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글

안녕하십니까에 대한 불편한 생각

시에라2013.12.14 01:49조회 수 1529추천 수 25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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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마이피누에 올라온 학내에 붙인 대자보라는 글을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불편한 생각이들어 다른 학우분들의 의견을 여쭙고자 몇자 써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경솔한 시류의 편승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처음에 시작이 고려대였나요? 전 그 글과 취지에는 적극 찬성합니다.
정당한 파업에 대한 규탄과 잘못된 시국이 대한 대학생의 깨어있는 일침은 언제나 사회를 건강하게 합니다.
글을 쓴 분도 분명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쓰셨겠죠. 뭐든 첫걸음이 어려운 법입니다.

하지만 그 뒤로 단 (제 기억이 맞다면) 단 하루사이이 들불처럼 유행이 번지더니 조급하다 느껴질 정도로 많은 자보가 급히 쏟아지고 그 내용이 SNS를 통해서 전국에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젠 다른 문제입니다.
처음 글을 시작한 분은 꽤 긴시간 생각을 정리해서 개인의 의견을 자보로 표출한 개인의 표현의 자유였다면
이제는 각 대학의 자보가 해당 대학의 의견과 의식수준 대표하는 일종의 대의적인 성격을 가지고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 제가 저 자보의 내용을 접하고 느낀건 이제 정말 안녕하지 못하겠다. 였습니다.
얼마나 생각을 하며 쓰셨을까요? 저 정도의 대표성을 가지는 글을 학교의 이름으로 나갈걸 알고 쓰셨다면 적어도
그 전에 충분한 사전조사와 철저한 법제적 지식을 바탕으로 현 시국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논의의 초점이 되는 문제의 본질을 정돈되고 논리정연한 어조로 밝혔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건 개인의 감정표현이 아니라 이제 대학생들의 일종의 시국선언이니까요.

그런데 제가 이 글을 보고 느낀건 당위성 있는 한편의 잘쓰여진 글이라기 보다는 단순한 헤드라인 뉴스의 나열이었고 감정에 치우친 호소였습니다. 들불처럼 번지자마자 하루도 안되서 올라온 이 글을 보며 이게 선착순으로 나눠주는 영웅자격 배분 등록증인가 싶은 생각이 든건 제가 삐뚤어져여서 였을까요.

더하여 이런말을하면 부정적인 의견을 성토하시리란걸 짐작합니다만 그래도 제 삐뚤어진 마음에는 학번조차 불만스러웠습니다. 12학번이시면 이제 대학에 와서 2년차에 접어든 아직 가르치기 보단 배워야할 것이 많은 때라 생각하는데 조급한게 아닌가. 물론 나이로 학식과 생각을 논할 수는 없지만 그냥 이건 제 비뚤어진 마음이라고 여기시고 기꺼이 미워해 주십시오.

다만 정말 저로서는
부산대학을 대표하는 저 자보가 걱정스럽습니다.

홧집에가서 맡반찬만 먹고나온 것 같은 자보의 내용을 보며
우리는 이래서 되는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원래 이런 비난적이고 비뚤어진 글을 잘 쓰진않는데
내일 아침이면 공론화되고 페북에도 올라올까 걱정되는 마음에 공론을 권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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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번이 낮다고 걸고 넘어지시는거 좀 불편하네요 대학와서 이년이면 사람에 따라서 얼마든지 볼만큼 볼수도 배울만큼 배울수 있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자신의 의견을 대자보로 표출하는 건 그 자신의 자유입니다
  • @따따땃
    공감하네요 추천드릴게요
  • @따따땃
    시에라글쓴이
    2013.12.14 01:56
    저도 글쓴이지만 맞는말씀이고 공감해서 추천드릴게요
  • 어떤 생각이신지는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저는 저 '치기 어린' 자보만으로도 아직까지 한국의 대학 사회와 부산대학교에서 희망이 있음을 느낍니다. 저 학우분들의 용기를 계기로 이제 수많은 의견이 쏟아져나올 것으로 믿습니다. '충분한 사전조사와 철저한 법제적 지식을 정돈되고 논리정연한 어조로 주장'하는 학우분들이 그 중에 한 명도 존재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존재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존재한다면, 그 분들의 주장을 이끌어낸 최초의 학생 분들께 고마워해야 할 것입니다.

  • @베이스
    시에라글쓴이
    2013.12.14 02:00
    논의를 본격화하는 마중물의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전망, 옳은 관측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자보를 통한 의견표출이나 의사소통의 시도는 당연히 존중받고 더해서 장려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지금의 시국에서 그것이 가지는 대표성의 무게가 너무 과한 것 아니었나 하는 걱정이 듭니다.
  • @베이스
    2013.12.14 02:08
    글쓴분 의견에도, 이 댓글에도 동의합니다 :)
    그시절에도 초등학생들이 '언니 오빠에게 총부리를 겨누지 마세요' 라고 했다지 않아요. 직접 나서진 않았지만 시위대에게 먹을거리를 싸 나르며 돕는 여성들도 있었구요.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능력껏 행동하는 모습이 모여 큰 뜻을 이룰 것입니다!
  • @sayaka
    시에라글쓴이
    2013.12.14 02:13
    좋아요~
  • 감성에 호소하는 글이긴하네요
  • 글쓴이 추신입니다.저만 이런생각하는줄 알았는데 밑에 익명게시판으로 올라옴 자보내용 글에 다른분들이 글솜씨와 논거에 비판이 많네요. 사실 저 긴글을 누가 인터넷에 이밤에 올렸겠습니까.. 감명받은 누군가가 그 앞에서 폰으로 한자한자 옮겼을까요? 대략 비숫한 논지의 비판이많고 사실 학번 문제 자체도 글이 조악해서 학번을 보고 눈살이 찌푸려지는거지 글이 훌륭했다면 학번을 보고 감탄을 하지 않았을까요. 본인둘이 맡은 그 첫 역할을 그 무게와 가치를 감당할 수 있는 누군가에게 맡겼더라면 좋지않았을까 아쉬운 생각에 몇자 덧붙입니다. 사실 저도 댓글 다신 어느분 처럼 한문단 읽고는 조악해서 더이상 읽질 못했었습니다. 동조하는 댓글들에 기고만장해보일까봐 미리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저글로 다른 학교와 비교당하기엔 본교 소속으로 함께 비교당할 본인에게도 억울함이 가시질 않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 제가 느낀 불편함과는 다르네요
    다들 고려대생을 처음으로 해서 대자보를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안녕하지 못함은 올해의 일만은
    아니였지 않습니까? 대학생 시국선언이나 여러 단체의 행동들도 여럿 있었고요. 무언가 속에 있는
    말을 하고 싶지만, 이로 인한 여파와 압력때문에 다들 소극적이었다고 봅니다. 아무리 봐도 잘못된거
    같은데, 잘못되었다 말을 하면 '종북'으로 몰아가는 사회가 '처음'이 되기 힘들게 만들었죠.
    '처음'에게 필요한건 유려한 글솜씨나 화려한 언어능력이 아닌 실천할 수 있는 '용기'이고
    이것이 다른 이들이 행동할 수 있게 만들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 글솜씨와 진정성을 떠나 그들이, 후배들이 선배이고 형인 저도 감히 못하는 일을 용기내어 이름을 걸고 누군가에게 자기의 소리를 낸다는 것 자체가 칭친받고 다른사람들이 무언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잘하고 못하고가 중요하다기보다는 그 용기와 열정에 박수를 쳐주고싶단 말입니다.

    저 자신은 부끄럽고 창피하지만 이런 후배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미안합니다.
  • 2013.12.14 09:00
    대표성의 무게에서 아쉬움이 있다는것을 공감하지 못하는건 아니지만 용기내어 시도를 했다는거에 박수를, 글쓴이 의도대로 관심을 가지자는 의미는 충분히 전달되고 공감을 얻고 있으니 격려해주고 싶네요
  • 2013.12.14 14:08

    글세요 대표성 문제를 걸고 넘어지는게 잘 이해가 안갑니다. 말씀하신대로 자보든 무엇이든 개인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자유입니다. 여기서 자보의 논리적인 수준이나 글 솜씨가 떨어져보인다고, 그래서 학교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시는 건데. 우선 자보는 절대 학교를 대표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글쓴 분의 생각이구요,  너무 남의 시선을 의식한 것 같네요. 상당히 전체주의적인 발상인 것 같구요.(집단에 속한 사람은 집단의 명예, 권위, 이미지를 감안해 행동해야 한다는) 만약 정말 이 글의 수준을 보고 부산대학교 전체의 수준이라 인식하는 사람이 있다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하는 것이구요, 자보 쓴 분이 이름을 거는건 단지 자신의 소속을 밝혀서 글에 대한 책임을 보여주는거죠. 더 중요한 것은 자보의 논리성이나 글 솜씨가 아니라, 이게 자보 몇 장, 좋아요 몇개로 끝나는게 아니라 더 많은 학생들의 자각을 이끌어내고, 행동으로 옯겨지는 것이 아닐까요

  • 2013.12.14 14:09
    자보는 개인의 감정 표현일수도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고, 일종의 시국선언이라 보는건 지나친 생각 같습니다.
  • @크크
    좋은의견감사합니다^^ 다맞는말씀이시고 다만 현재의 시국상 시국선언적인 성격이 더 분명해지고 있는건 맞눈것 같습니다 범 국민적인 운동으로 번지는걸 보니 저도 가슴이 뿌듯하네요 그 형태가 어떻든간에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범 정부적인 폭력은 이 사회에서 지양되어야합니다!
  • 2013.12.14 14:17
    만약 자보의 내용이 정말 모순적이고 지나치게 감성적이라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외면받고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해 소멸하겠죠. 이러한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공론의 장이 마련되는게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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