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무언갈 느끼고 쓴 글

글쓴이2018.10.21 19:42조회 수 658댓글 8

    • 글자 크기

뭔가 좀 이상했다. 책 앞에 4시간 동안 앉아 있었지만 집중이 도저히 안 되는 건 일상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머리가 터질듯한 고통과 함께 헛구역질이 나왔다. 갑자기 왜? 짝사랑하던 오빠가 알고보니 애인이 있어서일까? 남자랑 담배 뻑뻑 피며 까르르 놀다가도 인터넷에선 남자를 혐오하는 글을 쓰는 언니의 이중성 때문일까? 아니면 어제 먹었던 롯데리아 때문인가? 어쩌면 그 사람들 앞에서 폭력성과 찌질함을 숨기고 위선을 보이던 내 스스로가 새삼 역겨워서일지도, 그렇게 여러 차례 헛구역질을 한 다음에, 내 인생이 극도로 혐오스러워졌다. 나는 잘 난 것도 없고, 꿈과 비전도 없이 대학에 들어와 부모님 재산을 말아먹고 있었다. 무언가를 하기엔 동기가 없었고, 안 하기엔 자원이 아까운, 계륵의 일상을 보내고 있으며, 자기 자신의 통제조차 실패한 한심한 중생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 꼴에, 내 주변 사람들은 죄다 착한 사람들이라 적절한 거짓 관계는 형성되어있었다. 흔해빠진 우울증 환자들처럼 냅다 뒤지기엔 내 자살을 슬퍼할 사람들이 많았다. 조잡하게 얼굴에 뒤집어쓴 내 위선이 나를 옥죄는 사슬이 되어 죽지도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나는 내 삶 자체가 거짓이었으며, 죽음으로 향하기엔 인질로 잡힌 사람들이 많은, 노예에 불과했다. 그 날 난 곧장 집으로 돌아가 스스로에게 날이 밝으면 정신과를 가자고 수백 번 다짐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욕설/반말시 글쓰기 권한 영구 정지10 저렴한 개불알꽃 2019.01.26
공지 식물원 이용규칙 (2018/09/30 최종 업데이트) - 학생회 관련 게시글, 댓글 가능17 흔한 달뿌리풀 2013.03.04
168347 10 쌀쌀한 삼지구엽초 2019.02.21
168346 10 부자 가지복수초 2014.12.15
168345 4 답답한 개비자나무 2016.09.07
168344 8 더러운 리아트리스 2020.04.06
168343 16 특별한 갈풀 2015.12.19
168342 1 거대한 개불알꽃 2017.05.23
168341 6 개구쟁이 아프리카봉선화 2013.12.22
168340 1 촉박한 대극 2017.08.15
168339 수석졸업여부!!!!!!!!!!!!!!1 더러운 하늘나리 2016.01.10
168338 어떻게푸나요7 즐거운 범부채 2018.04.18
168337 외모가 사람 성격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고 생각하는게8 빠른 불두화 2019.03.07
168336 .8 세련된 봉의꼬리 2018.07.07
168335 .4 화려한 살구나무 2015.07.03
168334 .8 미운 부겐빌레아 2017.06.18
168333 .18 서운한 해바라기 2017.03.22
168332 21살 문과생 9급준비 vs 교대재수 조언부탁드려요ㅠㅠ14 해맑은 벋은씀바귀 2020.09.18
168331 금융권과 기업, 적성의 문제4 해괴한 애기부들 2013.03.04
168330 미투운동과함께 떠오른 사람33 못생긴 은분취 2018.03.24
168329 수료불가?3 촉박한 수세미오이 2020.02.05
168328 열람실에서 신발 벗기6 착실한 겨우살이 2014.05.29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