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이 좀 자극적입니다 어그로좀 끌려고요
저도 과거에 좌파였던 사람인지라 그들이 우리나라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과 논리에 대해서 어느정도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 점에서 안타까워서 하는말인데 제발 진영논리와 이미지에 갇혀서 믿음을 가진체 바보가 되지 말기 바라면서 제 이야기를 좀 하겠습니다
노무현때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일년에 서너번씩 통일말하기,글짓기,그림그리기등등 통일관련 행사가 있고 음악책 첫페이지에 악보있지않습니까 거기에 우리의 소원 같은 음악들이 많았고 역사책에는 노무현대통령,김대중대통령이 김정일과 함께 손을 들고 환하게 웃는 사진이 기억납니다 그땐 통일이 곧 되는줄 알았고 김정일은 온화한 지도자? 북한은 한민족이라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2008년 중학교에서 전교조 교사들이 수업빼먹고 지식채널 -E 라면서 심심하면 광우병 영상을 틀어줬던게 기억납니다. 비틀거리는 소들과 그걸먹고 죽은 영국의 소녀이야기.. 그걸보고 화가 났죠 어떻게 국민을 개돼지같은 죽어도 상관없는 존재로 보면 우리 목숨을 담보로 한미fta를 강제 추진하냐 미국이 그렇게 무섭냐? 그렇게 생각했죠
도서실 추천도서에는 성공회대교수 한홍구가 쓴 '대한민국史'라는 만화책과 고우영의 수호지같은 만화가 있었는데 심심할떄 점심먹고 만화책을 봤습니다
그떄 알았습니다. 마치 매트릭스의 네오가 빨간약을 먹는것 같았습니다
런승만, 한강다리 폭파, 선글라스끼고 탱크타고 억압한 독재자들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이근안,노덕술의 친일파로 시작해서 친미로끝나는 기회주의 악마같은 자들 그들에의해 일어난 5.18, 제주4.3학살, 노근리양민학살, 보도연맹사건등등 반민주적 행위들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위해 고무신선거, 부정선거, 독재로 인민의 눈과 귀를 가려온자들 그들의 후계자들이 아직까지 기득권에서 우리를 착취하고 있고 잘먹고 잘 살고있다 고문과 빨갱이로 몰아 사람을 잡아죽이고 정적들을 제거하는 악마같은 인간들 더러운 역사, 잘못된 역사
화가났습니다. 분노했구요 그리고 더욱 파고들기 위해 만화가 아닌 원본 대한민국史를 찾아 읽었죠 그때 도서관 사서가 참 좋은책 읽는구나 하고 칭찬했던 기억도 납니다 끔찍하고 더러운 역사, 기득권의 악랄함과 민중의 무력함으로 점철된 역사가 역사책에는 한가득했습니다
다만 한가지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이렇게 잘 살게 된것인가?
그게 조그마한 단초였고 시작이었습니다 역사책에 보면 토지를 유상분배하고 수출주도의 산업육성, 경부고속도로, 경제개발 5개년같은 단편적인 이야기만이 적혀있었고 궁금증은 해결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땐 그렇게 까지 관심이 없었기에 고등학교 다니기 바빠서 생각을 미뤄두었죠
수능을 치고 넘처나는 시간에 못했던걸 해보자 해서 경제,역사책을 읽었습니다.
시야가 달라지니 역사속에 다른 면들이 보였습니다 왜 그 시대에 반공을 했어야했는지 왜 수많은 독재자들이 실패해왔는지 어째서 우리나라만 국가주도 계획경제가 성공했는지 공산주의는 왜 실패했는지 왜 햇볕정책이 실패했는지를 알았습니다. 마침 한참 2012년 대선중이었고 뉴스와 종편에서 양쪽이 치열하게 격돌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리고 깨달은게 있었습니다
세상에 바보는 많아도 악마는 적구나
웃기는 얘기지만 빨간약을 또 먹은 샘이죠
나 역시 바보였고 잘 알지도 못하는일을 주변에 휩쓸려 스스로 객관적이지못하게 판단하고 진영논리에 갇혀서 상대진영을 악마로 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바보죠 더 이상 바보로 남기 싫으면 더 배워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등학교는 이과였던지라 대학 들어와서 교양으로 근현대사 수업을 들었습니다 많은 기대를 했지요
대학에서 가르치는 역사가 궁금하기도 했구요 하지만 기대는 얼마 가지않았습니다
그 교수는 흥선대원군 고종만해도 기존 고등학교와 비슷하게 가르치더니 현대사 파트에서 갑자기 수업방식을 바꾸었습니다. 학생들이 조를 만들어 영화를 보고 발표를 하라는 겁니다 그 영화가 '화려한 휴가', '효자동 이발사', '남양동1984'같은 영화들로 수업을 했고 과제는 북한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할것인가에 대해 긍정적인 서술을 하라는거였습니다
심지어 3주남았을 떄인가 발표도 아니고 그냥 북한체제 선전다큐를 한편보는게 수업의 전부였습니다
화가나서 교수한테 수업 그런식으로 하지말라고 따졌더니 저보고 강의를 해보라는 겁니다 다음 강의 시간에 혼자 발표자료를 준비해와서 한시간동안 강의를 했습니다 광우병,산업화 역사등 가능하면 지금 알려진 역사의 이면을 알리려고 했습니다.
질문시간이 되었고 맨앞에 앉아있는 도끼눈을 뜬 사람이 화를내며 따져물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광우병에 걸리지 않았는지 어떻게 압니까?"
허탈했습니다. 믿음으로 가득찬 바보였죠. 그 다음수업에 시험을 치고 교수는 저한테 c를 주더군요
그 뒤로 저는 지금 좌파를 바보로 보고있습니다. 악마로 보지는 않습니다. 반대편을 악마로 보는 바보들을 어떻게 갱생시키냐 그 문제 뿐이었죠
제 답은 토론입니다. 토론과 지식이 시야를 넓히고 생각을 바꾸게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상대가 저를 바보로도, 악마로도 볼 수 있겠지요 하지만 토론은 펙트중심 입니다 없는 사실을 말 할 수 없고 근거없는 주장은 배제되지요 거기서 바보가 판가름 나는겁니다
저는 세상에 바보들이 좀더 줄어들도록 계속해서 공론의 장에서 토론을 할 것이고 토론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비록 내가 바보가 되더라도 그 과정에서 자료를 찾고 논거를 보충하고 상대 생각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지식을 체화시킵니다 이 과정이 바보들을 갱생시키리라 믿습니다 어쩌면 바보인 저를 갱생시키리라 믿습니다
긴 글이 되어서 좀 그렇네요 이정토 게시판이 활성화되고 부산대학이 토론하는 대학이되길 바라면서 이 글을 올립니다
추가) 비슷한 경험이 있으면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단은 토론게시판 이니까요 다른분들의 경험도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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