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건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약속 때문이었잖아요.
정확하게 자세한 내용은 잘 몰라도 어쨌든 부패한 재벌과 기득권 그리고 지난 정권을 심판하여 보다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문재인 후보의 말에 40%가 넘는 국민들이 지지를 보냈고 그래서 당선되었습니다.
그럼 나머지는 어떻습니까.
현 정권의 대북정책 기조에 대다수 국민들이 동감하나요?
북한과 대화를 원하는 건 맞지만 대화를 구걸하기를 원하지는 않습니다.
현 정권의 교육정책 기조에 대다수 국민들이 동감하나요?
국민들은 정시확대와 사교육비 절감을 원합니다만 수시전형은 날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에 대다수 국민들이 동감하나요?
다주택자들 거기서 안 살거면 당장 집 팔라고 했는데 정작 장관들부터가 다주택자입니다.
현 정권의 가상화폐 정책에 대다수 국민들이 동감하나요?
과열 양상이 우려되면다면 연착륙을 시켰어야 합니다.
물론 정부가 제시하는 비전과, 대다수 국민의 뜻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럼 충분히 얘기를 나누고 그걸 왜 하는지 설명을 해야죠.
예전에 도로명 주소 시행할 때 보세요. 반대하는 사람들 많았고 저도 반대합니다만, 노무현 정부가 도로명 주소의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홍보하고, 준비를 열심히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제도가 안착이 되었습니다.
작년에 원자력 발전소 건설중단을 논의할 적에도 일단은 여론을 수렴하는 흉내라도 내고 그걸 숙의민주주의라고 자화자찬했잖습니까?
요새는 그런 것도 없네요.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단일팀이 역사의 명장면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032&aid=0002844913&date=20180117&type=1&rankingSeq=6&rankingSectionId=100

그런데 대다수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 '대다수 국민들'이라고 지칭하냐면, 현재시각을 기준으로 이번 이슈에서 문재인 대통령측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는 인터넷 커뮤니티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가장 친문적이라 생각되는 DAUM 뉴스댓글란조차도 이번 결정은 잘못됐다고 할 정도니까요.
http://v.media.daum.net/v/20180118002238967
결국 이 얘기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관이 대다수 국민의 대북관과는 한참 거리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평소에 소통 강조하시던 분이니 양자의 입장에 온도차가 있다면 그 점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할 줄 알았습니다.
남북 단일팀 구성과 한반도기 입장이 정말 필요하다면, 비록 제가 동의하지는 못하더라도 그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줄 알았습니다. 그러면 저는 그러한 필요성이 있다는 부분까지는 납득을 하겠죠.
그런데 제대로 된 설명은커녕 이낙연 총리는 '어차피 메달권도 아니니 상관 없다'고 발언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52&aid=0001107275
소통하는 과정은 없을 뿐더러 일처리도 너무 성급했어요.
올림픽 개최를 불과 한 달 남겨둔 시점에서 갑자기 저런 사항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면 너무 늦지 않습니까?
정말로 단일팀을 구성하려 했다면 최소한 1년은 남겨둔 시점에서 얘기를 나눠야 하지 않겠습니까?
굳이 이렇게 급하게 추진해야만 하는 절박한 이유가 있나요?
그리고 그 이유를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끔 설명해 줄 수 있나요?
(어쩌면 문재인 정부는 자신들의 정책을 설명할 필요성을 아예 못 느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왜냐면 자기들의 정책은 항상 상식적이고 반대하는 사람이 이상한 거니까...)
아직 출범하고 1년도 되지 않은 정권이니 시행착오도 있을 수 있죠. 어쩌면 너무 큰 기대를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시행착오와 표리부동은 다른 문제입니다.
분명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는데, 어째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가대표 선수들을 희생시키는지요?
결국 사람이 먼저라는 말은 표를 얻기 위한 사탕발림이었나요.
오로지 스킨십만을 목적으로 사랑한다 예쁘다 주워섬기는 스무살 남자애도 아니고 말입니다.
이러한 태도는 문재인 지지자들도 똑같습니다.
'어디어디에 '비정상적인' 댓글이 늘어나고 있으니 문꿀오소리 여러분, 가서 비공 한 번씩만 눌러 주세요.'
이렇게 해서 공공연하게 여론전에만 열을 올리고 있잖아요.
그러나 문꿀오소리든 자유당 국정원 알바든 민심 통제는 불가능합니다.
오늘 본 것과 같이 문꿀오소리들이 문재인 욕하는 댓글을 아무리 막으려고 애써도 큰 물의 흐름은 막기 어렵습니다.
왜냐면 그건 소수 알바의 조작이 아니라 진짜 민심이거든요.
박근혜 정부의 대규모 여론조작과 통제가 정말 있었더라면, and 그게 효과가 있었더라면 탄핵 사태까지 가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러니 반대자는 무조건 비국민으로 몰아내서 가지치기 하지 마시고...
정말로 건전하게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라면 정부 정책이 가지는 당위성에 대해 설명하는 쪽으로 힘써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를테면 현재 제도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들, 차량 2부제라던가 서울시 대중교통 무료정책, 대형마트 23시 폐점, 대형마트 시식금지 같은 여러 정책에 대해서 말이죠. 이거 반대하면 일베충 적폐 알바라고 몰아붙일 것이 아니라 해당 정책의 당위성을 설파하는 쪽으로 움직였으면 합니다.
그게 모두가 입을 모아 말했던 민주주의고 소통 아닙니까?
가만 보면 문재인 대통령이나 그 지지자들이나 권력을 그렇게 휘둘러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개최가 코앞인 올림픽에, 그것도 국가대표 선수 선발에 간섭하는 것이요.
견제 없는 권력이 바로 독재인데 견제 받기를 싫어한다는 말은 곧 독재를 원한다는 뜻 아닙니까?
그토록 매카시즘을 싫어한다는 사람들이 어째서 매카시즘 비슷한 짓을 할까?
그토록 권위주의를 싫어한다는 사람들이 어째서 자신들에 대한 비판은 허용하지 않을까?
그토록 민주주의가 중요하다는 사람들이 어째서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알바라고 할까?
너 xx냐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느낀 점이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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