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글 페미니즘에 관한 사견

하늘바라기
  • 2016.09.26. 21:20
  • 807

페미니스트의 의미를 '여권 신장을 목표로 하는 자', 혹은 '그를 위해 노력하는 자'로 해석하는 사람을 종종 만난다.
그럴 때마다 진정으로 페미니즘에 대한 대화가 가능할 것인지, 대화에 앞서 불안감을 느낀다.

 

한국 사회에서, 혹은 전 세계적으로 여권의 저하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사회에서는 페미니즘 운동의 모습이 그와 유사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표층적이고 부분적인 것이며, 그 본질을 포괄하지 못하는 것이다.

 

페미니즘의 의미에 관해서는 그 사전적 의미조차도 다양한데,
'성별로 인해 발생하는 정치·경제·사회 문화적 차별을 없애야 한 다는 견해'
'여성과 남성의 관계를 살펴보고, 여성이 사회 제도 및 관념에 의해 억압되고 있다는 것을 밝혀내는 여러 가지 사회적·정치적 운동과 이론들을 포괄하는 용어'
등이 있다.
따라서 페미니즘 운동의 의미 또한 일반적으로 '남성 주도적으로 이끌어져 온 사회에서의 여권 신장', 혹은 '성 평등 사회의 실현' 등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본인이 생각하기에, 페미니즘의 가장 근본적인 정신은 '불합리를 외면하지 않는 것'이다.
보다 명확히 하자면, '성적 차이를 근거로 내세운 불합리한 차별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어떤 차별이 불합리한 것인가, 그렇지 않은가를 구분하는 것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여성들이 그들의 임신 기간 동안, 그들에게 특별히¹, 그들이 수행하기 어려운 그들의 사회적인 활동(예를 들면 직장 근무)과 사회적 역할을 보류할 수 있게 하는 것, 그리고 이후 그들이 아무 문제 없이 그들의 지위에 복귀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사회적·제도적인 의무로 강제되어야 한다.
혼인은 남성과 여성이 함께 하는 것임에도, 신체 구조상 현재는 임신의 역할을 여성이 짊어질 수밖에 없는 이상, 그에 대한 보상²의 존재는 지당하다.
임신이 어디까지나 개인적·선택적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보상이 불필요하다는 것은, 종종 그들의 의무를 이행하기 싫어하는 이익 집단(예를 들면 회사) 측의 변명으로 쓰인다. (그들은 심지어 그것이 자신들의 '배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것은 책임의 불균형에 대한 인식 부족과 함께, 아이를 갖고 낳는 것이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범세계적·범인류적으로 '대를 잇는다'는 중요한 의미를 가짐을 읽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관점에 불과하다.

 

이처럼 남성과 여성 중 누군가가 '필연적으로' 더, 혹은 덜 짊어질 수밖에 없는 의무와 책임에 대하여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보상이 따르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말할 수 없다.

 


위에 언급한 것은 본인이 생각한 페미니즘의 본질과 그러한 페미니즘이 실현될 수 있는 한 부분에 대한 것이다.
그와 함께, 눈에 띄는 것은 문제적인 페미니즘의 양상이다.

 

문제적인 페미니즘의 양상은 관점에 따라 매우 다양할 수 있다.
다만, 다른 것을 차치하고 본인이 말하고 싶은 것은, '평등한 기회의 보장'은 곧 '평등한 의무와 책임'을 동시에 의미해야 한다는 것을 망각한 사람들에 관한 것이다.
페미니스트들 중 어떤 사람들은 종종 '권리에만' 한정하여 그 불평등함이 발생한 부분을 찾고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그와 같은 것들을 스스로 외면하고도 그렇지 않은 양 행동하기도 한다.

 

어떤 페미니스트들 사이에서 그것은 눈에 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에서는 '국방의 의무'에 관한 부분에서 그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방의 의무를 정의하자면, 그것은 '헌법에 따라 모든 국민이 지는 국방에 관한 의무'이다.
정의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국방의 의무의 대상은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다.
'어떤 국민만이' 징병의 대상이 되는 것이 명백한 불합리임에도, 현실은 '남자인 국민만이' 징병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불합리와 불평등을 메우고 해결하는 방향은 상반될 수 있다.
더 가진 권리를 포기하거나, 덜 가진 권리를 채우거나.
더 짊어진 의무를 덜어내거나, 덜 짊어진 의무를 지거나.

 

대한민국에 어떤 페미니스트가 있다면, 남성이든 여성이든, 본인이 생각하기에 그는 마땅히 그에게 나타난 '의무의 불평등'을 해결할 것이다.
혹은,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군 자원입대,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징병제 주장, 징병제 폐지 주장 등이 그 다양한 실현 방식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권리와 의무는 수평을 이룬 거울의 양쪽에 놓인 것이다.
페미니스트라면, 그들은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권리와 의무 사이에 나타난 불평등 중 권리의 불평등 해소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것은, 단지 의무의 불평등 해소를 미루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이 본인의 생각이며, 그럼에도 '권리만을' 바라보는 자칭 페미니스트가 곧잘 눈에 띄는 바, 개탄할 일이다.

 

결론과 함께 재차 강조하는 바, 본인이 생각하는 페미니즘의 본질은 '성적 차이를 근거로 내세운 불합리한 차별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든 페미니스트일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이든 페미니즘에 반(反)할 수 있다.

 

 

 


¹) 특별하다는 것은, 남성에게는 주어지지 않고, 주어질 수도 없다는 의미-남성은 임신할 수 없기 때문에-로 쓴 것이다.
²) 보상이라는 용어의 사용이 어쩌면 적절하지 못할지라도, 그 의미에 대한 곡해가 없기를 바란다. 이것은 단지 책임에 대비되는 의미로서, 누군가가 더 짊어진 책임에 대한 반대급부를 의미하는 것이다.

권한이 없습니다.
댓글 2
김골격 16.10.10. 23:07
페미니즘과 가장 닮은 학문이 공산주의라죠.
파고들수록 허점이 많지만 그것을 입밖으로 내뱉으면 마녀사냥을 당하는.
1 0
ssliar 16.10.19. 23:12
환경이 중요한거임.일단 우리나라 페미니스트중에 대부분은 걍 꼴페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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