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부산대 로스쿨 특혜입학의혹 몇달째 방치

더러운 벚나무2016.04.24 13:45조회 수 1074추천 수 2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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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제기된 의혹도 해소 않으면서 개선책 신뢰 얻을 수 있나" 지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들의 자녀가 부산대 로스쿨에 특혜 입학했다는 의혹이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처음 제기된 가운데 교육당국은 이와 관련해 여태껏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최근 사법시험 폐지 유예 논란 이후 로스쿨 신입생 선발체제의 공정성을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국감에서 제기된 논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으면서 공정성 대책을 내놓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14일 교육당국 등에 따르면, 부산대 로스쿨 교수들의 자녀에 대한 특혜입학 의혹은 10월 초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립대 국정감사에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불과 3년 사이에 부산대 로스쿨 교수 2명의 자녀 3명이 아버지가 교수로 있는 부산대 로스쿨에 입학했다"며 특혜입학 의혹을 제기하면서 입시 관련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안홍배 부산대 총장직무대리는 이런 지적에 "자료 제출을 바로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산대 로스쿨은 국감이 끝나자 국회와 교육부에 해당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감에서는 군사·외교와 같은 국가기밀 사항을 제외하고 반드시 의원들의 자료제출 요구에 응해야 한다고 국회 증언 및 감정법에 명시돼 있다. 부산대 로스쿨이 버티고 있는 사이에 사법고시 폐지 반대를 촉구하는 대학생들은 지난 9일 부산대 로스쿨 등에 입학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정보공개청구를 제기한 상태다.

사정이 이런데도 교육부는 부산대 로스쿨에 대해 조사는 고사하고, 별다른 대책도 마련하지 않다가 야당 중진 의원의 로스쿨 외압 의혹과 사시 폐지 4년 유예 문제가 불거지면서 사회적 논란이 거세지자 '로스쿨 보완·발전방안'을 급조해 지난 10일 내놨다.

교육당국은 로스쿨이 '현대판 음서제'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적지 않은 만큼 등록금 15% 인하, 신입생 선발과 학사관리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개선책을 조만간 내놓기로 했다. 그러나 교육계와 법조계 안팎에서는 국감에서 거론된 '국립대 로스쿨'의 의혹도 무려 두 달 동안 손 놓은 교육부가 과연 얼마나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겠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전국 25개 로스쿨은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7년간 입시와 관련된 감사를 아예 받지 않았다. 이 같은 감시 소홀이 수년간 이어지다 보니 특정 로스쿨을 둘러싼 특혜입학과 같은 의혹이 매년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서울의 한 주요대학 교수는 "사실 로스쿨과 관련된 각종 논란은 그동안 끊이지 않았지만 정부가 뒷짐만 진 탓에 의혹을 키운 감이 없지 않다"며 "교육당국은 이미 공론화된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하고 넘어가야 앞으로 내놓을 개선책도 권위가 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부산대 로스쿨이 해당 의원에 자료를 제출했는지 여부는 파악할 수 없다"며 "입시와 관련된 부분은 개인정보도 있기 때문에 직접 다루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해명했다.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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