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되고 있고 학우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점이 많은데 빠르게 입장을 밝히지 못한 부분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아르바이트 일정 때문에 이제 집에 돌아와서 글을 확인했습니다.)
지금부터 한 치에 거짓없이 솔직하게 말씀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1. 학생들에게 개별 학교마다 학생회라는 조직이 있듯이 교수님들에게도 교수회라는 조직이 있습니다. 나아가 각 개별 학생회가 연대하는 한대련과 같은 전국 조직처럼 교수회에도 전국적인 조직인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이하 국교련)라는 조직이 있습니다. 작년 이병운 교수(국어교육과 교수)가 부산대학교 교수회장으로 선출되었고, 올해 국교련 상임회장으로 당선되셨습니다. 이에 부산대학교가 국교련의 회장교가 되었습니다. 이병운교수님께서는 저의 지도교수님이셨고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분이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고, 저에게 국교련에서 실무를 맡을 사람이 필요하다며 도움을 구하셨고 그래서 저는 2012년 국교련 실무간사(공무원이 아닌 조직에서 채용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1) 교과부에서는 국립대학을 장악하기 위한 대학선진화 방안을 제시하며, 교과부와의 MOU체결을 압박하고 나아가 학칙개정(학칙에 명시된 직선제 조항폐지)까지 강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 국교련에서는 교과부의 대학 선진화 방안에 반대하며, 국립대학의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40여개 가입대학 교수회에서 힘 있게 싸워나가고 있고 저 역시 구성원으로서 열심히 업무를 돕고 있습니다.
3) 그 과정에서 국립대학 선진화 방안에 관한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4) 이 활동들을 통해서 느꼈던 점은 40개 중 이미 35개교는 교과부와의 MOU를 체결하였습니다. 사실 교과부와 MOU를 체결한다고 해서 총장직선제를 즉시 폐지해야하는 것은 아니고, MOU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교과부의 대학선진화 방안을 긍정적으로 수용한다는 추상적인 문구가 많기에 이를 명분 삼아 소나기를 피하자는 입장으로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MOU를 체결한 상황입니다.
5) 그래서 현재 교과부와 MOU를 체결하였지만, 총장직선제를 폐지한 학교는 없으며 체결한 대학은 대부분 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 대상이 되었습니다.
6) 우선 너무 분노스러웠습니다. 40개교가 함께 이 문제를 공감하고 싸워나가야하지만, 현실적인 제약 앞에서 굴복했고 유일하게 5개 대학 만이 마지막까지 외로이 버티고 있는 상황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7) 교과부와의 MOU를 체결하지 않으면 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에서 탈락할 것이라는 전망은 2011년 말부터 가지고 있었습니다. (선정대학1순위와 최저순위 대학 간의 점수 차가 0.XX의 소수점 차이인데, 총장직선제를 폐지한 학교에 5점의 가산을 함)
8) 하지만 학교본부와 교수회는 이에 대해 교과부를 규탄하고 이주호 교과부 장관 불신임까지 선언했지만 교과부는 오히려 더욱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교과부는 지난 부산대학교 총장 부정 선거 파행을 사례로 총장직선제 폐지를 전국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고, 이에 사실 부산대학교는 명분을 상실한 상황이었습니다.
9) 그래서 대학본부는 자체적 노력을 통해 이를 극복해가겠다는 입장이었고, 2012년 등록금 5%인하, 장학금비율조정, 교육역량강화사업탈락을 통해서 막대한 재정적 타격을 받은 상황이었습니다.
10) 이 상황에서 저는 또 한 번 분노스러웠습니다. 등록금을 5% 인하하여 모든 단위에서 예산이 삭감되었으나 대학평의원회 예산은 삭감되지 않았고, 학우들이 온전히 피해를 입는 교육역량강화사업에 대한 대책, 나아가 장학금 상향 조정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11) 대학본부와 총학생회가 66억이라는 거대 예산이 삭감되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를 학내구성원인 학생들에게 알리고 소통하는 절차없이 MOU체결을 거부함으로써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우들에게 돌아왔고, 저는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생각했습니다.
12) 그래서 저는 용기있게 글을 쓴 것입니다. 사실 국교련에서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 이러한 글을 쓰는 게 많이 힘들었습니다. 아마 이 일로 제 입장이 난처해 질 수도 있지만 이는 학내구성원 모두가 알아야 할 사안이고, 부산대학교 한 학우로서 꼭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게 된 것입니다.
13) 저는 교과부의 치졸한 만행을 두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외적, 대내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외적으로는 학교본부-학생-교수 3주체가 힘을 모아 교과부에 입장을 밝히고 대내적으로는 이미 배정에서 제외된 교육역량강화사업비 66억에 대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14) 학내 구성원은 학교본부-학생-교수 3주체입니다. 하지만 힘을 모아 대응해 가야할 이 시점에 3주체가 모두 고통 부담을 나눠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형국은 그 피해가 학우들에게만 집중되어 있어 문제제기를 한 것입니다.
15) 나아가 총학생회에 대해서는 입장이 다음과 같습니다. 개교 이래 이렇게 많은 규모의 예산이 학우들에게 피해로 다가간 적이 없었습니다. 이 중대한 사안에 대해 학우들과의 공론화 과정을 통해 소통하는 과정이 없었고,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조차 논의되지 않은 지지 성명서를 낸 모습을 보고 부족함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16) 제가 작년 총학생회 후보였기에 44대 총학생회에 대해 부정적인 견지를 갖고 비판을 목적으로 선동하려했던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저는 44대 총학생회가 학우들을 위해 하고 있는 수많은 사업에 지지를 표하고, 실제 3월에 있었던 임진대첩에도 참가했었습니다.
17) 한 때 총학생회 후보였지만 지금은 부산대학교 한 학우이고, 저 역시도 의사를 개진할 자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후보였다는 과거가, 낙선했다는 점이 제가 펴는 주장을 왜곡하는 것 같아 솔직히 속상합니다.
18) 나아가 제가 작년에 선거에서 보여드렸던 부족했던 모습에 비해, 정말 많은 학우분들께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나름대로 학우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하고 싶었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저를 지지해주셨던 많은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했고, 그 분들이 주신 표를 헛되이 하지 않은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 제 생각이나 행동이 부족했다면 정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19) 또한 작년 선거 당시 네거티브를 통해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린 부분에 대해 입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솔직히 선거기간동안 이성적인 판단에 이끌리기보다는 감정적이 판단이 저를 압도했던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 때 당시에는 후보자의 당적을 알리는 것이 네거티브이기보다는 학우들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제 스스로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학우여러분께 부끄러웠던 선거를 보여드린 점 정말 사과드립니다. 나아가 만나 주시지 않은 분 말고는 총학생회 분들을 만나 뵙고 진심으로 사과를 드렸습니다. 모두에게 죄송스럽습니다.
20) 또 상경전/경상전 STAFF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두 단과대학이 공동으로 출범식을 준비하다보니 특정 단대에서 단장을 맡는 것이 곤란하다는 입장이 있었고, 이에 총학생회에 도움을 청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듣고, 제가 결코 경험이나 능력이 뛰어나서라기보다 두 단과대학과는 무관한 중립적인 사람을 찾고 있었고, 개인적으로 단대 회장과 친분이 있는 제가 두 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에 자진해서 그 자리를 맡게 되었습니다.
21) 우선, 경제통상대학과 경영대학 학우가 아닌 제가 단장을 하게 된 점은 경솔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고 그 당시에는 두 단과대학을 돕기 위해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 밖에는 없었습니다. 의도하지 않게 두 단대 학생회장님, 그리고 학우 여러분께 피해를 드린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을 표합니다.
22) '정치적 중립'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정치는 우리사회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고 저 역시 지극히 정치적인 사람입니다. 제가 선거 때 말했던 정치적 중립이란, 정치의 부재, 정치에 대한 묵인이나 무관심이 아니었습니다. 편중된 정치적 입장이 아닌 균형있는, 중립적인 관점에서 정치적 입장을 가지겠다는 의미였습니다. 저는 사범대 학생회장 시절, 사범대 학우들이 처해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차례의 지역집회, 1차례의 상경집회를 진행했고 정치적 행동을 통해 우리 학우들이 처해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학우들의 권익과 관련한 문제라면 좌-우의 이념논쟁을 떠나서 적극적 참여로 우리의 권리를 지켜나는 것을 지지합니다.
23) 우리 대학은 앞으로 9월 달에 있을 부실대학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될 또 다른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 문제 역시 부산대학교의 위상, 대학 구성원 모두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사안입니다. 앞으로 힘을 모아 이 문제를 힘있게 해결해 나가고,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4) 마지막으로 사실 눈치도 많이보이고, 조심스럽지만 저는 부산대학교의 한 학우로서 학교의 위상, 학우들의 권리가 위협 받는 상황이라면 앞으로도 계속 이를 알려나가는 활동을 할 것입니다.
또한 저는 뉴라이트 계열의 학생도, 특정정당의 학생도, 대학본부 쪽 사람도 절대 아닙니다.
44대 선거 역시도 어떠한 조직의 지원을 받은 적이 결코 없고, 뜻을 함께했던 지인들과 만들어갔던 선거였습니다. 이런 의혹이 일고 있는 것 같아 제 목숨을 걸고, 명백하게 말씀드립니다. 저는 그냥 부산대학교 학우입니다.
또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저도 사람이기에 게시판에 올라오는 수많은 비난들에 대해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공개된 한 개인이지만, 게시판은 익명이기에 저는 보이지 않은 학우들에게 비난받고 있는 이 상황이 좀 견디기 어렵습니다. 저에 대한 비판은 언제든지 해주셔도 좋지만, 근거없는 추측이나 모욕적인 발언 등은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제가 음모론을 제기한다고 하시는 학우분들도 계시던데, 익명의 공간에서 근거없이 오가는 많은 글 역시 음모론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간 이후부터는 익명으로 근거없이 비판이 아닌 비난, 모욕을 목적으로 하는 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과 행동에 대한 비판은 달게 받겠습니다.
더 궁금하신 사안이 있으면 010-7157-6667로 연락주시면 성실하게 답변하겠습니다.
혹, 본인이 공개되는게 꺼려지시는 분은 jungh88@pusan.ac.kr로 메일 보내주시면 성실하게 답변하겠습니다.
덧, 학교 자유게시판의 글은 수정하도록 하며, 오해의 소지가 있는 글을 쓰지 않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저의 부족한 모습으로 말미암아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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