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의 마지막 부분이 인상적이네요.
"더 아이러니한 사실이 하나 있다. 한국에서는 생태교란종으로 박멸 대상이 된 뉴트리아는 사실 국제적으로는 멸종 위기 등급의 동물이다. 아직 보호 대상까지는 아니지만 관심이 필요한 대상(Least Concern) 급으로 지정되어 있다. 멸종 위기 동물로 지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뉴트리아는 모든 대륙에서 죽어간다. 남미의 뉴트리아는 모피와 고기를 노린 사람들에 의해 멸종되어간다. 모피와 고기를 노리고 한국으로 수입된 뉴트리아는 생태교란종으로 지정되어 박멸되어간다. 우리가 들여오고 우리가 때려잡는 뉴트리아는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괴물이 되어버렸다. 뉴트리아는 괴물 쥐가 아니다. 생존의 욕망을 지닌 동물이다. 우포늪과 낙동강 변의 농민들도 그렇다. 그들에게 농작물을 갉아 먹는 뉴트리아는 생존을 위협하는 침입자다. 농민들도 뉴트리아도 생존의 욕망을 위해 우포늪에 있다. 생존하기 위해 상대를 제거하는 건 모든 생물의 타고난 운명일까? 적어도 뉴트리아에 관한 한 대답은 ‘아니오’다. 뉴트리아를 괴물로 만든 건 인간이다. 우포늪에 괴물 쥐가 산다는 종편 프로그램은 틀렸다. 우포늪에는 괴물 쥐가 아닌 슬픈 쥐가 산다. 인간의 어리석은 결정이 낳은 세상에서 가장 슬픈 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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