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성사하고 싶습니다..

글쓴이2020.10.17 12:04조회 수 1143추천 수 2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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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누군가한테 고해성사하고 싶어요.

 

몇 해 전, 우울증을 앓았어요.

지금으로선 전혀 이해되지 않는 사고방식이 제 뇌를 꿰차고 있었습니다. 너무 우울하다 보니 세상 사람들이 웃는 것만 봐도 화가 나고, 그런 나 자신에게 더 화가 나는...

 

바로 그런 시기에 학과 행사가 있었습니다. 교수님 지인들도 구경차 오시는 작은 행사였어요. 그 교수님 지인 중에는 어린아이를 데려오신 분도 계셨지요.

 

아이는..

아이는 으레 시끄럽고, 활기차기 마련이지요? 그게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더욱이 전혀 조용한 행사가 아니었는데...

 

제가 정말 미쳤었나봐요. 그렇게 활기차고 건강한 아이의 모습이 '사람들 모이는 곳에선 얌전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아이를 데려온 부모는 몰상식하다' 등의 황당무계한 모습으로 제 눈에 비쳐진 것입니다.

 

뒤에서 저런 몰상식한 사람이 교수님이 지인이라니, 황당하다 따위를 중얼댔어요.

 

심지어 결국 저는 그 아이 어머님이 없는 때를 틈타,

사람들 모인 곳에선 조용해야지!

하고 한마디를 했습니다...

애가 잠시 움츠러든 기색을 보였지요.

 

이게 끝.. 입니다.

뭐..  되게 심각한 일은 아니지요. 그런데 지금도 문득문득 이 일이 생각나요. 힘없는 어린애한테 개소리 한 마디를 한, 한심하기 짝이 없던 제 모습이요.

 

이 일이 생각날 때마다 제가 얼마나 추한 짓을 했나 싶어서 죄책감이 듭니다. 그 애도 너무 어려서 잊어버렸을 테고, 더이상 만나서 사과할 도리도 없는데... 정말 미안했다고 사과하고 싶어요.

 

너무 부끄럽습니다..

오늘 이 생각이 또 떠올라 지푸라기라도 잡는 기분으로 고해성사합니다. 앞으론 두 번 다시 이런 못난 일을 저지르지 않게, 항상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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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괜찮아요 다른 이들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어주세요~
  • @사랑스러운 궁궁이
    글쓴이글쓴이
    2020.10.17 16:02
    네.. 이제 정말 저런 못난 짓은 안 하려구요. ㅠ
  • 고작 그정도면 전 이미 생을 마감해야 할 사람..
  • @착실한 참회나무
    글쓴이글쓴이
    2020.10.17 16:04
    ㅋㅋㅋㅋ 잘못의 경중보다는 상대가 어린아이여서 죄책감이 큰 것 같아요. 나중에 제가 또 애들 상대로 추하게 굴까봐 걱정도 들고요.
  • 그정도는 주의줄 수 있는거죠 너무 상황을 확대해서 자책하지 마시고 좀 더 여유로운 마음가짐의 필요성을 알게된 계기라고 생각해보는건 어떨까요?
  • @방구쟁이 참죽나무
    글쓴이글쓴이
    2020.10.17 16:56
    원래 어수선한 상황에서 그 아기가 한 일이 그냥 까르륵 웃었던 것뿐이어서요. 주의줄 일은 아니었어요. 돌이켜보면 그냥 남 웃는 모습이 꼴받아서, 마침 부모가 자리를 비웠다는 틈을 타 힘 없는 어린아이한테 짧게나마 화풀이한 거였어요. 개졸렬하게;;
    어쨌든 참죽님 말대로 반성의 계기로 삼으려구요. 다시는 저렇게 비겁하게 굴고 싶지 않아요.
  • 이렇게 반성할 줄 안다는 것만으로도 더 나은 사람이 된 거예요. 자부심을 갖고 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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