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글 우리 민주주의

유니구로
  • 2015.08.18. 00:14
  • 2554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는 희생으로 얻어낸 것임을 잊었습니다.

바로 지척에 기념비와 기념관을 두고도 여기가 부마항쟁의 시발점인걸 잊고 지냈습니다.

그 만큼 이 소식은 충격적이고 또 죄송한 마음이 들게 합니다.

다른 학생들에게 학교 총장 직선제에 대한 관심과 본격적인 성토를 강요할 수는 없지만, 우리 대학의 교수가 목숨걸고 말하려고 했던 것에 대해 적어도 한번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흘러 잊혀질 하나의 이슈거리로 남지 않길 바랍니다.

또 그 분의 선택이 부디 헛된것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아래는 고 교수님의 유서 전문입니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희생이 필요하다면 감당하겠다.

드디어 직선제로 선출된 부산대학교 총장이 처음의 약속을 여러 번 번복하더니 최종적으로 총장직선제 포기를 선언하고 교육부 방침대로 일종의 총장간선제 수순 밟기에 들어갔다. 부산대학교는 현대사에서 민주주의 수호의 최후 보루 중 하나였는데, 참담한 심정일 뿐이다.

문제는 현 상황에서 교육부의 방침대로 일종의 간선제로 총장 후보를 선출해서 올려도 시국선언 전력 등을 문제 삼아 여러 국·공립대에서 올린 총장 후보를 총장으로 임용하지 않아 대학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란 점이다. 교육부의 방침대로 총장 후보를 선출해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후보를 임용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대학의 자율성은 전혀 없고 대학에서 총장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부터 오직 교육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이다. 이는 민주주의 심각한 훼손이 아닐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에 대한 인식이 대학과 사회 전반적으로 너무 무뎌있다는 점이다. 국정원 사건부터 무뎌있는 게 우리의 현실 아닌가. 교묘하게 민주주의는 억압되어 있는데 무뎌져 있는 것이다. 진정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상황이 이렇다면, 대학에서의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서는 오직 총장직선제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말이 된다. 민주주의 수호의 최후 보루 중 하나이며 국·공립대를 대표하는 위상을 지닌 부산대학교가 이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그래야 지금이라도 이런 참당한 상황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현대사를 봐도 부산대학교는 그런 역할의 중심에 서 있었다.

 

총장직선제 수호를 위해서 여러 교수들이 농성 등 많은 수고로움을 감당하고 교수총투표를 통해 총장직선제에 대한 뜻이 여러 차례, 갈수록 분명히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총장간선제 수순 밟기에 들어가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너무 무뎌있다는 방증이다. 대학 내 절대권력을 가진 총장은 일종의 독재를 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교수회장이 무기한 단식농성이 들어갔고, 오늘 12일째이다. 그런데도 휴가를 떠났다 돌아온 총장은 아무 반응이 없다. 기가 찰 노릇이다.

 

그렇다면, 이제 방법은 충격요법밖에 없다. 메일을 통해 전체 교수들에게 그 뜻을 전하는 것은 내부적으로 교수끼리 보는 방법으로 이미 전체교수 투표를 통해 확인한 바 있는 상황에서 별 소용이 없다. 늘 그랬다.사회 민주화를 위해 시국선언 등을 해도 별 소용이 없다. 나도 그동안 이를 위해 시국선언에 여러 번 참여한 적이 있지만, 개선된 것을 보고 듣지 못했다. 그것보다는 8·90년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방식으로 유인물을 뿌리는 게 보다 오히려 새롭게 관심을 끌 것이다.지금의 상황은 진정한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지난 날 민주화 투쟁의 방식이 충격요법으로 더 효과적일지도 모른다. 그 희생이 필요하다면 감당하겠다. 근래 자기 관리를 제대로 못한 내 자신 부끄러운 존재이지만. 그래도 그 희생이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그 몫을 담당하겠다.

 

대학의 민주화는 진정한 민주주의 수호의 최후의 보루이다. 그래서 중요하고 그 역할을 부산대학교가 담당해야 하며, 희생이 필요하다면 그걸 감당할 사람이 해야 한다. 그래야 무뎌져 있는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이 각성이 되고 진정한 대학의 민주화 나아가 사회의 민주화가 굳건해 질 것이다.

 

아래는 관련 뉴스입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01&aid=0007797004

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000327&pDate=20150817

권한이 없습니다.
댓글 7
아커만 15.08.18. 00:28
공감합니다
0 0
내가제일잘나가 15.08.18. 00:30
반성합니다
0 0
ILJe 15.08.18. 01:37
아....이런 충격요법이 최후의 수단이 되버린 현실이라니...
1 0
이슬머금은함박꽃나무 15.08.18. 01:57
교수님의 명복을 빕니다...
0 0
*''* 15.08.18. 02:15
교수님의 명복을 빕니다.. 교수님 유서 전문을 읽으면서 민주주의 수호에 대한 부산대학생으로서, 이 나라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마음 깊은 곳까지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교수님 존경합니다... 편히 쉬세요.
0 0
-0- 15.08.18. 02:44
교수님의 명복을 빕니다.
교수님의 희생이 헛되지 않길 빌어요 ㅠ.ㅠ
0 0
쌍용프린스 15.08.18. 08:23
교수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소중한것을 느꼈습니다. 감사합니다. 명복을 빕니다.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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