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오토바이의 시동은 요즘따라 더 걸리지 않아 날 애먹였고, 그 짜증만큼이나 예열없이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왔다. 밤늦게 집으로 돌아서는 어귀에 아버지가 기다리고 계셨다.
아버진 나를 따라 들어오셨고 그 손에는 만원짜리 다섯장이 손에 쥐어져 있었다. 늘 용돈받는게 어색한 나는 괜히 모른 척도 하고 이런 거 주지 않아도 된다 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내 스트레스 때문에 괜히 가시 돋힌 말과 행동을 했던 것을 후회했다.
아버지의 사랑은 늘 이런 식이다. 가끔 이렇게 뜬금없고, 내 불만이 쌓여있을 때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내게 다가와서 나는 죄송함만 느낄 따름이다.
오늘 아침엔 어머니와 함께 나서며 잠시 눈감고 기도하는 엄마를 보았다. 필시 그 기도엔 내가 들어가 있었을 것이기에, 문틈 사이로 비치는 엄마의 얼굴을 카메라로 찍어두고 싶다고 생각했다.
못난 아들의 어깨는 약간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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