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글

이번 사태로 인해 정말로 큰 좌절감을 느낍니다.

길궐2015.08.17 22:47조회 수 9032추천 수 148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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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대학교의 교수가 대학 본관건물에서 투신자살을 선택하게한 이 사회는 어떤 사회일까요.

 

 너무나도 큰 충격에 잠이 쉽사리 오지 않습니다.

 

 우선 대학교의 총장마저도 교육부에서 지정해야하는, 이 어처구니 없는 발상을 민주주의 사회에서 볼 수 있고, 부산대를 제외한 전 국립대학교가 그렇다는 점에 가장 큰 경악을 느꼈습니다.

 

 대학교가 아무리 기업의 취업인 양성소로 변질되어가고 있다지만, 이런 최소한의 자율권마저도 침해하기 시작한다면, 한국에서 비판적인 지성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이 과연 한 군데라도 남게 될까요?

 

 아닙니다, 사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무관심'입니다.

 

 학생들의 무관심. 시민들의 무관심. 사회의 무관심. 그렇습니다. 저도 부산대의 학생이고 꽤 자주 단식농성을 하거나 걸려있는 플랜카드들을 보아왔었지만, 솔직히 말해 토익이나 한국사 능력검정시험 정도의 관심의 절반도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를 개인의 탓으로 절대 보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올바른 것' 심지어 '이 사회 전반'에 관심을 가지는 것에 대한 터부시하는 풍조, 학창시절부터 끝임없이 내면화 해온 순종성, 심지어 남자 분들은 군대도 다녀오지요. 조금이라도 의문을 제기하면 얻어맞죠. 청소년 시절 전부를 닭장 같은 학교에 갇혀서 오직 공부만이 전부이며 또래들을 경쟁해서 이기는 법만 배워온 세대. 대학교에 와서도 '나의 미래' '나의 직업' '나의 성공' 과 '입시'만 서로 교환되었을 뿐입니다.

 

 학생들이 그렇게 학생들끼리만의 경쟁에 매몰되어 한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잃게 되었을 때,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만이 가까스로 관심을 긁어모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분명히 악화된 경제상황, 취업난에서 비롯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배가 곯고 힘들더라도, 한 '시민'이기를 포기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시민'이 곧 국가의 주인인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시민의 파편화된 주인 없는 게릴라화는 팽배해지는 무기력증을 불러오고 한 사회를 이끌어가는 활력은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활력이 없는 세상에 희망은 없습니다.

 

 대학교를 다니는 당사자이며, 교육의 피해자이며, 그럼에도 한 시민인 저희가, 대학이 죽어가고 있다는 이 가장 상징적인 메세지에 누구도(물론 전부는 아니겠지요) 깊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며, 그런 순간에도 취업을 위해 서로 서로를 죽여야 하는 경쟁상황에 던져져 있는 이 상황에 너무나도 깊은 충격과 절망을 느껴서 한탄하는 글을 올립니다.

 

 

 

 

 

-이 글은 뻘글이며 패배자의 생각이니,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겠지요. 그런건 소위 '빨갱이'나 '운동하는 이'들의 몫으로 버려두고 싶을 테니까요. 솔직히 한순간에 써내려갔고, 신세한탄이란걸 부정할 순 없습니다. 공부나 해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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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를 말하면 매장당하는 사회에서 더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네요. 이젠 더이상 무엇이 정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슈뢰딩거
    justice는 사라지고 definition만을 묻는 사회.
  • 저 역시도 오늘날의 대학생으로서 자괴감에 빠지게 되네요...
  • 정말 비통한 심정입니다. 이번사태를 통해 저 또한 한낱 방관자였음을 새삼 느끼며 부끄러움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아까운 목숨을 거두며 남기고 가신 그 뜻이 좌절 되지 않고 끝까지 지켜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정말 돌아가신 교수님 유서에서도 적혔듯이 충격요법이라는거.. 저같은 무관심한 학생이 이제야 관심을 가지게 된거에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 교육부가 간선제를 강행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직선제가 다시 제자리를 찾고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때까지 고 교수님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봅니다.
  • 엄밀히 말해서, 한국에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곳이 더 없죠.
    다만 아무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려 하지 않을 뿐이죠
  • 정말 무관심이 무서운거같아요. 이런 상황에서도 점점 무뎌져가는 의식들이.. 저부터 반성해야겠어요
  • 2015.8.18 04:00
    자신과 관련이 없으면 조금의 관심도 안주는게 요즘 대학생들이자 젊은이들이지요 하지만 관련이 없는 줄만 알았던 그 모든 일들이 돌고돌아 자신에게 올거라는 걸 왜 모르는 걸까요 어떤 정치적인 문제던지요 가장 똑똑한 대학생들이 말이죠... 안타깝습니다
  • 학교 학생이나 졸업생들은 이 문제가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하고 크게 와닿지 않습니다.
    학교본부나 교수회에 바라는 것은 직선제와 간선제가 되었을 때 학교 학생에게
    단기적으로 중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이 있을지 제시해주었으면 좋겠네요.
  • @넥스트
    이렇게 추천이 많은 글에 의견을 달기가 무섭긴 하지만 단순히 학생인 제 생각을 이야기하자면 학교의 자율 재량권이 약해지면서 법인화, 등록금 인상, 시간 강사 감축 등으로 인건비 감축 등 학교의 상업화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 정권이 교육비 지원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지는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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