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다가 길에 떨어진 만원을 주웠습니다
근처 30미터 이내엔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 때 취할 수 있는 가장 옳은 행위는 무엇일까요?
1. 도로 바닥에 놓고 가던 길 간다
2. 주워서 가진 다음 유니세프에 만원 기증
3. 먹음
경찰서는 오바같고
전 1번 2번 고민하다 1번을 택했습니다.
사소하지만 재밌는 토론거리지 않나요 ㅎㅎ
길가다가 길에 떨어진 만원을 주웠습니다
근처 30미터 이내엔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 때 취할 수 있는 가장 옳은 행위는 무엇일까요?
1. 도로 바닥에 놓고 가던 길 간다
2. 주워서 가진 다음 유니세프에 만원 기증
3. 먹음
사소하지만 재밌는 토론거리지 않나요 ㅎㅎ
3번도 어찌보면 나쁘다고 볼 순 없지요
주인이 찾으리란 보장이 없고 남이 쓸 가능성이나 아예 돈이 없어질 가능성도 높으므로 자신이 쓰고 행복해 지는것도 좋은것일 수도 있죠
크... 저도 이런 비슷한 생각이 들어서요 ㅋㅋ
일단 남의 물건을 가지고 쓴다는 것 자체가 정의에 어긋나는데
사회 전체에는 2,3번이 더 좋을 수 있다는 생각이죠
본문에서 세 가지의 선택지에 대해서 칸트적 관점으로 사유를 해보지요 역순으로 하겠습니다
주운 만원을 자신이 취하는 행위는 칸트의 의무론적 윤리관에 전적으로 위배됩니다 사회구성원 중에서 누구라도 돈을 잃어버린 주인이 마음아파하는 것을 모른척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돈을 써버리는 것은 옳은 행위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유니세프에 만원을 기증한다 혹은 경찰서에 갖다 준다 등등 이러한 행위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이것은 아시다시피 칸트의 기준에서는 자신의 도덕적 만족을 충족시키려는 행위, 즉 무언가를 위한 수단적 행위입니다. 이것 또한 옳은 행위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도로 바닥에 놓고 가던 길을 가는 1번의 행위에 대해서 칸트의 원리를 끌어오더라도 이것이 선한 행위라고 확답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도로 바닥에 놓고 가던 길을 간다는 것은 돈을 내가 주웠을 때 그것이 어떠한 방법으로든 수단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을 회피하기 위함으로써 내 눈 앞에 펼쳐진 이 상황에 대해서 탈출하려는 일종의 도덕적 결단의 포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돈을 놔두고 가면 다시 주인이 찾아갈 수 있다라고 주장할 수도 있는데 이것은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그럼 만약 칸트라면 어떻게 하였을까? 생각해봤는데 아마도 주인을 찾아주려고 했을 것 같네요 그 방법은 현대적으로는 경찰서에 갖다준다거나 시간이 허락한다면 그 자리에서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이겠죠
그러나 이러한 행위의 근저에는 당연히 이성의 정언명령에의 복종이 자리잡고 있어야겠죠 점유이탈물은 본 주인에게 돌아가는 것이 보편적으로 옳기 때문에,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그것을 실행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칸트의 도덕원리에 대해서 분석해보면 대부분 말장난이기때문에, 이것을 구체적 사례에 적용시키기가 힘듭니다 제 생각에는 이런 것들이 아퀴나스처럼 유비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이거나 비트겐슈타인이 생각한 것처럼 언어의 한계를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네요
추가로 1번의 행위가 공리적 관점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설득시켜 보겠습니다.
한 남자가 길을 가다가 바닥에 떨어진 만원을 발견했습니다.
논거의 명료함을 위해서 선택지는 그냥 놔두고 가던 길을 가는 1번의 행위(a)와 그 이외의 모든 상황(b)으로 가정하겠습니다.
남자는 무조건 놔두고 가던 길을 가거나, 혹은 그러지 않을 것입니다. 단 두 가지 행위만을 할 것입니다.
일단 돈을 습득한 남자는 생각할 것입니다. '먹을까 말까'
이어서 돈을 잃어버린 주인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겁니다.
머지않아 내가 이 만원을 취해서 나에게 일정량의 공리가 발생한다면,
돈을 잃어버린 주인에게도 똑같은 양의 공리가 소실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겁니다.
나는 가난하고, 돈의 주인은 부유하기 때문에 만원이라는 특정 금액에 대해서 공리의 양이 다르게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은 여기서 고려될 수가 없겠죠 어느 누구도 주장할 수 없는 불확실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나의 공리와 타인의 공리가 아주 똑같은 양으로 부딪힙니다
벤담이 여러 형태로 나타나는 공리들을 계량화할 수 있다고는 하였지만, 여기서는 그것이 문제가 아니고 공리가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가라는 점은 누구도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내가 주운 돈에 돈 주인의 인적사항이 적혀있어서 그의 재력을 알 수 있다면 나의 공리와 그의 공리는 벤담의 기준에서는 계산이 될 것이고 내가 돈을 먹는게 사회 전체 공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계산하여 나의 행위의 근거로 삼겠죠
그러나 자신의 공리가 타인의 공리보다 우선된다는 주장은 전개할 수 없습니다
공리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바의 극점에는 사회전체의 이익, 즉 최대효용이 자리잡고 있죠
개인의 공리가 사회 전체의 최대한의 공리로 귀결되기 때문에 개인의 공리를 우선하는 것이지, 타인의 공리와 개인의 공리가 똑같을 경우에는 어떻게 하라는 근거는 도덕입법원리서설에도 없고 자유론에도 없습니다
다시 돌아가서 내가 이 돈을 먹으면 누군가는 딱 그만큼의 손해를 본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나의 공리가 상승하더라도 멀지 않은 타인의 공리가 그만큼 감소하기 때문에, 당장 사회전체에는 이익이 될 수 없다고 행위주체는 생각할 겁니다. 그래서 행위주체는 필연적으로 나의 공리든 타인의 공리든 상승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은 없을까 생각하게 될 것이고 아마도 긴 시간이 지나지않아서 그냥 놔두고 가는게 가장 효율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돈을 내가 먹으면 무조건 주인의 공리는 감소합니다 그 감소한 양만큼 나의 공리는 상승하고 결국 제로섬이죠
그런데 내가 먹지 않고 놔두고 가면, 그 돈을 가져갈 사람은 딱 둘 뿐입니다. 주인 혹은 그 이외의 모든 사람.
아주 극악의 확률로 만약에 주인이 가져갈 경우 그의 공리는 상승할 것이고(원래 자신의 돈이었으므로 공리에는 변동이 없다는 점도 생각해볼 수 있으나 너무 복잡해지므로 제외), 타인이 가져간다면 내가 가져간 것과 동일한 결과가 나옵니다. 주운 사람의 공리는 상승, 주인의 공리는 같은 양으로 소실.
그러므로 공리적 관점을 행위의 근거로 삼은 행위주체가 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선택은 확률에 의존하여 돈을 놔두고 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여기서의 '확률'은 만원에 대해서 공리가 다르게 발생할 수도 있다는 사실 같은 '불확실성'과는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그리고 밀이 생각한것처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러한 행위들이 모여서 길에 떨어진 돈에 대해서 아무도 줍지 않아서 주인이 다시 찾아갈 수 있게끔하는 사회의 암묵적 합의가 이루어져서 바람직한 사회가 만들어지는 아주 긍정적 효과도 발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공리의 사회전체효용에 관해서 잘설명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이 1번의 시나리오는 어떻게보면(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주인이 찾아간다면 공리적으로 해결가능하겠네요
전제하신것과는 벗어나는 내용이지만 공리의 계량화에대해서
쇼펜하우어가 한말이 생각나 옮겨봅니다.
"기쁨은 예상보다 못하고, 고통은 예상보다 훨씬 더 괴로운 법이다.
사람들은 이 세상에는 쾌락이 더 많다고 얘기하기도 하고,
고통과 쾌락의 양이 비슷하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다른동물을 잡아먹는 동물의 쾌감과 그 동물에게 산채로 뜯어 먹히는 동물의 고통을
한 번 비교해보고 판단하면 될 것이다." 『부록과 첨가』
공리의 양이라는것이 참 애매한것 같습니다. 일각에서는 공리의 양을 아무런 기준없이 합산하는것이
민주적인 방법이라 설명하는데 (마치 투표권을 재산과 지위에 관계없이 1표씩 주는것처럼 )
이런식으로 계산하면 절대다수가 소수를 억압해버리는 결과가 나오게 될수도있습니다.
과연 이것은 사회전체에 장기적 이익인가에대해서도 논란이 많이 있을거라 생각이 드네요~
"자유라고 부를수있는 자유는 다른 사람들의 이익을 빼앗으려 하거나 이익을 얻으려는 다른 사람들의
노력을 방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자유뿐이다" 밀 『자유론 On Liberty』
이상에서 본것처럼 공리의 양이같지않다고 가정하면 (제생각) 주인이 오길 바라며 그냥 지나치는것은 불가능하겠네요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있는 사회적으로 보든 칸트와 공리적 관점에서 위반되는것들을 지워나간다면
전 아무래도 선하다라고 할만한것은 말씀하신것처럼
떨어진 돈 옆에 주인이 올때까지 기다렸다가 (도덕적 의무 이행)
잃었던 주인이 돈을 찾아감 (공리적 이익 발생)
방법적 차이겠지만, 설명하신것과 조금 비슷한것같네요
이상으로 제 생각을 주저리 주저리 옮겨보았습니다.
좋은 의견있으시면 나누길 희망합니다.
근처 300m에 사람 카메라가 없으면 3번이요 선한건 1번?
제목에 선한 것과 글의 옳은 것은 좀 뉘앙스의 차이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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