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의사항에 쓸 수도 있지만 다른 분들도 보실 수 있게 자유게시판에 씁니다. 양해바랍니다.
저는 빗자루님 개인의 판단으로 글의 정치성을 따지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성이라는 것은 명확하게 정의내릴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모든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에게는 전현직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이 정치적 글인 반면, 누군가에게는 요즘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글이 정치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개인이 타인의 글을 정치적인가 비정치적인가로 나누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입니다. 만약 그 판단 주체가 공자나 소크라테스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은 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definition)의 문제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마이피누 이용자들이 직접 글의 정치성을 판단하는 시스템 도입을 건의합니다. 예를 들어 정치글 신고 버튼을 만들어서 조회수 대비 몇%, 또는 신고수 몇 개 이상이면 블라인드 처리하는 식으로요. 이런 식으로 다수의 이용자들이 어떤 글을 정치적이라고 판단한다면, 적어도 마이피누 내에서는, 그 글이 '정치적인 글의 범주(정의)'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겁니다.
한가지 더, 현재 이슈정치토론 게시판에서는 분명히 가치있는 의견임에도 불구하고 닉네임이 드러나는 것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비롯 닉네임이기는 해도 자신의 상징을 걸고 글을 쓰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이슈에 대해 얘기할 때는 더욱 그렇지요. 그렇기에 가능하다면 이슈정치토론 게시판에서 닉네임 표기 여부를 개인이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렇게 된다면 분명히 예전의 익명게시판처럼 무의미한 글들이 늘어나겠죠. 따라서 작성자가 그 글에 책임지도록 신고 기능을 활성화 하여 일정 수준 이상의 신고를 받으면 자동으로 글이 블라인드 처리되고 블라인드 글이 몇개 이상이면 이용정지를 하는 등의 시스템이 도입되었으면 합니다.
규모로 따지면 마이피누는 어느새 우리 학교를 대표하는 커뮤니티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양적 팽창과는 별개로 마이피누가 훌륭한 공론장인지는 의문입니다. 좋은 공론장의 조건 중 하나는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기탄없이 내세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마이피누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빗자루님이 마이피누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애정을 가지고 계신지는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커뮤니티가 이렇게 커져버린 이상, 이용자들도 마이피누를 만드는 한 축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렇기에 이용자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빗자루님이 직접적으로 권한을 행사하기 보다는, 커뮤니티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두서없는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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