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가 잘못한 것은 무엇인가?
1. 정치적 활동을 한다.
2. 정치적으로 편향되었다.
3. 교내할동은 뒷전이다.
그런데 누군가 잘못을 해서 비판할수있는 상황은 이 두가지 중에 하나입니다.
해야 할일을 하지 않은것. 그리고 하지 말아야 하는것을 한것.
다시 말해서
가. 의무를 다하지 않은것.
나. 금지된 일을 한것.
둘중에 해당되어야 할 것입니다.
자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1. 정치적활동을 한다.
이것은 둘중에 어디에 해당하는 것인가요. 아무래도 금지된 일을 한것이라는 측면에서 비판받는것 같습니다.
1.을 주장하시는 분들은 총학생회가 정치적활동을 해서는 안되는 단체라고 생각하는 것같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정치적이지 않은 것은 존재할수 없으며, 교내 사안을 해결하는일도 다분히 정치적일수 밖에 없습니다. 총학생회가 정치적활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조차 정치적인 의견인 것입니다. 따라서 총학은 다분히 정치적인 활동을 할 수 있으며 또 해야하는 단체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 총학은 정치활동을 그만두고 학생복지에 힘쓰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입니다. 가령 가정을 해본다면, 학생복지에 힘쓰기 위해서는 예산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예산은 대학본부와 협상하여야 하는 일인데 학생 개개인이 협상을 할 수 없기에 총학이라는 대표를 뽑아서 그 일을 위임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 협상이라는 것도 정치적인 것입니다. 설마 정치 라는것을 정부가 나라를 다스리는 일들(협의의 정치)이라고 생각하시는 건 아닌지요. 그렇다 하더라도 총학이 협의의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는 규칙은 어디에도 규정되어 있지 않고 해서는 안된다고 유추해 낼 근거도 없습니다.
따라서 총학이 정치적 사안에 관심을 갖는것은 금지된 일을 한것이 아닙니다.
2. 정치적으로 편향되었다.
이것 역시 둘중에 나. 에 해당합니다. 즉, 금지된 일을 했다는 측면에서 비판 받고있는 듯 합니다. 즉, 총학은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말아야 하는데 편향되었다는 전제하에 비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요? 총학은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말아야하나요?
일단, 1번의 논의에서 처럼 정치적 중립성을 규정한 규칙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성적으로 당연히 그런 것인지 판단해봐야겠습니다.
어떠한 공동체의 선출된 대표 혹은 대표기구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보수와 진보의 가치관을 가질 수 있으며 그에 따른 정책을 펼칩니다. 이는 대의제의 원칙에 따른 것입니다. 선거권자가 선거를 통해서 자신의 성향을 띤 대표를 선출하고 이에 권력을 위임하여 그들이 선거권자들을 대신하여 일을 하고 위임받은 권력을 바탕으로 정책을 수행합니다. 다른 후보에게 표를 찍었더라도 다수결에 의해서 선출된 대표에게 승복하는 것이 대의제의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운동권 총학생회가 선거에서 승리하여 그들의 성향대로 정책이나 활동을 하더라도 , 운동권 총학을 뽑지 않은 학우들은 "어째서 그러한 활동을 하는가?"라고 비판할 수 없습니다. 승복하여야 합니다. 비판할 수 있는 범위는 "그러한 활동을 왜 그것밖에 하지 못하는가?"에 가깝습니다. 그들의 가치관이고 성향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타인의 가치관에 대해서 가치판단을 해서는 안된다는 기초적인 진리로 부터 출발합니다. 운동권 총학이 들어서는 까닭은 부산대학우들의 성향이 그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선거의 결과가 말해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간단히 끝나는 문제는 아닙니다. 여기에는 운동권 총학에 투표한 선거권자의 의사에 반反하는 정책과 활동을 했을 경우가 문제시 됩니다. 예를 들어, 성향은 가까워 투표했지만, 특정 활동이 마음에 안드는 경우입니다. 이 부분은 논의할 가치가 있습니다. 학우들의 의견을 모으고 토론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부산대의 문제도, 총학의 문제도 아닌, 대의제 그 자체의 문제이자 한계입니다. 대표는 대표일뿐 선거권자 그자체일수는 없다는 대의제의 한계 때문입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들도 선거가 끝나고 선출된 이후에 뒷통수때리는 일이 수도없이 많습니다. 이것은 정치문화, 정치성숙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제도상의 맹점입니다.
이쯤 되어 이석기 얘기를 안할수가 없습니다. 많은 학우분들의 의견은 이렇습니다. "국정원 시국선언은 하면서, 이석기에 대한 비판은 왜 안하느냐, 같은 통진당이고 종북이기 때문아니냐."
논의와 연결하면, 총학이 국정원 시국선언하는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석기에 대한 비판을 하지 않는 것은 어떻습니까?
단도직입적으로 "총학은 이석기에 대한 비판이나 성명을 해야한다."라는 의무가 주어져 있나요? 이석기를 비판하지 않는 다는 것으로 총학을 비판하려면 그 이전에 이석기를 비판해야한다는 의무가 전제되어야합니다. 어떻습니까? 총학은 마땅히 이석기를 비판해야하는 것입니까? 국정원 시국선언을 하면 당연히 이석기를 비판해야한다는 논리적인 연결이 성립됩니까?
부산대 학우는 토론사회자를 선출한 것이 아니며, 심판자를 선출한 것도 아니고, 공무원을 선출한 것도 아닙니다. 정치집단인 총학생회를 자유로운 선거를 통해서 선출한 것입니다. 총학생회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따라서, 총학생회는 정치적으로 편향되어서는 안된다는 금지를 이끌어낼 근거는 없으며, 결국 금지된일을 한것이 아닙니다.
3. 교내활동은 뒷전이다.
실질적으로 총학에 대한 비판은 이부분이 되어야합니다. 이것은 1.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 에 해당합니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것입니다. 사실상 이를 논하기 위해서는 공약 이행률을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이전의 총학들과 비교하거나 다른 학교의 총학들과 비교를 통해서 비판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의 신랄한 비판은 얼마든지 가능한 것입니다.
자, 이제 총학을 판단해 봅시다. 총학이 잘못한 일은 무엇이고, 어떤 근거로 비판할 수 있습니까?
최근 마이피누에서 보여지는 많은 의견들이 잘못된 전제를 바탕으로 또 여러가지 사안을 하나로 묶어서 무엇이 진정 문제인지 파악하기 힘들게 하고있습니다. 그러나 하나하나 살펴본다면 논리적이지도 않으며 근거도 희박합니다. 아마도 이광혁 선배의 대자보는 그런 의미였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족을 달자면 학교내에서 총학의 정치색을 문제삼아 락카칠한 것을 두고 외부인의 소행이라고 결정짓는 근거는 도대체 어디있는지 모르겠네요. 당연히 학우일 개연성이 훨씬 높은것 아닌가요?
저 역시 공부중인 부족한 학우일 뿐입니다. 제 글에 논리적으로 비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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