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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열과 열정을 되찾는 방법

내이름은탐정,코난이죠2013.08.04 17:20조회 수 2861추천 수 3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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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yphone - Maroon 5 (Jayesslee Cover) ( http://youtu.be/qraPm7OwtVA )


 
슬픔을 딛고 일어섰지만
무기력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는 네 편지를 받고
꽤 오랫동안 고민했다.
열정을 되찾는 법이라.
정열을 가슴에 품는 법이라.
참으로 어려운 질문이구나
나 또한 열심히 살고 있는지
자문하는 요즘
네 편지는 다시금 나를 돌아보게 한다.
 
  
 
 
우리는
가장 중요한 시기를 함께 보낸 만큼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알고
또한
잘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기에
내가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줄 만한 사람이
못 된다는 것은
누구보다 네가 잘 알고 있을 듯하다.
그런 네가 다른 사람도 아닌
나에게 그런 질문을 던진 건
그만큼 무기력과 게으름의 바다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겠지.
 
 
 
 
 
알다시피
형은 항상 도망 다니기에 바빴다.
괴로움을 핑계 삼아
방황하고
슬픔을 변명 삼아
게을렀고
 고통을 앞세워
자신을 정당화했지.
 
 
 
 
 
하루에 수천 번은 더 다짐했다.
내 모든 괴로움을 여기서 끊으리라
내 모든 슬픔을 여기서 놓으리라
내 모든 고통을 여기서 지우리라
비루한 인생,
지루한 게으름,
끝 간데없는 자기 합리화를
내 모두 여기서 놓으리라
 
 
 
 
 
하지만, 그것은 쉽지 않더구나.
열심히 살지 않은 내 인생의 복수인지
무기력과 게으름, 방황은
마치 나와 한 몸이라도 된 듯
지긋지긋하게 떨어지지 않았다.
쓰지 않으면 녹슨다는 말
쓰면 쓸수록 강해진다는 말이
진실임을 뼈저리게 깨달았지.
정열과 열정은 녹이 슬어 다 바스러졌고
게으름과 방황은 시퍼렇게 날을 세워선
내 목을 위협했다.
그제야 입버릇처럼
열심히 하고 싶은데 잘 안 된다던
나의 말은
최고급의 자기합리화였단 걸 깨달았지.
 
 
 
 
 
하지만, 눈치 채고 보니
꽤 늦은 것 같더구나.
얼마 전까진 방황해도
방패막이 되어줄 학교가 있었는데
조금 게을러도
그것을 지워줄 부모님이 있었는데
 
 
 
-
 
 
 
지금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다가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발 밑에서
네 발을 잡아채는 순간에 눈치를 챈다면 너무 늦다.
정말로
너무 힘들다.
평소에 공부를 하지 않다가
시험을 치기 전에 벼락치기를 하면
온몸이 피곤하고 괴로운 듯 인생 또한 마찬가지다.
 
 
 
 
 
시작은 잔잔한 강가에서
유유히 나룻배를 타고 시작하지.
그 배에는 부모님도 타고 있고
선생님도 타고 있고 친구들도 타고 있다.
가끔 네가 노를 젓는 일도 있겠지만
대부분 그들이 대신 저어주겠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 사람 한 사람 떠나간다.
부모님도 선생님도 친구들도.
그것은 너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겐 각자의 배가 있기 때문이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은 너의 배이기 때문이지.
하지만,
너는 오랫동안 남들이 저어주는 배에
익숙해져선 노를 저을 생각은커녕
팔베개를 한 채 유유히 하늘을 바라볼 뿐.
그것이 너의 배라는 것을 머리론 알지만
가슴으로 못 느끼기 때문이다.
물살은 어느새 빨라진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듯
눈치를 채지 못하지.
아주 한참 뒤에
물살이 미친 듯이 빨라지고
배가 이리저리 휘청거리고
저 뒤에 절벽이 있는 것을 본 뒤에야
미친 듯이 노를 젓기 시작한다.
그제야 가슴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그 배가 부서지면 너도 죽는다는 사실을.
하지만, 너무 힘들다.
팔이 끊어질 듯 노를 저어도
배는 겨우 한 뼘 정도 앞으로 가는 걸까
늦어 버린 만큼 노력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나는 그때서야 후회했지.
내가 조금만 더 빨리 노를 저었다면
이렇게 팔이 끊어질 듯 살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어쨌든 형은 절벽 끝에선 떨어지지 않고
겨우 탈출한 듯하다.
늦은 만큼 죽기 살기로 발버둥쳐도
그 결과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땀의 대가는 반드시 있긴 마련이더구나.
명심해라.
게으름과 자기합리화의 모든 책임은 결국 네가 져야 한다.
 네가 알고 있다고 해도
그것은 아직 진실로 아는 것이 아니다.
정말로 머리로만 아는 것에 불과하다.
그것을 아는 사람은 게으를 수 없기 때문이지.
아주 잠시라도 좋다.
아직 강물이 유유하게 흐르는 지금
하루에 조금이라도
정말로 아주 조금이라도
노를 저어두렴.
 
 
 
 
 
그 어느 것도 한 번에 완성되진 않는다.
하루에 10분 아니 5분이라도 좋다.
네가 외국어를 공부한다면 하루에 한자라도 좋고
어려운 책과 씨름해야 한다면 하루에 한 장,
아니 한 문단이라도 좋다.
시작은 그렇게 해라.
그렇게 아주 천천히, 천천히 해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모든 것이 쓰지 않은 만큼 무뎌지듯
네 열정 또한 무뎌져 있을 것이다.
무엇이든 갑자기 되는 것은 없으니
순식간에 네게 열정이 찾아올 것을 바라지 마라.
하지만
서서히 그 ‘날’이 갈리기 시작하면
네 열정은 너조차 무서워할만한
습관이 되어 네 전신을 감쌀 것이다.
지금, 게으름과 무기력이
네게 그러고 있는 것처럼.
 
 
 
 
 
먼 곳에서나마
간절하게 너의 부활을 빈다.
조급해 하지 말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너의 정열과 열정을 이끌어내 보렴.
내게 힘든 일이 있다면
아무리 먼 곳에서도 너를 향해 달려갈
형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그럼
너와 비슷한 고민을 할 무렵
아버지가 슬며시 내게 건넨 편지의
한 부분으로 이 편지를 마무리할까 한다.
 
 
 
 
 
'나는 네가 언젠간 제자리로 돌아올 줄 알기에
너의 방황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네가 본디
정열과 열정이 없다는 인간이란 확신과
네 천성이 게을러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은
그 즉시 멈추었으면 한다.
 
 
 
 
 
우리 안에 이미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정열과 열정을 가지고 태어났음을
잊지 마라.
왜냐고 묻는다면
인간은 정열과 열정이 없다면
태어날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모든 인간이
정열과 열정의 증거이다.'

 

 

 


글. 죽지 않는 돌고래 (김창규, http://kimchangkyu.tistor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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