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서 생산직으로 일하는 거...
- 2019.11.07.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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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관련 학관데 취업은 안되고, 취준 기간이 길어지니까 스스로에 대한 자제력도 서서히 줄어드는 것 같아서
집 근처 식품 공장에서 생산직으로 일해보기로 했습니다. 하지 말아야할 이유가 없거든요.
제가 지원하고픈 분야가 품질쪽이라 공장에서 일하게 될테고, 여기서 일했던 경험으로 자소서에도 쓸수있을테니까...
사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일을 한지 이제 거진 일주일 가량 되어가는데.
정말 힘듭니다. 육가공품 공장이라서 햄을 만드는데 저는 포장실에 배치받아서
포장까지 완성된 제품을 박스에 10개씩 20개씩 담아서 출고하는 일을 합니다. 제가 하는 일은 박스를 접고
거기다 햄을 차곡차곡 담는 일이죠.
햄 그거, 제일무거운게 1kg짜린데 뭐 어떻겠나 싶을 수도 있지만
그 행위를 제자리에 서서 수천번 수만번 반복하니까 몸에 무리가 가더군요. 하루 종일 서있으니 다리가 시큰거리고
아래를 보고 있으니까 어깨와 목이.. 그리고 손목에도...
첫날에는 손목이 골절이라도 된듯 얼얼하게 밤새 아팠습니다ㅋ
오전, 오후 각각 쉬는 시간이 15분씩 있는데 이 시간에 물 마시고 화장실에 잠시 다녀오면 끝입니다.
업무 중에는 화장실에 갈 수가 없어요.... 컨베이어 벨트에 각자의 위치가 있고 역할이 있는데
누구 하나가 빠지면 다른 사람들이 개고생해야하거든요. 아니면 모두의 눈총과 호통을 듣고 다녀올 수는 있겠죠.
점심 시간 1시간이지만 밥 먹고 나면 40분 남짓 남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다들 핸드폰을 보거나
누워서 자거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죠..
저가 여기서 일하면서 느낀건..
여기 일하시는 이모님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겁니다. 이모님들 여기서 20년씩 일하셨다는데 아침 7시반에 출근해서
저녁 7시까지 일하시고 집에 가서 자녀분들 밥 챙겨 주고, 이렇게 돈 벌어서 집안 살림하고 애들 학교 보내는데 쓰고 했다는거 아닙니까...
저는 사람들이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지 몰랐습니다. 여러 알바를 해봤지만 이것보다 힘든 알바는 없었어요...
햇빛 한줄기 안드는 곳에서 모두가 무표정으로 묵묵히 작업하는 모습만 볼 수 있습니다. 공장 기계 돌아가는 소리 때문에
제대로 대화하기도 힘들고, 음악을 틀어놓지도 않아서요. 그리고 일이 밀리면 그럴 틈도 없어요.
또다른 느낀점은 여기 '나'라는 인간은 없다는 점입니다.
이모님들은 제가 와도 이름을 물어보거나 궁금한점이 있거나 하지 않더군여. 다들 대화를 삼가는 편입니다. 처음엔 잘 이해가 안갔지만
며칠 지나니 저도 새로온 사람들과 아무런 대화도 하지 않게 되더군여...
하긴 20년이나 일을 하셨으면 여기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갔을 테고 저도 그저 스쳐지나가는 사람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거긴 제 이름을 아는 분이 하나도 없어요. 그냥 "아들아"하고 부르시면 눈치껏 알아채야합니다.
일을 하다보면 뭐 딴 생각을 하거나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공상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내가 집어야 하는 햄을 유심히 봐야 하고
불량품이 있으면 따로 빼야합니다. 이걸 하면서 무언가 다른 생각을 하는게 불가능해요. 그렇게 해보려고 노력해봤지만
그냥 아무 생각없이 일만 하게 되네요..
그냥. 저는 사람들이 이렇게 산다는게 안타까웠습니다. 이렇게 살려면 삶에 대한 희망을 조금은 버려야할 것 같거든요.
삶이 앞으로 조금 더 나아질거라는 생각같은거요. 그런데 거기 일하는 형님은 여기가 그나마 좋은 편이라고 하더군여.
밖에서 찬바람 안쐬도 되고, 위험한 일도 없다고... 다들 그렇게 버티면서 여기서 사는걸까요.
한편으론, 내가 식품 기업에 품질관리자가 되면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지금 제가 택할 수 있는 길이 그것밖에 보이지 않고 그걸 위해서 나름대로 노력도 해왔지만..
확신할 수가 없네요.
그냥 일을 하다 보니 문득 마이피누가 생각나서 주절주절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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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잖은 채송화]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공장은 아니지만 저도 조선소에서 주6일 12시간씩 몇 달건 일했던터라 공감도 되는 글이었습니다^^ 저는 빨리 자야겠다는 생각만 했는데 존경스럽습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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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가지]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이제 그러려니 하게 되네요. 여전히 일이 지루하고 마치는 시간만 기다리게 되는건 어쩔 수 없는 듯 하지만요
그리고 주말이 굉장히 커다란 의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ㅋㅋㅋ 금요일 저녁이면 그냥 마냥행복하네요
좋은 주말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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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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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구절초]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한달차했던 사람의 이야길 들어보니 230받았다더군여..
저는 알바라서 거진 6시지나면 바쁜 일없으면 퇴근하는데
이모님들은 남아서 잔업까지 하니까 아마 조금 더 될꺼에요
정규직은 얼마 없고 다 알바라.. 거진 비슷하게 받는다고 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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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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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한 벌노랑이]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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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용담]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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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운 깽깽이풀]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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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일본목련]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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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한 하늘나리]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저보다 나이 열살 많은 분들이 기계처럼 일하는 모습보면 참 마음 한편이 불편하더라구요...
어쩔수없는 현실이긴 한데 이게 한국 사회의 본모습인가 싶기도 하고 ...ㅎ... 암튼 힘내고 쉬는날 많이 놀러다니세요. 취업하면 정말 바빠지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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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감국]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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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한 물배추]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이 직업은 누구나 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한 작업이라..(대신 손발이 느리면 나오지 말란 말을 듣겠지만)
어서빨리 이 경험을 계기로 취업 하고 싶은 맘 뿐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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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일월비비추]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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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엉겅퀴]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6개월 정도 공장알바하고 나니..아..공부해야겠다 생각이 절로 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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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달한 솔나리]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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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논냉이]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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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앵초]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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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산오이풀]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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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어저귀]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근데 아시겠지만 그 쪽은 생산부서다 보니 보통 기계나 계기 쪽 아는 사람들 뽑아서 같이 시키려고 그 쪽 학과로 뽑는 경우도
있고 그냥 식품 이나 자연계열 쪽으로 뽑아서 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보통 1명 많으면 2명정도 채용해요, 그래서 최종 가더라도 3명이나 4명 뽑고 그 중에 최종 1명 뽑아요.. 전 좀 이름 있는 제약 회사 위주로 해서 최종도 몇번 가봤는데..
뭔가 최종만 가면 이미 내정자가 있는 느낌이더라구요 ㅠㅠ
QC/QA 보단 전공 살리고 싶으면 석사나 박사까지 해서 연구 쪽으로 가시는게 맞는거 같고 아니면 전공 버리고 제로 베이스에서 다른 공부를 통해 자격증을 취득해서 그 쪽으로 가는 방향을 추천 드리고 싶네요.. 그 쪽 계열이 학사로 취업하기 힘든 곳이에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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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쟁이 금사철]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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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냉이]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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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한 큰까치수영]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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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한 갈퀴덩굴]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행복하리라 기대할 수가 없거든요. 맞는 말이긴 합니다.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행복이 있겠죠.
일이란 삶에서 꽤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일이 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니까요.
그런데 저는 도무지 햄을 박스에 담으면서 의미를 찾을 수가 없어요... 그분들, 재정적으로 넉넉하다해도
공장으로 일하러 오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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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회사에서 모든분께 존중하시는 사람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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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측백나무]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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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병꽃나무]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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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좋은 물억새]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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