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쩌다 보니 첫 글을 이런 좋지 않은 일 때문에 쓰게 되었네요. 공항, 기차역, 버스 터미널 등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교통비 구걸하는 사람’이 바로 어제, 우리 학교에도 출현했습니다… 저는 경영관 앞에서 대면하였습니다.
그 사람을 목격하고 기숙사로 돌아와서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놀랍게도 몇 년 전에 저와 똑같은 경험을, 같은 부산대학교에서 한 사람이 이미 있었습니다. 이 글(링크)의 본문과 댓글을 보아 2014년 이전에도 교내에 수차례 출현했던 사람인 것 같습니다. 저 글의 이야기와 제 경험이 전부 일치했습니다. 저 글을 쓰신 분께서도 피해를 보신 것 같던데, 그 이후 후속 조치가 없었는지가 궁금하네요.
핵심 내용은 “급한 일이 있어 제주도에 당장 내려가야 하는데 법인 카드밖에 없어서 당장 항공료를 결제할 수가 없다. 설상가상으로 학교 앞에서 교통사고까지 겪어 다리를 다쳤다. 그러니 항공료를 좀 빌려달라.” 이겁니다.
처음에 호응해 주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임을 보여주는데, 상당히 그럴듯한 내용을 이야기해서 거절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속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도 그랬습니다;;) 말솜씨를 보아 오래전부터 이런 일을 해 오던 사람으로 보입니다. 자신이 표적으로 삼은 사람에게 계속 말을 걸어서 생각할 시간이 없도록 만듭니다. 적발된 적은 없는지 모르겠네요.
그렇다고 맨날 우리 학교에 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만 혹시 모르니 항상 주의하고 경계하시길 바랍니다. 이런 경험을 한 적은 태어나서 처음이라 굉장히 당황스럽습니다… 전형적인 중년(자신을 53년생 남자라고 소개했습니다)의 외모이며, 얇은 파란색 남방을 입고 있었고, 손톱 일부가 깨져서 하얀 장갑을 끼고 있었습니다.
2시간 30분 이내로 송금하겠다는 말과 함께 저의 계좌와 휴대폰 번호를 요구하여 적어 주었으나, 그 사람과 헤어진 이후 지금까지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하였습니다. 대화 녹음 파일과 ATM 두 곳의 CCTV, 그리고 이전 사례를 증거로 제출할 예정인데, 신원에 관한 확실한 정보가 전혀 없어서(나이, 직업 등이 사실이라는 보장이 없으므로) 경찰서에 간다고 해도 사건 접수가 제대로 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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