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자게에 바로 올리려고 했는데, 내용이 많아서 그런지 자꾸 오류나서 일단 여기에 올립니다. 물론 여기서도 많은 분들이 보시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므로 따로 요약은 하지 않습니다. 길다고 불평마시고 이왕이면 다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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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31일
투표소 변경과 관련하여 선관위 부정선거론이 나도는데... 제가 보기에는 그 논리가 대충 음모론 수준입니다. 걸러서 들으시도록.
“10·26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투표소가 바뀐 비율은 13.8%(2206개 투표소 가운데 305개)로 역대 다른 선거 투표소 변경비율 평균 18.9%보다 5.1% 낮다.” 게다가 투표소 변경하면 나경원 지지자들도 투표를 못해요.
투표장 못 찾을 확률은 젊은층보다는 노년층에서 더 높겠죠. 나경원 지지자들만 찾아서 변경된 장소를 알려주는 정신감응 GPS 시스템을 쓰지 않는 이상은. 제목 보세요. 요즘은 한겨레가 조중동 같아요. http://goo.gl/ZkMp4
평소에도 18% 정도 투표소 변경은 있었거든요. 이번엔 13%(뉴스타파는 25%)라 합디다. 변경사유를 들여다 보세요. 그중에서 타당한 것은 제외하세요. 그 다음에 이상한 것만 나열해 보세요. 몇 퍼센트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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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1일
참고로 한나라당도 선관위 개입의혹을 제기합디다. 여러분들 것과 얼마나 다른지 비교해 보세요. http://goo.gl/si601 역시 선관위의 투표 방해책동... 치가 떨리네요.
"투표소는 선거법에 따라 그 투표를 관할하는 읍면동선관위가 투표의 편리성을 검토해 설치하는 것으로, 서울시의 경우 각급 선관위 구성에는 선거법에 따라 야당도 포함된 국회교섭단체가 참여." 선거법만 읽었어도 '뉴스타파'가 헛발질을 안 했을 텐데.
그니까 음모론에 입각한 보도는 그 매체의 다른 멀쩡한 보도들까지 불신하게 만든다는 겁니다. 뉴스타파, 출범을 축하드립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신 것 같아 한번 찔러드렸습니다. 음모론의 오락기능은 나꼼수에 맡겨두고 부디 정론으로 가시기를.
말하자면 투표를 어렵게 하기 위해 투표소를 변경했다면, 그 범죄에는 원내교섭단체인 민주당에서 추천한 위원도 가담했다는 얘깁니다. 결국 뉴스타파의 '심층취재'는 투표소 설치에 관한 선거법의 규정조차 확인하지 않은 해프닝이 되는 셈이죠.
투표소 변경율은 역대 평균 18%. 10.26보선에선 몇 달 전 무상급식투표 대비 13%. 외려 5% 줄었죠. 거기에 특이한 점은 없습니다. '뉴스타파'는 2010년 선거와 비교하여 25%라는 숫자를 만든 듯...언론에서 흔히 치는 장난질.
일단 음모론적 사고방식에 사로잡히면 합리적 사유의 능력을 상실해 버립니다. 타진요 회원이나, 석궁재판의 김명호 교수 보세요. 사유 및 추론이 아스트랄합니다. 누구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음모론을 퍼뜨릴지 모르나, 거기에는 피해자가 있기 마련이죠.
음모론적 사유를 하는 분들과는 말을 섞는 것 자체가 무의미합니다. 그냥 각자 자기 세상에서 따로 사는 게 좋죠.
이렇게 물어보세요. '투표소 변경이 정권의 음모다.' 이렇게 가정할 경우 어떤 사태가 벌어지는지. 먼저 정권에서 중앙선관위로 지령을 보냅니다. 중앙선관위에는 야당측 추천인사를 배제한 여당만의 비선조직이 있어서, 이들이 동선관위로 지령을 보냅니다.
이 지령이 동선관위의 한나라당 비선조직으로 전달됩니다. 이들이 야당추천위원 몰래 투표소를 변경합니다. 그 후로도 야당추천위원은 이 사실도 모르고, 인지한 후에도 항의조차 안 합니다. 뭐, 이런 시나리오. 그럴 듯한가요?
음모론이 나왔다. 그럼 일단 그게 맞다고 가정해 보세요. 가령 김명호 교수 말대로 '박판사는 화살에 맞지 않았다.' 그럼 어떤 사태가 벌어질까요? 박 판사가 집에 들어가 자해를 한 후, 남의 피를 얻어다 남의 옷에 묻혔다.... 뭐 이런 사태.
음모론은 한 가지 의문을 분명히 해결해줍니다. 하지만 그 의문을 해결함으로써 새로 너댓 가지 의문에 대답해야 하는 사태를 낳게 되죠.
보세요. 당장 나오는 가설. '야당측 인사가 엑스맨이었다.' 민주당 추천 받아서 엑스맨을 300군데에 심어 놓으려면....휴....
판단을 위한 규칙. 철학의 진리론을 원용하세요. 진리엔 (1) 대응설 (2) 정합설 (3) 합의설이 있죠. 일상생활에선 철학적 깊이까지 들어갈 건 없겠죠. 대체로 판단을 할 때에는 기준을 저 번호순서 대로 하면 됩니다. 황우석 예를 들어보죠.
(1) 대응설의 관점에서 '줄기세포 수립했다'는 주장에 대응하는 사실이 없었죠. 줄기세포는 없았습니다. (2) 정합설의 관점에서 황박사측의 주장엔 정합성이 없었죠. 한학수 피디가 황박사팀이 하는 말들 사이의 모순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죠.
(3) 합의설의 관점에서 황박사의 말은 진리였죠. 그게 당시의 사회적 합의였으니까. 그러니 황박사 주장에 (2) 정합성이 없음을 지적해도 대중은 피디수첩을 안 믿습니다. 결국 (1) 줄기세포가 없음이 드러나서야 비로소 그 말을 믿게 됐죠.
진보는 사실과 진실을 가지고 싸워야 한다고 봅니다. 허구와 허위를 동원해야만 얻을 수 있는 승리라면, 그건 진보의 승리가 아닐 겁니다. 가카의 닭짓이 허구이며 허위인가? 그건 사실이며 진실입니다. 가카의 닭짓은 무한한데, 그걸로도 족하던가요?
감정, 강렬하죠. 하지만 오래 가지 못합니다. 그건 조증과 울증을 오가며 출렁거리죠. 하지만 이성은 평정을 유지하며 위아래로 흔들림 없이 오래갑니다. 허위와 허구? 모든 사람을 잠시 속일 순 있어요. 하지만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순 없죠.
정관용> 투표소를 바꾼 것도 그러면 일부러 그랬다?
정봉주> 아니지요, 투표소 바꾼 것은 그런 개연성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투표소는 그 지역적 상황에 따라가지고, 그러니까 선관위가 투표소 바꾸라고 공문을 내릴 수는 없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내가 한 얘기가 예전에 정봉주도 한 적이 있는 그런 얘기. 근데 대체 왜 이렇게 거국적으로 흥분해요? 이런 허무개그가 다 있나....
투표소 논쟁은 '정봉주 vs. 뉴스타파'? 게다가 민주당 문용식 위원장은 디도스 공격만으로도 DB 끊어질 수 있다고 하던데. 그럼 디도스 논쟁은 '민주당 vs. 나꼼수'? 아주 복잡한 양상이네요. 흐미, 전 이젠 빠져야겠네요.
선관위 홈피 불통을 설명하는 두 개의 라인. 나꼼수는 선관위 개입설, 경찰/검찰은 디도스 수사. 민주당의 공식입장은 선관위의 개입은 없었다는 것. 다만 선관위 개입설은 자신들도 믿지 않으나 정치적으로 나쁠 거 없으니 그냥 방조하겠다는 자세.
그런데 인터넷에선 선관위 개입설이 정설이에요. '허구'가 졸지에 '현실'의 행세를 하는 거죠. 이 착란은 그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해서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유리하기에 유지되는 겁니다. 그 결과 대중의 의식은 점점 더 음모론적 사유에 물들어가죠.
대중의 의식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는 것이 당장은 선거에 유리할 겁니다. 하지만 대중의 의식이 음모론적 사유에 갇혀 있는 이상, 언젠가 상황이 바뀌면 민주당도 똑같이 당하겠지요. 비합리적 의심 앞에선 일체의 합리적 해명도 통하지 않습니다.
그 결과는? 사회와 정치가 그냥 17세기 합리주의 이전의 중세로 돌어가는 거죠. 요즘은 다들 무슨 전쟁 베테랑이나 되는 듯 '전선'과 '피아'를 얘기하는데, 굳이 그들의 은유를 받아들이자면, 나의 '전선'과 나의 '피아'는 바로 여기에 있죠.
어차피 논쟁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죠. 그러니 시비거실 분들은 조용히 언팔. 같은 얘기 반복하는 것도 지겹네요. 공리계가 다른 분들은 블록. 말 안 통하는데 억지로 얼굴 붉힐 필요 없습니다. 그땐 쿨하게 '유감이네요.'하고 돌아서는 겁니다.
음모론의 장점(?)은 일체 입증의 부담을 안 진다는 것. 합리적이지 않은 의혹은 무한히 제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죄가 없다.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자. 유죄. 그럼 사법부를 심판하자. 그러면서 판사 신상을 터니, 논쟁을 해야 소용 없죠.
그런 의미에서 김명호 교수야말로 '시대의 아이콘'으로 떠오를 만 하죠. 이 분의 사유는 철저히 음모론적이죠. 이 분의 믿음, 논리로 논박 못합니다. 지금 인터넷/SNS에 떠도는 논법들은 이 분이 법정에서 폈던 말도 안 되는 논법들과 똑같아요.
특검으로 수사한다고 음모론이 사라질까요? 절대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때는 특별검'새'의 신상을 털겠죠. 그리고 음모론의 또 다른 장점은 '책임'의 주체가 없다는 겁니다. 거대한 집단창작이라서. 연대책임은 무책임이죠.
이럴 땐 언론이 사실과 허구를 가려줘야 하는데, 보수언론은 자기들이 늘 "아니면 말고" 식으로 음모론 펴왔던 터라 말빨이 안 서고, 진보언론은 경향신문을 제외하면 너도나도 분위기에 편승하느라 바쁘죠. 진보쪽 먹물들은 아예 한술 더 뜨네요.
그 결과 통제불능의 사태가 벌어지는 거죠. '뉴스타파'가 음모론에 아예 보도 수준의 사실성을 부여하려 하는 것이나, 민주당이 팟캐스트에 끌려다니는 것은 허구/현실이 전도된 상황의 상징적 표현이죠. 큰 사고가 터지기 전엔 수습불가능한 상황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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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일
어떤 절절한 실존적 욕망. 나꼼수 들으며 집단으로 카타르시스 느끼면서도 충족되지 않는 어떤 욕망. 집단적으로 "관심 끊자" 외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들어와 굳이 훔쳐보는 욕망. 이 해괴한 관음증을 뭘로 설명해야 할지...?
어떤 불안감 때문인가 봐요. 자기들이 집단으로 주조한 환상 속에서 아늑하게 살고 있는데, 누군가 그 환상 바깥에 현실이 있다고 얘기하니, 그 행복이 깨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랄까? 그 잠재적 불안이 공격적 방어로 나타나는 것 같기도 하고...
황우석 사태 때 가장 황당했던 것. 황빠들이 내가 '미학 오디세이'에 인용했던 훈더르트 바써의 말을 슬로건으로 사용하던 것. "나 혼자 꿈을 꾸면 그것은 그저 꿈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함께 꾸면 그것은 새로운 현실의 출발이다."
이 말은 원래 미래를 위해 기획을 하라는 얘긴데, 그들은 이 말을 과거(사실)을 부정하는 허위에 사용했죠. 모두 함께 꿈을 꾸면 엄연한 사실도 변경시킬 수 있다는 사고방식. 근데 자꾸 옆에서 꿈 깨라 그러면 짜증이 나겠죠. 그래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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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3일
선관위 개입론은 처음엔 개연성 떨어지는 가설 취급 받았습니다. 먼저 오마이뉴스 기사 보세요. http://goo.gl/eYHUQ 전문가들도 선관위 개입론은 그저 "어느 정도의 가능성"이라고 말했죠. http://goo.gl/GE8iI
민주당의 문용식씨도 손석희 인터뷰에서 선관위 개입론은 개연성이 떨어지는 가능성으로 언급합니다. 내부에서 DB를 껐다는 것은 '음모론' 정도로 취급했죠. 하지만 그래도 가능성은 있으니 로그파일을 보자는 정도였어요. 이게 내가 기억하는 상황.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 개연성 떨어지는 가능성이 아예 사실로 자리잡더군요. 로그파일을 공개하면 이 의혹이 사라질까요? 아닙니다. 그 경우 김어준/주진우는 로그파일이 변조됐다고 주장할 수 있으니까요. 음모론의 장점은 반증이 안 된다는 겁니다.
이상과 같은 이유에서 논쟁을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내가 남의 신앙생활에까지 간섭할 필요는 없지요.
내부개입이 맞는다고 가정해 보세요. 그럼 얼마나 많은 황당한 가설들이 필요할까요? 선관위 DB 차단조, 투표소 변경조, 한나라당 디도스 공격팀들을 총괄하는 거대한 조직의 그림을 그려야겠지요. 님들은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게다가 투표소 변경으로 얻어질 정치적 이득이란 통계적으로 전혀 의미가 없는 수치입니다. 그 눈꼽만큼도 안 되는 이득을, 저렇게 거대한 조직을 운영하다가 발각됐을 경우에 감당해야할 정치적 리스크와 비교해 보세요. 그게 할 만한 짓인지.
'홈피 대문 들어갔는데 투표소 위치 데이터가 안 열렸다.' 이건 전문가들도 내부도움 없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충분히 가능한 그 일이 조금 의심스럽다고 앞에서 얘기했던 그런 거대한 규모의 황당한 시나리오를 도입해야 하나요?
그러니까 개그는 개그로 즐기시라니까요. 의혹을 가지고 음모론 놀이를 하는 건 좋아요. 그런데 그 놀이를 현실로 착각하면 곤란하죠. 아니, 자기들이 착각하는 것까지는 자유겠죠. 근데 왜 그런 착각하기 거부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고 공격하나요?
김어준/주진우가 또 개그를 한 모양인데, 당시 내부개입 없이도 그런 일 있을 수 있다고 말한 사람은 그 "제3의 인물"이 접촉했다는 그 전문가만이 아닙니다. 전문가들 대부분이 그렇게 말했어요. 다만, 내부 도움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을 뿐.
그러니 선관위 DB차단조, 선관위 투표소 변경조, 제3의 인물, 디도스 공격조로 이루어진 거대한 음모론을 믿고 싶은 분들은 계속 믿으세요. 대한민국 헌법은 신앙의 자유를 인정합니다. 다만, 자신의 신앙을 남에게 강요하지는 마세요.
음모론 신자들은 언팔 좀 해주시죠. 전 음모론을 논파할 자신 없습니다. '논'리를 사용해야 '논'파도 하지요. 논리의 피안에 계신 분들은 여기 들어오실 필요 없습니다. 스트레스만 받을 테니....
어준복음, 봉주복음, 용민복음, 진우복음, 4복음서에 탁현민이 쓰는 사도행전. 꼼수천국 불신지옥. 믿으세요. 다만 남에게 강요만 하지 마세요. 그건 창조론자들이 진화론에 시비 거는 것만큼이나 무의미한 짓입니다.
음모론은 절대 논파 안 됩니다. 가령 "너희 말이 옳다고 가정하자. 그럼 얼마나 황당한 사태가 벌어지는가." 그러면 이런 대답이 나와요. "MB 정권은 원래 황당해요." 이러니 논쟁을 할 필요가 없는 거죠. 딱 김명호 수준.
음모론도 적당히 해야 놀이로서 재미있지.... '음모론 피로'랄까? 세상의 모든 게 다 음모라고 얘기하니, 이제는 들어주기 역겹고 지겹네요. 이렇게 얘기하면 그것도 다 MB 탓이라고 하겠죠? 풋....
경찰, 검찰 수사결과 나왔고, 특검을 해봐야 별 볼 일 없을 겁니다. 잘 하면 그 위로는 의원 한 놈 정도 더 연루되어 있을까.... 워낙 계획 자체가 수학적으로 황당한지라, 무슨 조직이 개입된 음모가 있었을 것 같지는 않아요.
그러니까 여기는 초딩들이나 믿을 음모론 신도들을 위한 곳이 아니라, 내 견해에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합리적 의혹과 합리적 해명을 통해 합리적 판단에 도달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곳이에요. 그러니 번짓수 잘못 찾으신 분들은 언팔해주세요.
보세요. 나꼼수 연출자 탁현민씨도 나꼼수는 개그에 불과하다고 말씀하시잖아요. @tak0518: 나꼼수를 개그로 보라는 진중권선생님께서는 그 개그를 가장 진지하게 비평함으로써 가장 큰 개그를 보여주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나꼼수 사도행전의 저자마저 나꼼수를 개그로 보지 못하는 것은 개그라고 말씀하시는데, 도대체 개그를 다큐로 받아들이는 이 많은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서 생긴 건지....
풋, 나꼼수라는 개그가 자신을 개그로 인식하지 못해 그 지지자들이 그 개그를 다큐로 받아들이는 진지한 사태에 대한 비평이죠.
그런 걸 전문용어로 피장파장의 오류라고 그러죠. 탁현민씨처럼 어설프게 덤비다간 역관광 당한다는 얘기에요.
내가 유일하게 궁금한 것은, 나꼼수 3인방은 자기들이 하는 말을 진지하게 믿고 있는지 여부입니다. 처음엔 "물론 각하는 그럴 분이 아니시죠."라고 시작한 것으로 아는데, 요즘은 "물론 각하는 그럴 분이시죠."로 바뀐 듯한 느낌.
원래 선관위 음모론이었죠. 그러다가 디도스 터지니까 부랴부랴 선관위랑 엮으려 한 거죠. 이제는 빼도박도 못하고 '못 먹어도 고우'하는 상황. 선관위 DB 차단조와 선관위 투표소 변경조.... 이 개그는 솔직히 웃기지도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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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4일
“일반 웹페이지(홈페이지)를 통한 투표소 검색 18만1090건의 요청 가운데 576건만이 오류 처리가 됐으며, 모바일 접속 페이지를 통한 투표소 검색의 경우 3만555건의 요청이 모두 정상적으로 처리됐다.”
모바일로도 많은 이들이 투표소를 찾지 못하는 일이 있었다는 주장을 인정해도, 투표장 검색에 실패한 이들은 1,000명을 넘지 않을 듯. 그 1,000명도 다른 방법으로 투표소를 찾으려 했을 테니, 실제로 투표 못한 사람의 수는 극소수.
그들의 주장대로 만약 선관위에서 작정하고 DB를 끊은 것이라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상식적으로들 판단하세요.
사건이 터졌을 때는 검경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수사적 과장을 사용할 수 있죠. 가령 "3.15 부정선거 이후에 최초의 선거부정", 이런 표현. 근데 이건 수사학이에요, 과장법이에요. 이 수사법을 현실의 객관적 기술로 착각하면 안 되죠.
디도스 공격은 수학적으로 거의 가망이 없는 가능성에 기초한 비합리적인 행태. 그 공격으로 정권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불투명한 반면, 발각됐을 경우의 리스크는 정권을 날릴 수 있는 스케일. 그래서 정권 차원의 기획이라 보기 힘들다는 겁니다.
따라서 특검을 해도 기껏해야 지금 잡힌 애들 위로 한 놈 정도 또라이 하나가 더 잡는 선에서 그칠 것이다, 라는 게 제 판단입니다. 이렇게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요. 음모론은 설명해주는 것보다 설명해야 할 게 더 많거든요.
비행을 할 때 '고착(Fix)의 오류'라는 게 있어요. 하나의 계기에만 몰두하는 오류죠. 뭔가 문제가 생겼을 경우 다른 계기들을 크로스체킹하면서 상황에 대해 전체적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하나의 계기에만 매달리다간 추락하죠.
나꼼빠들에게 고함. 나꼼수를 안 듣는다고 총선에서 한나라당 찍을 거라 착각하지 마세요. 나꼼수를 안 좋아한다고 대선에서 박근혜 찍을 거라 착각하지도 마세요. 나꼼빠 아닌 이들도 당신들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한나라당과 박근혜를 싫어합니다.
나꼼수 듣는 것만이 한나라당을 이기는 유일한 길이라 우기지 마세요. 목표에 도달하는 데에는 다양한 길이 있고, 나꼼수는 그 길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음모론과 진영논리라는 나꼼수의 길을 거부한다고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음모론 대신에 합리적 사유, 진영 대신에 공익으로 판단하는 윤리적 행동, 마초 미학 대신에 정의로운 미학적 풍자... 이것이 목표에 도달하는 진정으로 올바른 길이며 동시에 가장 효율적인 길이라 사람들이 이 사회에는 아마 더 많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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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5일
선관위가 아니라 동사무소 쪽을 파보세요. 고구마들이 주렁주렁...
선관위의 DB 다운조, 한나라당의 디도스 공격조, 거기에 동사무소의 투표소 변경조까지... 부정선거 기획의 규모가 점점 커지는군요. 정말 MB정권이란...
투표소 변경율이 그들의 말에 따르면 무려 25%. 그렇다면 수백 곳이거든요. 한 곳의 투표소 변경하는 데에 필요한 인원이 1명이라고 가정해도, 투표소 변경에만 무려 수백 명으로 이루어진 조직이 필요하죠. 파헤치면 주렁주렁 나올 겁니다.
아, 정말 우린 무서운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거기에 군조직 곳곳에 깊숙히 침투한 부재자투표 바꿔치기조를 합치면.... 10.26부정선거의 규모란 정말 3.15부정선거에 육박.... 물론 각하는 그러고도 남을 분이시죠.
황당한 것은 저 농담을 진담으로 알아듣고 RT 날리는 바보들도 있다는 사실.
'뉴스타파'의 다른 꼭지들은 훌륭합니다. 다만 나꼼수 음모론에 편승한 투표소 변경 의혹 같은 것은 뉴스타파의 다른 보도들까지도 불신하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기죠. 뉴스타파에서 여러분이 기대하시는 게 설마 짝퉁 나꼼수는 아니겠죠?
아울러 진보든, 보수든, 대한민국언론은 거의 모두 1930년대 유럽의 '당파적 저널리즘'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거의 당기관지 수준이지요. 사건을 보도하는 게 아니라 보도를 사건하려 하죠. 그러니 늘 걸러듣고 크로스 체크 하는 게 중요합니다.
뉴스타파의 그 보도에 관해 미디어오늘은 이런 제목을 뽑았죠. "투표소 무더기 변경, 나꼼수가 옳았다." 검색해 보세요. 보도가 외려 음모론 유포의 수단으로 전락한 거죠. 그 점을 지적한 겁니다.
투표소 변경율은 뉴스타파의 기준으로는 25%, 선관위 기준으로는 13%... 역대평균은 18%.... (25%+13%)/2 = 19% 통계적으로 특별히 이상한 점 없습니다.
이른바 '공무원들의 실수'란 투표소 변경이 일어나지 않은 곳에서도 광범위하게 확인될 겁니다. 그곳 공무원들만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이제까지 대충 관행으로 이루어진 것일 테니까요. 다른 데도 까면 사소한 규정위반들 우르르 쏟아져 나올 겁니다.
종교적 감성이 유난히 발달한 사람들이 있듯이, 음모론에 유난히 민감한 감성을 가진 사람들도 있죠. 이 분들은 주장, 반박, 입증, 반증을 규제하는 일상언어의 규칙과는 상당히 다른, 저들만의 고유한 문법을 사용합니다. 대화하기 힘들죠.
선관위의 DB 차단조와 동사무소의 투표소 변경조, 한나라당의 디도스 공격조를 총괄지휘하는 이른바 10.26 부정선거의 몸통은 언젠가 드러나고 말 겁니다. 물론 그 전에 UFO 기지와 히말라야의 예티가 먼저 발견되겠지만...
한 가지 기술적 질문. 디도스 공격이 성공했다고 가정할 경우, 웹이나 모바일로 선관위 홈페이지에서 투표소 확인이 가능한가요?
그럼 누가 이 질문에 기술적으로 대답해주세요. 어차피 디도스로 투표장 검색을 불가능하게 할 수 있는데, 디도스로 페이크 공격을 하고 내부에서 DB를 차단한다는 게 말이 되나요?
디도스 공격이 없었다는 설도 있군요. 그럼 지금 구속된 애들은 왜 체포되었죠? 다 석방되어야겠군요. 양심수를 석방하라!
당시에 투표소 검색만이 아니라 다른 서비스들도 장애를 겪었다고 하던데... 이건 어떻게 된 건가요?
“일반 웹페이지를 통한 투표소 검색 18만1090건의 요청 가운데 576건만이 오류 처리가 됐으며, 모바일 접속 페이지를 통한 투표소 검색의 경우 3만555건의 요청이 모두 정상적으로 처리됐다.”는 검찰발표는 완전히 거짓말인가요?
쉽게 말하면, 디도스 공격이 이루어지던 그 시간 대에 웹이든 모바일이든 모든 사람이 투표소 검색에 실패했다는 얘긴가요?
기술적 질문. DB 연동을 끊었다면, 그 시간대에 투표소 검색에 성공하는 일이 가능한가요?
그게 불가능하다면, 답은 간단하네요. 그 시간대에 투표소 검색에 성공한 단 한 사람만 찾으면 되겠네요. 그럼 정말 그 시간 대에 투표소 검색에 성공한 사람이 전무했나요? 검찰 발표에 따르면 굉장히 많다고 하던데....
그냥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아무튼 여러분 말에 따르면, 검찰이 정말 엄청난 거짓말을 했군요. 무려 21만 명 규모로.... 치가 떨립니다.
아무튼 여러분은 디도스 공격이 이루어지던 그 시간에 웹이든 모바일이든 모든 사람이 투표소 검색에 실패했다고 믿으시는 거죠?
아무튼 여러분들이 왜 그렇게 분노하는지 이제야 알겠습니다. 검찰에서 무려 21만 명 규모로 거짓말 해대니, 저라도 화가 날 것 같아요. IT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저도 이제 상황 파악이 됐네요.
난독증이 심한 분들.... 먼저 공격이 이루어지던 그 시간에 투표소검색에 성공한 예가 있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런 예가 있다면 그게 DB 연동을 끊은 상태에서 가능한지 검토해야죠. 그렇지 않을 경우 DB차단은 낭설이란 얘기죠.
그런데 여기저기 게시판 검색을 해보니 그날 그 시간에 투표소 검색에 성공한 분도 있더군요. 일단 DB 연동 차단설을 주장하려면 이런 기초적인 사실부터 확인했어야지요.
제가 날린 떡밥에 하나 걸렸네요. 여기 게시판의 댓글 보니 적어도 한 분, 그 시간에 투표소 접속에 성공했나 봅니다. http://goo.gl/PR5Ao
아, 저는 기술적 부분 몰라요. 여기 들어오신 IT 전문가들의 주장을 토대로 상식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을 뿐입니다. 제가 뭘 알겠어요? 읽어봐도 사실상 외계어던데...
그러니까 "홈피대문은 열렸는데 투표소검색만 안 됐다, 고로 디도스 공격이 아니다. DB 연동 차단이다." 이건 오류추론이라는 거죠. 놓친 것은 투표소검색이 일부에서만 안 됐는지, 전부 안 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죠. 초보적 오륩니다.
그러니까 IT 전문가들께서 논쟁을 하시기 전에 먼저 확인했어야 할 아주 사소한 팩트가 하나 있었다는 비루한 IT 비전문가의 소견입니다. 아, 제가 뭘 알겠습니까. 과학철학 공부할 때 읽었던 그 흔한 오류가 아닐까 싶어 함 디벼봤을 뿐.
문제상황의 identify를 안하고, 즉 투표소 검색이 일체 안 됐다는 부당전제 위에서 논의를 시작한 거죠. 이제라도 확인해 보죠. 거기에 대해선 전 의견이 없습니다. 다만 그날 그 시간에 투표소 검색이 됐다는 단 하나의 예만 찾았을 뿐.
당시 투표소 검색이 일부에서만 안 된 것이라면, '대문은 멀쩡한테 특정 서비스만 차단됐다.'는 전제 자체가 무너지죠. 대문 자체도 못 연 사람들도 있을 테고, 대문 열고 들어가 투표소 검색 페이지만 못 연 사람들도 있겠죠.
검차발표에 따르면 대부분의 접속자는 투표소검색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검찰발표를 못 믿죠. 그래서 간단한 검색으로 한 건의 예를 찾아낸 것뿐입니다. 하지만 단 한 건이라도 그게 사실이라면 DB연동 차단은 오류가 됩니다.
적어도 제가 참조한 이곳의 IT 전문가들에 따르면 말이죠. 로그파일을 공개한다고 이 문제, 해결 안 됩니다. 음모론자들은 여전히 로그파일이 변조됐다고 주장할 수 있으니까요. 결국 핵심은 당일 그 시간에 투표소검색에 성공한 이들을 찾는 거겠죠.
아, 그리고 이 문제는 검찰이 발표한 구체적 수치를 믿느냐, 안 믿느냐와는 논리적으로 전혀 상관 없는 얘깁니다. 그것을 믿든, 안 믿든, DB를 차단했다면, 검색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해야 한다, 그게 이곳 IT 전문가들의 견해니까요.
설사 당시에 많은 이가 투표소 접속에 성공한 것이 사실로 드러난다 할지라도, 제 말을 안 받아들이시겠지요. 그건 논리가 아니라 신앙의 문제이니, 간섭하지 않겠습니다. 남이사 도널드 덕을 신으로 모시든 말든, 제가 왜 간섭하겠어요?
찾아보면 더 있겠죠. 하지만 DB 연동 차단 가설은 논리적으로 단 하나의 반례에도 무너지는 성격의 것이니, 더 이상의 예를 제시할 필요는 없겠죠. 자, 어떠세요? 그 다음에 할 일은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왜 벌어졌나 따지는 거겠죠.
그 오류는 문제상황을 정확히 identify하는 데에 실패했다는 겁니다. 당시 게시판들만 봐도 같은 시간대에 접속에 성공한 예들이 존재하는데, 인터넷과 SNS에 떠도는 민담 수준의 얘기만 듣고, '모두 실패했다'고 부당하게 전제하게 된 거죠.
그러니 IT 전문가들 사이에 그 틀린 전제를 녾고 '가능하니', '불가능하니' 논란이 벌어진 거죠. (나꼼수는 '가능하다'고 말한 전문가에 관해 또 다른 음모론을 내놓고...) 할 필요도 없는 논쟁을 하며 사회 전체가 육갑을 떤 거에요.
DB 연동 차단은 이로써 낭설로 드러났고, 남은 의혹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던 그 어설픈 디도스 공격의 배후죠. 특검을 하면 지금 잡힌 애들 위로 하나 정도 더 올라갈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정권 차원의 개입 의혹은 비개연적입니다.
왜냐하면 투표소 검색 방해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극히 미소하나, 그것이 발각됐을 경우에 부담해야 할 리스크는 엄청나기 때문입니다. 이건 시장선거가 아니라 정권 자체가 '타도'당할 상황이 찾아오거든요. 여러분이 가카라면, 그 짓 하시겠어요?
나꼼수 가설에 따르면, 선관위의 DB 차단조, 동사무소의 투표소 변경조, 한나라당의 디도스 공격조... 이 거대한 조직을 무슨 수로 비밀리에 운영하나요? CIA가 들러붙어도 그건 불가능할 겁니다. 그러다 들키면? 아마 무기징역당할 겁니다.
김어준은 왜 그러냐구요? 처음에 접속 불편이 있었죠. 그래서 늘 하던대로 음모론 편 겁니다. 선관위 부정선거 쪽으로. 근데 엉뚱하게 디도스가 터져버린 거에요. 그 음모론이 어떻게 보면 어설프게 맞고, 어떻게 보면 확실하게 틀렸던 거죠.
그런데 이미 해놓은 말이 있고, 황우석 사건 때나 비키니 사건에서 보듯이, 김어준은 절대 사과 같은 거 안 하는 인물입니다. 그러니 그 두 사건을 엮어서 제3의 가설을 내놓은 거죠. 디도스는 페이크고, 선관위 DB 차단이 핵심이라고...
그렇게 주장해도 됐던 것이...검찰이 뭐라고 발표하든 '못 믿겠다'고 하면 되고, 로그파일이야 법적으로 공개가 불가능. 설사 공개가 된다 하더라도 '변조됐다'고 주장하면 그만이니까. 안심하고 음모론을 폈던 겁니다. 그게 음모론의 장점이죠.
이 논의가 겉으로 보기엔 굉장한 IT 지식이 있어야 끼어들 수 있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일반인들에게 이 논의는 사실상 외계어. 그러니 인터넷의 전문가들이 말하는 대로 믿을 수밖에 없죠. 문제는 전문가들 중에 딴 소리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건 제3의 인물이 그 전문가를 접촉했다는 음모론으로 조지면 되죠. 논리적으론 대인논증의 오류(ad hominim)죠. 근데 경찰의 말에 따르면 그 '제3의 인물'은 사건초기에 민주당 의원이 의혹을 제기했으나 무혐의로 밝혀진 바 있다고.
이제 내가 욕을 먹어가며 이 짓을 하는지 이해하시겠어요? 이른바 '진보진영' 전체를 저런 허접한 음모론으로 엮어서 미묘한 정치적 시점에 무턱대고 덤볐다가 집단으로 관광당하면, 그 책임 누가 집니까? 그래서 자정이 필요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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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6일
음모론의 별자리들. 1. 유포자도 안 믿고, 청취자도 안 믿는다. 이는 '놀이'의 상황입니다. 2. 유포자는 안 믿고, 청취자는 믿는다. 이는 '선동'의 상황입니다. 3. 유표자도 믿고, 청취자도 믿는다. 이는 '종교'의 상황입니다.
아, 당연히 있죠. 그것은 허경영입니다. @LYW6 4.유포자는 믿고 청취자는 안 믿는다는 상황은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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