장단 선거를 각각 분리하여 유권자가 선택적으로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과거 위원회의 위 같은 결정은 법적 문제가 있어 나온 것이기도 합니다(신의칙이 문제될 수 있다고 합니다). 당시 제 보충의견 가운데 "기권표를 계속하여 투표율에 반영하여왔음에도 불구하고 본회가 이번 선거에서 새스레 기권표를 투표율에서 배제한다고 결정하게 된다면 선거의 신뢰성 자체가 흔들릴 것이다. 더군다나 이미 본회는 최근에 기권표가 투표자수에 포함된다는 결정을 내렸는데, 갑자기 해당 결정을 번복하거나 종래의 투표율산정방식을 변경하여 선거의 안정성과 신뢰를 해쳐서는 안 된다 할 것이다."라는 내용은 이러한 문제 때문입니다. 

 

3. "이미 '기권' 선택지를 마련하여 유권자가 선거권을 행사하지 않는 것을 보장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궤변입니다. 위원회는 '기권'에 투표하는 행위가 있으면 선거권의 행사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과거 결정문을 인용하면서 이 같은 주장을 펼칠 수는 없는 법입니다. 사전적으로 기권은 "의결, 투표 따위에서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고 행사하지 않음"이라는 뜻입니다. "이미 '기권' 선택지를 마련해서 유권자의 선거권 불행사를 보장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이 성립하려면 '기권투표'는 투표율에 반영될 수 없어야 합니다. 위원회의 견해는 선거권의 행사 없이 투표율이 증가할 수 있다는 논리적 모순을 자초합니다. 

 

5. "선거투표과정을 분리하면 소수 유권자의 악의에 의해 투표율 미달로 선거가 무산될 수 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소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건 자유선거의 원칙과 하등 관계가 없습니다. 위 주장 내용은 이렇습니다. 이를테면 "총학생회 회장단 선거를 무산시키려는 유권자는 학과 학생회 회장단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전자선거시스템에 접속하고 '불가피하게' 총학생회 회장단 선거에 투표하게 된다. 그런데 총학생회와 학과 학생회의 선거투표과정을 분리한다면 해당 유권자는 총학생회 회장단 선거에 투표를 하지 않을 수 있게 되므로, 총학생회 회장단 선거를 무산시키려는 악의(惡意)가 실현될 수 있다." 

 

위와 같은 경우에는 투표율이 과대평가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유권자의 본래적 의사가 왜곡되어 투표율에 반영되고 투표율이 과대평가되는 것입니다. 이를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투표율 미달로 총학생회 회장단 선거를 무산시키려는 사람은 투표를 안 하면 그만 아닌가요? 한편,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위원회의 예상(혹은 기대?)과는 달리 투표율이 과소평가될 수 있습니다. 가령 "총학생회 회장단 선거에 투표하고 싶은 유권자가 학과 학생회 회장 선거를 무산시키기 위해 총학생회 회장단 선거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결심한 경우"에는 총학생회 회장단 선거에 투표할 의사를 가진 유권자의 수에 비해 투표율이 과소평가됩니다. 

 

"소수 유권자의 악의에 의해 투표율 미달로 선거가 무산"되는 것을 막고 싶으면, 선거의 성립에 필요한 투표율 최소기준을 조정하면 됩니다. 예컨대, 현행 선거규정상 총학생회 회장단 선거는 "전체 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로 성립되는데, 이를 "전체 선거권자 3분의 1 이상의 투표"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난 대의원총회에서 다수의 대의원들이 선거 성립에 필요한 투표율 기준을 낮추는 것에 반대했습니다. 오히려 "선거투표율이 낮은 것은 대표자 책임이고, 대표자가 더 열심히 투표를 독려하며 노력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면서 말입니다. 

 

6. "현재로서 선거시스템을 변경하기 어렵다; 기술적으로 요구사항(해결방법)을 실현할 수 없다." 

 

전자선거시스템에서 선택지("넘어가기" "건너뛰기" "투표안함" 등)를 추가할 수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이 주장이 나온 배경은 다음 셋 가운데 하나입니다. ① 학생회 선거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요구사항을 들어주기 귀찮아해서, ② 위원회가 요구사항을 들어줄 생각이 없어서, ③ 위원회가 요구사항을 잘못 이해해서. 

 

지난 학생총투표는 대의원총회에서 이를 실시하기로 의결한 지 3일만에 이루어졌는데, 기본 선택지인 찬성, 반대, 기권 중에서 기권이 빠졌습니다(선택지 제외). 그리고 학생회 선거에서 후보가 3~4명이 출마할 경우에는 찬, 반, 기권 등 3개 선택지를 甲, 乙, 丙, 기권 등 4개 선택지로 늘려야 합니다(선택지 추가). 만약 甲과 乙 두 사람이 겨루는 선거에서 甲이 선거부정행위로 등록무효 내지는 후보자격이 박탈된 경우에는 乙에 대한 찬반투표만 실시해야 할 것이므로, 선택지를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선택지 변경). 이처럼 선택지의 제외, 추가, 변경이 일어날 가능성이 많습니다. 선거시스템상 선택지 버튼을 추가하거나 제외하는 것은 저어어어언혀 시스템에 무리를 주지 않습니다. 기본옵션 중의 기본옵션입니다. 

 

심지어 작년 같은 경우에는 당초 선거시스템이 24시간 가동하도록 설계되었는데, 선거시행세칙상 투표할 수 있는 시간대가 9~18시라는 이유로 선거시스템 가동시간 변경을 요구했었습니다. 그때도 똑같이 "선거시스템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선거시행세칙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시스템을 수정했습니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선거는 정상적으로 치러졌습니다. 이번에는 선거시간을 바꾸자는 것도 아니고,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자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선택지 버튼' 하나를 더 추가하자는 겁니다. 

 

7. "총학생회, 단대 학생회, 학과 학생회는 하나다. 따라서 선거투표 과정도 일원화해야 한다." 

 

총학생회와 단과대학 학생회, 학과 학생회는 각각 독립된 비법인사단입니다. 그리고 비법인사단인 어느 단체가 상급단체에 가입되어 있는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 가령 상급단체의 정관이나 규약을 자신의 정관으로 받아들인다고 규정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입단체의 조직과 운영에 관하여 상급단체가 제정한 규칙에 따라 규율되지 않습니다. 

 

단위 학생회가 총학생회 산하에 복속되어 동일체를 이루기 때문에 「총학생회칙」을 단위 학생회에 적용할 수 있다면, 이론상으로는 '회칙과 같은 규정력을 갖는' 총학생회 대의원총회의 의결로 각 학과 학생회 회장을 선임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선거도 필요 없습니다. 지금 중앙운영위원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있는 몇몇 위원이 구사하는 논리(학생회 동일체론)은 우리 학생동동체의 민주적 가치와 자치의 원리를 파멸시킬 수 있는, 단위 학생회의 자기결정권을 부정하는 위험한 발상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행정적 효율성' '투표율의 과대평가'를 근거로 선거투표 과정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는 게 더 낫습니다. 총학생회와 단위 학생회가 하나다? 무슨 '내선일체'의 학생회 버전입니까.

 

(지금 밖에 있어서 내용을 다 담지는 못했는데 추후 보완할 내용이 있으면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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