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에 너무 민감합니다.. 병원이라도 가야 하나요?

근엄한 냉이2015.05.29 16:49조회 수 2710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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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청각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데,
어릴 때부터 듣기 싫은 소리에 수년동안 노출되고 그거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도 상당히 받았거든요. 현재는 벗어난 상태이지만, 후유증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때 노출 됬을 때 듣기 싫어서 이어폰 정말 크게해서 오래 동안 듣고, 귀마개도 끼고 그랬거든요.


작은 소리에도 집중을 못하고 귀마개 꽂았다가 빼면 나는 윙윙, 웅웅하는 느낌이 평소에도 옵니다.
(뇌에 웅웅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요? 신경이 그쪽으로 곤두 서고 그럽니다..)
이게 악순환인 게.. 자꾸 그러니깐 다시 귀마개를 찾게 되고 증세는 더 악화되는 것 같아요.


평소에야 방에서 혼자 책을 읽는 다던지.. 하는데 고등학생 때 단체 속에서 공부할 때 정말 힘들었고요. 독서실에서 좀 심하게 소리 내는 사람이나 룸메라던지.. 옆방에서 내는 말소리 노랫소리 등등.. 적응이 너무 안됩니다. 귀마개를 안 낄 수가 없어요.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사람소리'에 민감하다는 것 입니다. 고양이 울음, 개 짖는 소리는 아무리 커도 집중이 안 된다거나 잠을 못 자거나 웅웅거린다거나 하지 않아요. 제가 어릴적 스트레스 받은 게 사람이 낸 소리였거든요. 말소리+몸으로 내는 소리. 이것 때문인지.. 타자소리라든지 연필소리 이런 것도 막 신경쓰이고 미치겠고.. 내가 아닌 타인이 내는 소리에 너무 심각하게 반응합니다.


가끔 정말 조용한.. 시골에 가는데 그때 만큼 정신적 심리적 안도감이 생길 때가 없습니다.

혹시 비슷한 경험이나 치료 받아 보셨던 분 계신가요 ??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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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부싸움 가정폭력에 의한 트라우마인 경우 심리치료를 받아보시는게 좋을거 같아요
  • @돈많은 산자고
    글쓴이글쓴이
    2015.5.29 17:42
    음..... 사실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아서 돌려돌려 말했는데 생각해보니 정말 예리하신 것 같네요...
    폭력은 없었고.. 부모 한 쪽이 정신병(?)(진료는 안 받아봤어요)이 있어서 혼잣말 계속하고 한손으로 딱 소리내는 거 계속 했거든요. (혼잣말 내용도 굉장히 안 좋은 거였고 소리도 되게 컸어요.. 그리고 현재는 괜찮지만.. 당시에는 '딱'소리만 나오면 미칠 것 같고 극단적인 생각.. 살인도 생각 하게 되더라고요.)이것 때문은 아니지만 부부싸움도 정말 많았고.. 현재 연락도 안하고 산지 3년정도 지났지만요...(거의 성인이 되서야.. 분리..된..)
    그 당시에는 심리치료나 정신과치료도 생각해봤는데.. 타인에 대한 신뢰가 극격히 없어졌을 때라.. 혼자 버텼어요.. 수년지나고 나니.. 제 머리에서 그 사람은 지웠다고 생각하고 살거든요. 애초에 정도 없었고..
    근데.. 이거 심리치료로 가야 하는 건가요..?
    아니면.. 정신과라던지.. 청각을 보는 병원이라던지..
    사실 아직 '사람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회복 된 것도 아니라서 가기가 꺼려집니다. 단순히 진료기록이 남는다는 사실보다.. 가도 별 소용 없을 거다라는..
  • @글쓴이
    혹시나 했는데.. 그랬군요 어떻게 위로를 해드려야할지....
    어린시절에 무섭거나, 불쾌하거나, 좋지않았던것이 반복되고 지속되었다면 충분히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어요.
    저는 이분야 전문은 아니지만, 어머니께서 퇴직 후 상담심리치료를 하셔서 상담 케이스 몇몇을 들었는데
    우선 상담치료라던지, 병원에 내원하는것에 대한 부담감을 없애시고 타인에 대한 신뢰까진 아니더라도 거부감 이랄까요.. 그런 마음은 없애시고 상담 혹은 치료에 임해보시길 바래요.
    제가 어머니께 들었던 몇몇 케이스들 중에 글쓴이님과 완전 같은건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사람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져 있는 내담자의 경우에는 애초에 상담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상담 후 별다른 진척이 없었던반면, 정말 자신의 트라우마나 후유증을 치료하고싶은 간절함이 있는 내담자의 경우 점차 증세(??)가 개선되어간다고 이야기하시는걸 들었네요.
    아직도 사람에 대한 신뢰가 회복이 되지 않으셨다고 했는데... 조금은 마음을 여시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려 노력해보세요...
    그리고 조금 괜찮아지신다면 상담치료쪽으로 알아보시고, 병원은 꼭 정신과가 아니더라도 가정의학과에서도 치료프로그램이 있는걸로 알고있으니, 병원을 한 번 찾아보시는게 좋을거 같네요...
    조금씩 조금씩 마음을 열다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는 사이 치료가 다 되어있을지도 모르잖아요? 너무 막연하다 생각하지마시고 아주 조금씩이라도 노력을 해보세요.
    그리고 여담으로.. 흔히 두통 올때 먹는 타이레놀 있죠?
    이게 국내검색으로는 잘 나오지 않는데, 구글 해외 검색으로 acetaminophen anti-anxiety 라고 치면 몇몇 연구 결과가 있는데, 간단히 요약해보면
    두통이 아닌 심리적인 압박과 무언가 정신적으로 느끼는 감정은 뇌의 고통중 일부로 간주되고, 이를 치료하는게 항우울제라는 정신과 약인데, 타이레놀의 정확하게는 밝혀지지 않은 어느 기작에 의해 이 '뇌의 고통'이 완화된다는 사실. (실제 작용 기작은 COX3를 억제해서 프로스타글란딘 방출을 막아 통증을 완화시키는겁니다.)

    side effect이긴 하지만... 혹시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해서 적어봅니다.

    두서없이 갈겨적다보니... 무슨말인지 잘 이해 안되실수도 있지만...
    글쓴님 힘내세요 !! 아직 젊잖아요 ?
  • @돈많은 산자고
    글쓴이글쓴이
    2015.5.29 19:45
    답변 감사합니다.. ㅎㅎ...
    위로라.. 이런 말 남에게 해본적이 없어서 받아 보지도 못 했지만, 이제 그 일에 대해서는 툭툭 털어냈습니다..
    어릴 때는 '인생을 빼앗겼다, 남들처럼 살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원망만 10여년을 했는데.. 그러다보니 혼자서 깨닫게 되더라고요. 원망을 해봤자 나만 망가진다는 것을.. 머리 속에서 지우는 것.. 이게 정답이다라고 생각하고 책도 많이 읽고 명상도 많이 하고.. 나름 노력했습니다.
    남아있는 것은 약간의 후유증과 부모의 사랑 얘기 나오면 나만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 정도...일까요.
    사실 사람에 대한 믿음이 없다고 했지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사람 덕분이었던 것 같아요. 고등학생 때 만난 참된 지성인이자 스승님인 분과 읽어 왔던 책들에서도 '사람'을 느낄 수 있었어요. 특히 심리학과 소설을 많이 봤었죠..
    가끔은 읽었던 책 저자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상상을 합니다. 책에서 그 사람을 느낄 수 있었거든요.
    아직 얼굴을 맞대고 이런 얘기를 하는 건 힘들 것 같아요.
    그래도 ..예전에 우울증 환자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알약 한 알이다. 라는 글귀를 본 것 같은데.. 어릴 땐 약처방을 굉장히 부정적으로만 생각했거든요. '내가 정신병자인가? 나를 좀 이해해 주기만 해도 되는데'라고 생각하면서요.. 약 치료는 잘 알아보고 다시 생각해봐야 겠네요..

    주절주절한 글 읽고 답변해 주셔서 감사하고 표현하니 좀 후련한 감도 있네요. ㅎㅎ
    다른 답변 주신 분들도 정말 감사합니다.
  • @글쓴이
    네 ! 힘내세요.
    어느 누군가에게 자신의 고민거리를 이야길하고 그 누군가가 어떠한 답을 내려주는 것보다, good listener를 만나서 자신의 이야기를 원없이 풀어놓고 그에 대한 공감이 때로는 훨씬 더 큰 도움이 될 때가 많지요.
    저도 뭐.. 결국 어떻게 해보라는 방향만 제시해주는거 같긴하지만.....
    글쓴님이 듣기싫어하는 사람 소리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이야길하는지, 무슨 노래를 부르는지, 왜 저런 대화를 하게된건지, 조금만 듣는 관점을 바꿔 호기심이나 관심이 된다면 세상사는 소리가 재밌어 질텐데말이에요.. ㅎㅎㅎ
    어찌되었건 좋은 방향으로 잘 발전해나가길 응원합니다 !
  • @돈많은 산자고
    캬~~답변 내용이 정말 멋있네요!^-^!!
  • 다리 부러지면 정형외과에 가듯이 마음이 아프면 정신과 병원에 가봐야죠...

    심리적인 부분이 큰거 같은데...병원이 아니더라도 기록에 안남는 클리닉이나 상담해주는 곳 찾아가보세요..
  • http://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mchan21&logNo=220371242874

    이런거 써보는건 어떠세요?
  • 정신과 나쁜곳 아니에요, 주변사람들 말을 안해서 그렇지 가본사람 꽤 될겁니다. 아주 멀쩡하게 생긴사람도요..ㅎㅎ 나쁘게 생각하지 마시고 한번 다녀와보시는것도 괜찮아요.
  •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지..? 저랑 자라온 가정환경은 다르지만 '청각'에 예민하다는 부분이 비슷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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