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심리상담 받고 왔는데 심란하고 답답해서 몇자 쓰고자한다.

글쓴이
  • 2013.08.23. 16:06
  • 2679

 

난 초등학교 3학년 때

 

부모님의 외도를 직접 눈으로 봤다.

 

당시에는 그게 낯설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게 잘못된 행위인줄은 몰랐다.

 

부모님은 지금은 아예 말씀을 서로 안하신다. 덕분에 인지 싸우지는 않는 것 같다.

 

어릴 땐 난 엄마랑 잠을 잤는데,

 

아빠가 아침에 집을 나가시면서 나에게 밤에 아빠랑 같이 장기 두자구나 하시면서 가곤 하셨다.

 

난 장기 판을 일찌감치 차려놓고서는 아빠랑 장기 둘 생각에 밤을 기다리곤 했지.

 

하지만 아빠가 술에 취해 들어오시는 듯한 소리가 들리면 냉큼 장기판을 치우고 엄마방에 들어가서

 

잠을 자는 척했다.

 

그렇지 않으면 괴롭히시니깐, 그래도 아빠가 밉진 않았다. 술이 미웠다. 그래서 난 지금도

 

술을 거의 안마시고 정말 친한 친구들이 모이거든 그 때 나가곤한다.

 

자다가도 우리집 현관 근처에

 

누군가가 터벅터벅 걷는 소리가 나거든 소스라치게 놀라서 깨곤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부모님 두 분은 정말 좋으신 분이다.

 

난 어머니의 성실함을 보고 늘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고, 평소 아버지의 성품에 따랐다.

 

 상담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이러한 나의 아픈 기억에 대한 반발로서 지금의 높은 도덕적 잣대, 바른 생황을 살아야한다는

 

의식이 생겼다고 한다.

 

아무튼 난 나만의 철칙 하에 살아왔는데, 올해부터 너무 힘들었다.

 

내가 내 주위의 친구들과 너무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고, 굉장히 외로웠다.

 

 

난 개인적으로 왜 바(bar) 같은 데를 가서 진심으로 대접받지도 못하고, 대접하지도 않는 여자들이랑 얘기하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된다.

 

그런데 나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몇 친구들은 별 죄책감(?) 없이 드나드는 것을 보고 감정이 복잡해졌다.

 

그러면서 내가 어릴 때 부터 그토록 사모했던 여자애가 정말 바람둥이고 나쁜녀석한테 농락당했고

 

심지어 잊지못한다는 사실과 오버랩이 되면서 화가 났다.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사람들이 너무 못됬다는 생각에.......

 

난 이렇게 성실하게 살았는데 왜 난 이토록 외로울까

 

군대에서 상담사 선생님이 내가 살아온 얘기를 듣고는 정말 이렇게 바르게 커서 고맙다고 내 손을 잡아주던

 

그 일이 값 싼 동정으로 생각되어지는 건 왜일까

 

조금 있으면 개학인데.......

 

이번엔 버틸 수 있을까 모르겠다.

 

이렇게 심란해진 날도 참 오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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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더러운 신갈나무 13.08.23. 16:20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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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피나물 13.08.23. 16:30
공감댄다 개학하면 또 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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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메꽃 13.08.23. 16:41
저랑 좀 비슷한면이 있네요..
심리검사는하는 사람마다 다르게 나오고 맨날 부정적인면을 꼭끌고오기때문에 새겨듣지마세요 괜히 불편해요ㅎ
본인의 생각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말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않는이상 난 이런사람이야하고 스스로를 찾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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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 산박하 13.08.23. 16:47
상담을 통해서 조언을 듣는건 좋지만, 너무 자신의 인생에 대해 회의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새학기 긍정적으로 힘내서 시작합시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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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착한 곰취 13.08.23. 19:17
능력기르는게 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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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한 산국 13.08.23. 19:20
난 친구를 이해할 수 없고 친구들은 이런 나를 이해못하고..살아보니까 정말 친한친구들도 다 나와 같은건 아니더라구요. 그럴땐 화도 나고 죽을것 같이 힘들고 외롭지만..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단지 어떤 잣대가 틀린게 아니고 다른거니까... 전 그렇더라구요ㅎㅎ 힘내요 우리!!!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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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한 히아신스 13.08.23. 19:47
뭔가 공감이 가네요.. 글쓴분 그래도 힘내시고, 씩씩하고 바르게 계속 사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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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숙은처녀치마 13.08.23. 21:06
떳떳하게 살다보면 좋은 짝 만날거임. 난 그렇게 믿고 살고있음 연애도 되게진지하게하는편이라 몇명만나진못했지만 난 내자신한테 떳떳하고 글쓴이같은남자만나서(?) 서로한테 자식한테 안 부끄럽게 살고싶은 소망이 있어ㅎㅎ 글쓴이 스스로 대단하다해야될거같은데.. 암튼 앞으로도 신념지키면서 잘 살길바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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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나도밤나무 13.08.23. 21:42
저도 이런저런 일들에 치여 속으로 앓으면서 예전에 상담도 받아보고 정신과도 가보고 했는데요, 그 분들도 그냥 얘기를 들어주시는거지 현명한 조언을 해주시는게 아니라 그다지 달라지는건 없더라구요.
살면서 내가 바꿀 수 없는 부분은 체념할 줄 알아야 하는 구나 하는 것도 깨달았고 그러려니 할 수 있는 마인드가 필요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어떤 면에선 감정적 체력적인 아픔이 있었던 만큼 여러가지 일들에 더 단단해지는 것 같습니다.
남들이 어떻던 자기만의 신념이 있는건 중요한 일이에요 세상에는 이런 사람 저런 사람 정말 별 사람이 다있습니다 사람을 너무 믿어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너무 벽을 만들 필요는 없어요 뭐든지 적당한게 좋은겁니다
현명하게 대처하시고 너무 외로워마세요. 곧게 살다보면 또 비슷한 생각을 하는 친구를 만날 기회가 올겁니다. 저도 그렇게 믿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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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잖은 귀룽나무 13.08.23. 22:14
누가 비추줬어 외도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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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강아지풀 13.08.23. 22:51
외로운 사람 아니에요. 정말 멋지고 반듯하게 사셨네요. 내일도 더 힘내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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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고들빼기 13.08.24. 13:19
그래도 정말 바르게 산 모습이 멋잇어요 대단하세요. 너무 외로워하지 마세요 곧 좋은 사람 만나사게 될거에요 친구든 연인이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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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 시계꽃 13.08.26. 04:23
그냥 친구든 지인이든 다름은 인정하는게 좋을듯해요 내 기준에 그들을 맞추지않으면 실망하는법도 없는거같아요 힘내요
누구나 아픔은있고 더한아픔가지고사는사람도많잖아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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