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의 명성에 흠집을 내지말라
졸업을 앞두고 참다 참다 도저히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대자보를 붙입니다.
최근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인터넷 댓글 알바 조직, 여론조작 혐의)와 관련한 시국선언이 연이어 발표되고, 그에 근거한 시민들의 촛불집회가 매 주말마다 열리고 있다. 게다가 국정원 측에서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해 국가내란음모죄를 적용하고 구속수사를 벌이고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으로 좌,우가 온 힘을 다하여 대립하고 있는 상당히 혼란스러운 정국이 조성되어 있는 가운데, 이런 혼잡함을 틈타 부산대학교 내에서 이상한 목적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세력들이 급부상하여 해괴망측한 일을 벌이고 있는 듯하여, 도저히 두고볼 수 없어 대자보를 써서 경고한다.
최근 철학과 모 교수와 의기투합한 학생들 몇명이 본관 앞에서 '구국선언'을 하였다. 내용인즉슨 "국회 내의 종북분자들과 빨갱이들을 색출하고 잡아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어떤 사람(놈)이 빨간 락카 스프레이로 교내 곳곳에 '종북총학 OUT'이라고 혐오스럽게 낙서를 해놓는 사건이 발생했다. 게다가 최근 부산대학교 인터넷 커뮤니티 마이피누에서는 일베 못지 않은 성향을 가진 여러 키보드 워리어들이 등장하여 종북척결과 총학생회에 대한 비난들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왜 하필, 굳이, 지금 이 시점에서, 갑자기 이런 세력들이 급부상하였을까. 그리고 왜 교내 곳곳에다가 국가기관과 보수성향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주장하는 것들과 똑같은 의견들을 쏟아내고 있는 것인지? 게다가 하나같이 논리는 부족하고, 감정적이고 자극적인 내용과 형식들로 점철되어 있는 것인지? 나는 여기에 대해서 몇 가지 의혹을 제기한다.
첫째, '종북 총학생회' 논란에 대해서는 상당히 억지스럽고 무리스러운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국정원 대선개입과 관련한 시국선언 및 서명운동, 현 총학생회 집행부 중 일부 통합진보당 당원, 한 대련 소속 총학생회. 이 모든 근거들을 종합해보아도 현 총학생회를 종북 총학생회라고 몰아세울 근거는 너무 빈약하다. 국정원 시국선언을 했기 때문에 종북 세력이라면, 지난 7월 9일 발표된 시국선언 명단에 이름을 올린 118명의 부산대학교 교수님들도 같이 싸잡아 종북세력이라고 해야 한다. 적어도 그럴듯한 녹취록 하나 정도는 만들어 와야 '종북 총학생회'로 매도할 수 있지. 이런 말도 안 되는 근거들로 굳이 '종북'이라는 단어와 '총학생회'라는 단어를 엮으려고 애쓰는 의도가 무엇인지? 매우 의심스럽다.
둘째. 매년 11월에 총학생회 선거가 실시된다. 부산대학교 총학생회는 수년간 이른바 '운동권' 그룹이 당선되어 왔다. 최근 몇 년 동안 운동권 그룹에 맞서 '비권'을 표방하는 그룹이 나타나서 경합을 벌였지만 아깝게 패배하기도 하였다. 설마 최근의 일련의 사태들이 11월에 있을 총학생회 선거에 영향을 끼쳐서, 자기가 지지하는 세력들이 선거에 당선되길 바라고 밑밥을 깔고 있는 것이라면 당장 그만두길 바란다. 너무나 수준 떨어지고 질 떨어지는 행태들이다. 부산대학교의 명성에 흡집을 내고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는 짓들이다.총학생회에 대한 비판을 하려면 명확하게 하자. 필자 또한 현 총학생회가 학내 복지사업에는 소홀한 채로 국가적, 거시적 사안들에 집중하고 있는 점은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 점이 불만이라면. 그 문제에 대해 집중조명하고 공격하라. 제대로 감시하고 참여해서 바꿔내라. 사람들을 모으고 공론화시켜서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하는 것도 그 방법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부산대학교를 다니는 대학생이 취할 수 있는 대응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빨간 락카 스프레이 낙서라니. 정말 웃기지도 않는다. 기가 찰 노릇이다.
마지막으로, '비권'그룹이 내세우는 '탈정치'라는 프레임 역시도 대단히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정치적이다. 어느 한쪽으로든 자신의 견해가 치우쳐져 있을 것이며, 만약에 자신이 중립적이라고 생각한채로 말하고 행동한다 하더라도 ‘중립적’인 입장을 가지므로 ‘정치적’이다. 이 자보를 쓰고 있는 나 역시도 대단히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다. 차라리 '반(反) 운동권'이라고 자칭하고 나온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지만 굳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숨기고 '비권'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상당히 자기모순적인 일이다. 비약적으로 보자면, 학생들을 우롱하고 학생들에게 사기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정확한 표현을 사용해주길 권유한다.
법학과 02학번 이광혁
요약
1. 시국선언으로 종북 판단은 어렵다. 그렇게 보면 선언문은 교수들은 어떻게 판단해야하나
2. 총학선거가 다가오는 판국에 현 총학에 대한 여론몰이는 어떤의도를 짐작할수있다
3. 정치적의도 배제란 있을 수 없다.
대자보도 퍼온 거고 요약글도 퍼온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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