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주말 없이 금공을 목표로 공부하는 학우입니다.
물론 우리학교는 지방대 입니다.
한국에서 그 굴레를 벗어나는건 쉽지 않죠.
하지만, 열악한 여건을 딛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우들도 많습니다.
고학번 부터 새내기까지 말입니다.
저희 동아리 선배가 법대 나오셔서 경남지역에서 판사 하십니다.
2000년대 전반 여자선배시죠.
집이 부산이시고 남편분도 동아리 커플이어서
부산대와 동아리에 대한 애착이 많으십니다.
선배들 모시고 하는 행사에 꼬박꼬박 오셔서 후배들 챙겨주시죠.
적어도 제가아는 선에서는
성실히 대학생활 보내고 그에 합당한 성과를 얻은 분들은
자신이 20대를 보낸 부산대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있었습니다.
특히 이 지역에서 자리잡으신 분들은 네트워크라는게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에 많은 관심을 가지시더군요.
한가지 생각해보죠.
서울대라고 해서 과연 좌절감이 없을까요?
서울대 법대를 나와서도 평범한 샐러리맨의 삶을 살아가는 분들도
있습니다. 많은 경우 이들은 학벌이 오히려 족쇄가 된다고 하더군요.
서울대라도 경영, 사회과학대 라면 모를까 법대라면 일반 대기업이 과연 눈에 찰까요?
또 주변에서도 한마디씩 묻는 답니다. 왜 서울법대 나와서 회사다니냐고요.
임원승진 확률이 높다고 해도 모든 대기업의 임원이 서울대인 것도 아니고
오히려 부산대가 더 많은 경우도 있습니다.
누구나 선망하는 판검사, 전문직, 대기업 임원이 되는데 있어서
결국 중요한 것은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산대 학생들이 학창시절 공부를 못해서 부산대를 온것도 아니고
나름대로 공부잘했다는 소리를 들었던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중앙도서관에서 보면,
주말이든 방학이든 책을 붙잡고 있는 학우들이 많습니다.
부산대가 지방대라는 이유로 또는 내가 이 학교를 다닌다는 이유로
소위 인서울학교들의 야유나 일부 부산대 학생들의 자기비하를
부산대 접체 학우들에게 덮어씌울수는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스스로 우리의 모교인 부산대학교를 비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은
선비질이나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부산대학교의 인맥과 파워는 지금도 도서관에서 땀흘리며 공부하는 학우들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일부 학우분들 처럼
부산대 학생 스스로가 부산대를 비하함으로써 더욱더 학교 이미지가 추락하면
열심히 하는 분들까지 좌절하게됩니다.
그렇게되면 학교 전체가 열심히 해보자는 분위기 보다는
몇몇 의지가 강한 학생들만이 좋은 성과를 거두게 되고
결국 인서울 훌리들이 말하는 것 처럼
인풋이 바닥치니 아웃풋도 바닥치는 결과를 불러오게 됩니다.
표현의 자유라는 것이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기분이나 내면의 생각을 모두 표현하지 않는 것은
타인에 대한 배려심 때문입니다.
그리고 열정적인 사람들 옆에 있다보면 그 자신도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은 부지기수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서울대가 왜 서울대 이겠습니까?
2-3학년때부터 사시, 외시, 행시, 금공 준비하는 것이 당연한 분위기에서
도전하는 학생들 수가 많아지고
사회고위층에 오르는 사람이 많아져 후배들에게 선례가 되니까
새로들어오는 학생들도 무언가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수능점수나 학벌로 인생이 판가름나는 거라면 판사하고 계시는 저희 동아리 선배는 뭔가요?
사법시험 성적이 10등 안이었습니다.
오래 사귄 남자친구와 결혼하려고 서울지역 판사 일명 경판 안하시고
남친 직장이 있는 창원으로 오신거였습니다.
선배께서 술자리에서 후배들 격려하면서 하신 말이
적어도 법대에서는 다수의 학생들이 2-3학년이 되면 사법고시에 도전했다고 합니다.
제가 알기론 로스쿨 논의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
법대 정원이 100명인가 120명인데
300명 넘어가는 정원 가진 인서울 명문법대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잇었던 것은
무언가에 도전하고 뼈를 깎는 노력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학교가 잘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나 자신이 열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미래를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학교에 대한 열등감과 자괴감이 있더라도
지방잡대니 뭐니 밖으로 과격하게 표출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거국 입결 추락 분위기 속에서 불안해 하는 학우들이 있고
그런글 보면 더 힘빠집니다.
저도 금융공기업 준비하고 있습니다만,
그런 글볼때마다 좀 짜증납니다.
제가 목표로 하는 곳은 다들 짐작하시겠지만,
서고연서성부경 이렇게 7개 학교에만 원서가 가는 곳입니다.
여기에 매년 1명 이상 입사한다는 것 만으로도 높은 수준의 학교라는 증표가 되죠.
작년에 선배가 여기에 들어가셔서 준비하고자 하는 후배들 술 한잔 사주면서
많은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그럴때 마다 용기가 납니다.
매일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공부하다가도
우리 선배님들이 거기 계시니까 내가 열심히만 하면 들어갈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보면서 버티고 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금공, 각종 전문자격사 시험 등을 준비하는 분들도
피말리는 심정으로 공부하고 있을겁니다.
만약 합격을 하고 난 다음,
누군가 내가 걸어온 길을 가고자 할때
가장먼저 챙기는 것이 학교에서 제가 하는 말 한마디라도
들으려고 하는 동기, 후배들 아니겠습니까?
학교에 대한 비하적 발언의 동기는 모르겠으나,
부산대학생으로서 무언가를 이루려고 하는 다른 학우들을 좌절시키고
후배들에게
부산대 주제에 내가 무슨 금공을 가고 전문직을 하겠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면
결국 일부 학교를 비하하는 학우분들께서도
패배의식이 가득하고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졸업할수 밖에 없을 겁니다.
말이 너무 길어졌네요.
2년 넘게 피가 마르는 심정으로 공부해서
부산대를 빛낸다는거 까지는 아니지만
최소한 동문들에게 도움은 되고싶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저로서는
부산대생 스스로가
학교를 비하하는 글들을 보면 정말 힘이 많이 빠지다 보니
좀 길어졌나 봅니다.
저와 같이 이런글 보면 힘빠지는 다른 학우님들도 아마 많을 것입니다.
물론 직업이 그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판사, 금공 다니는 선배님들 보면서
나도 열심히 해서 저렇게 되야지 하는 다짐을 해봅니다.
그 분들이 모두 부산대 동문이기에
저도 할수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는 것이지요.
부디 인터넷에서
학교를 비하함으로써 저같이 힘들게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을 순간적이나마 좌절하게 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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