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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새벽에 우~~~호~~~소리치시는 분께 자제부탁말씀 드리기 성공!!!!!

삼선슬리퍼2017.08.30 06:43조회 수 8302추천 수 141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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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기숙사 거주 학생입니다.

조금 전 제목대로, 그것도 도전 단 하루 만에 성공해서 참 기쁩니다.

 

잠귀가 예민한 편이라 새벽마다 우~~~~~~~~소리가 들릴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며 깹니다.

알람도 아니고 한 번 울리는 것도 아니라 그때 잠이 확 달아났었어요ㅠㅠ

알고 보니 저 말고도 다른 분께서 '인간 닭'이라고 지칭하시며 방학동안 고통 받으셨더군요.

 

그래서 제가 개강 전 며칠간 날 잡고 등산객들을 위주로 물색하며 말씀드리려고 작정했습니다.

저보다 어른이 실테니 그냥 말씀드리기 죄송해서 ABC초콜릿 작은 것 한 봉지를 전날 사둔 것을 들고,

오늘 새벽 04:30 대충 옷만 주워 입고 기숙사를 나섰습니다.

 

1. 등산로 파악

어젯밤 경비아저씨께 근처 지도 문의를 했더니 없다고 하셨으나

근처 등산로가 어디인지는 알 수 있었습니다.

크게 두 개 였어요. 효원재 웅비관 사잇길과, 신축운동장 입구쪽 위로 난 길이 있었습니다.

확률상 웅비관 코앞에서 소리치지는 않으셨을 듯 하여 신축운동장 입구쪽으로 발걸음을 했습니다.

 

2. 한 할아버지를 발견

04: 45분 경, 너무 어두워서 산길이 잘 보이지 않았는데, 마침 한 할아버지께서 올라오시는 게 보였습니다.

8년 째 건강 때문에 매일 4시간 등산하신다고 그러시는데, 젊고 힘 좋은 사람은 두 시간만에 갔다온다더군요.

~~~~~~~외치는 소리를 들으신 적이 있냐고, 혹 그런 분을 아시냐고 여쭈었습니다.

들은 적도 없고 모른다고 하셨습니다. 산에서 외치면 들을 법 한데...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시각이 05시가 넘지 않았으므로 좀 더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포장된 길과 흙길이 있었는데, 할아버지 말씀으로는 흙길로 많이들 간다고 하셨습니다.

컴컴한 길이 시작되자 그 분은 머리에 쓰는 랜턴을 끼시고 계속 등산하시더군요.

혼자가려니까 살짝 무서워서 흙길로 따라 가야할지, 포장된 길로 가야할지 망설이다가 결국 거기에서 일단 멈췄습니다.

 

3. 한 아저씨를 발견

버스 운전기사로 보이는 아저씨께서 올라오는 게 보였습니다. 같은 질문을 여쭸습니다.

역시 그런 소리를 들으신 적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혹 보면 주의를 주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감사합니다!)

제가 있던 곳이 운동장 쪽 입구의 산 기슭이었는데, 거기 한 바퀴 돌아오는 길이 있으니 돌아보라고 하시더군요.

한 바퀴 돌았는데, 올 때는 경암체육관 뒷쪽으로 난 나무계단 길로 왔습니다.

그 시각에 그 곳에는 정말 사람이 한 명도 없더군요(너무 어두워서 없을 만도 했습니다).

 

4. 등산객으로 보이는 아주머니 두 분을 운동장 입구 쪽에서 발견

같은 질문을 여쭈었는데, 역시 들은 적이 없고 모른다 하셨습니다.

약속의 시각(인간 닭께서 우시는 고정 시각)05:12 분이 다 되어 가는데 초조해져갔습니다.

몇 번 허탕칠줄은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렇게 큰 소리를 이쪽 등산객 모두가 못 들었다니,

등산로를 잘못 잡은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5. 신축운동장 진입

약속의 시각도 다 되었는데, 그 시각에 대강 어느 방향에서 소리가 나는지 들어나보자 싶어서 소리의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운동장으로 진입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해가 안 떠서 멀리서 사람형체만 보이지 누군지 잘 모르는 정도였습니다.

의외로 많은 분들께서 아침에 돌고 계셨습니다. 삼삼오오 도시는 분도 계시고 혼자 도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혼자 도시는 분께 여쭈었는데오늘 처음와서 모른다 하셨습니다.

그래서 세 분이서 모여 도는 아주머니 무리 둘에 여쭈었습니다.

 

. 아주머니 무리 A

:  '아이고, 내 그럴줄 알았다. 어찌나 시끄러운데. 여기 운동장에 돌러오니 조금만 더 돌아봐라. 머리 희고 퉁퉁하고 목청도 엄청 좋은데 기숙사 앞에서 그래 고함을 질러쌓대. 우리는 말 못하는데, 참 잘왔다. '

이런 저런 공감하시는 말씀을 하시다가 해가 좀 더 떠서 주위가 약간 밝아지자,  '저기 저 분이 그 분' 이라며 짚어주셨습니다.

대박사건. 이렇게 빨리 찾을 줄이야.

곧바로 운동장은 가로 질러 갔습니다.

 

. 아주머니 무리

그런데 막상 가 보니 흰 머리 하신 분이 두 분이라 어떤 분인지 모르겠어서 멈추었습니다.

그래서 조금뒤에 돌고 계시던 아주머니 무리 B에게 다시 여쭈었습니다.

: ' 안 그래도 우리가 얼마 전에 한 소리했다. 그래도 한 번 말하니까 공감하시면서 말귀를 알아들으시는 분이니까, 또 하지 말라. 어제는 안 했다. 자기가 안 했는데 어제 왜 그랬냐면 기분 나쁠 것 아니가.‘

(그런데 저는 분명 어제도 들었거든요;;)

 

. 아주머니 무리 A에게 재문의

'어제는 다른 등산객이 했나보다. 다른 분도 그렇게 하시는 게 아닌가?'는 의혹을 여쭈었다.

아주머니 무리A들은 '아이다. 그 목소리가 똑같구만. 운동장에서 안 하고 저 밑(운동장 밖, 예전 순환버스 차고지)에서 크게 우~~ 소리 지르더라.'

 

. 결론

기왕 이까지 초콜릿까지 준비해서 왔고 어느 분인지도 찾은 거, 용기내서 말씀드리기로 했습니다.

어제 그 분이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과거에 인간 닭으로 기능하신 전력이 있으시니, 다시 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참 미안하다면서 (감사하게도) 초콜릿까지 받아서 근처의 아주머니 B

경비복장 아저씨와 나눠 잡수시더군요.

 

6. 추가 인간 닭 발생 시의 대안

 - 아주머니 무리 B의 말이 맞고 내가 어제 잘못들은 게 아니라면, 그 분이 한동안 인간 닭으로서 지대한 영향을 기숙사에 끼친 것은 사실이나 그 분만이 유일한 인간 닭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등산객이나 운동장객이 있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그렇게 학생이 나와서 이야기까지 한 마당에, 적어도 운동장에서의 인간 닭은 없어질 것 같네요. 몇 년째 도시는 분들께서 또 그런 분을 보면 주의를 줄 것이기 때문이지요(아주머니들 정말 감사합니다!^^).

 - 그러나 등산객이 비정기적 인간 닭으로 기능하는 것은 누구도 이야기 해줄 사람이 없습니다. 추후 유사 사건 재발 시, 또는 재발방지용으로라도 등산로에 '학생들이 자고 있으니 정숙부탁드립니다.'라는 팻말을 써 붙이는 게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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