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다고 계속 벼르다가 휴가철을 맞아 드디어 쓰게 되네요. 이번 2018 하반기 준비하시는 분들께 도움되길 바랍니다.
1. 시작
채용인원은 일반전형 90명(이 중 대구 및 경북 지역 할당인원이 20명), 지역전문인력(경남권)이 5명이었습니다. 저는 지역전형으로 지원했습니다.
2. 서류전형
최종합격인원의 30배수만큼이 서류전형을 통과하게 됩니다. 서류전형은 자기소개서가 알파이자 오메가인데, 1번은 인생에서 겪은 가장 큰 성공/실패 경험, 2번은 지원 동기입니다. 이 두 문항은 서류전형에서 검토되지 않고 후일 면접전형의 참고자료로 이용됩니다. 3번은 중소기업에 특화된 기업평가 방법이 필요한 이유, 4번은 초기 창업기업이 겪는 어려움과 그 어려움을 신용보증기금이 어떻게 해결할 지, 5번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자신의 생각, 6번은 한정된 재원으로 청년창업가와 장년창업가 중 누구에게 더 지원해야 하는지를 서술하는 논술형 문제가 나옵니다. 이 3-6번 문제를 통해 서류전형 합격자가 결정됩니다.
저는 1번에서는 고등학교 때 게으르게 공부하다가 실패를 겪고 대학 와서 성실하게 공부하게 되었던 이야기를 썼고, 2번에서는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데 동아리에서 공대생들 만나면서 소규모 스타트업 창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런 기업들에게 적절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관에 매력을 느꼈다는 식으로 적었습니다. (동아리를 하면서 공대생들 만나고 창업에 관심 가진 것까지는 팩트, 그 이후는 소설이었습니다..) 3-6번은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적당히 말 되게 썼습니다.
3. 필기전형
일반전형은 최종합격인원의 4배수, 지역전형은 10배수만큼이 필기전형을 통과하게 됩니다. 문제 형태는 직업기초능력평가 + 단일전공입니다. 저는 경제학으로 지원했습니다.
직업기초능력평가는 총 40문제인데 그 중 31번부터 40번까지는 2점, 나머지는 모두 1점입니다. 시험 시작하자마자 31번부터 빠르게 훑으면서 풀 수 있는 문제 풀어내시고 다시 앞으로 돌아가시는 걸 권합니다. 31번부터는 일반적인 기초평가가 아니라 신용보증기금이 하는 사업과 규정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가 필요한 문제가 다수 출제됩니다. 2점짜리라고 너무 시간 많이 투자하지 마시고 딱 보고 배경지식 없이는 못 풀겠다 싶으면 바로 넘기시면 됩니다.
전공평가는 40문제 객관식이었고 미시경제학에서 20문제, 거시경제학에서 20문제가 출제됩니다. 저는 정병열 경제학 연습 한 권만 무한반복하다가 들어갔는데 몇 문제 뺴고는 전부 풀 수 있었습니다. 시험 함께 친 다른 분들 이야기 들어보니 제가 못 풀었던 고난이도 문제들 중 일부는 옛날에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이 행정고등고시라고 불리던 시절에 존재했던 경제학 1차 객관식과 유사한 유형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문제들까지 풀어보면서 대비하는 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고 정병열 한 권만 완벽하게 풀 수 있으면 필기는 충분합니다.
4. 1단계 면접
최종합격인원의 5배수가 1단계 면접을 통과하게 됩니다. 지역전형에서는 여기서 25명이 통과하는 것입니다. 일반전형은 2배수가 통과하고, 지역할당제 제외하면 140명이 통과합니다. 면접은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구)본사건물에서 진행합니다. 1단계 면접은 세 가지로 이루어집니다.
첫 번째는 토론면접입니다. 지원자를 대략 8명에서 10명 정도로 조를 만들어 준 다음 다른 조와 특정 주제를 놓고 토론하게 합니다. 여기서 만들어진 조는 면접 끝날 때까지 함께하게 됩니다. 오전에는 간단한 오리엔테이션과 함께, 우리 조가 하게 될 토론주제와 토론상대조를 정합니다. 저희는 지역할당제를 확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토론주제와 상대가 정해지면 점심시간 전까지 토론전략을 구상하고 기조발언자를 정하고 기조발언을 어떻게 할 지 의논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도 평가 대상인데, 얼마나 많은 아이디어를 내는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지, 다른 조원들을 배려하는 지 등등이 평가됩니다. 점심은 면접장 주변에 있는 애슐리에서 먹습니다. 오후에는 실제로 토론을 진행하는데, 대다수의 토론이 그렇겠지만 일부 언변이 좋으신 분들 몇 분이 토론을 주도하는 모양새가 됩니다. 다만 그런 분들이 모두 합격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한 마디 겨우 했는데 합격한 거 보면 너무 튀는 사람을 싫어하는건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두 번째는 개인발표면접입니다. 면접장 밖에서 주제가 적힌 종이를 보고 30초간 생각한 다음 면접장에 들어가 3분간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면 됩니다. 의자가 준비되어 있고 면접관 세 분이 맞은편에 앉아 계십니다. 주제는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신용보증기금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설명하라는 것이었는데, 면접 스터디에서 준비했던 내용이라 무리 없이 말할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는 실무진면접입니다. 자기소개서 관련해서 질문이 들어오기도 하고, 최근 이슈나 상식에 대해 물어보기도 합니다. 기억에 남는 건 블록체인이 무엇이고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 건지 설명해보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아무도 대답을 못했습니다.
5. 2단계 면접
1단계 면접을 통과한 25명 중 단 다섯 명만이 최종합격하게 됩니다. 지역전형은 사실상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일반전형은 140명 중 70명이 합격하므로 그래도 부담이 좀 덜한 편입니다. 2단계 면접은 대구 본사에서 진행합니다. 2단계 면접도 대략 10명 정도 조를 짜서 들어가는데, 면접이 아마 20분인가만에 끝나고 끝나면 바로 집에 갈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친분 쌓을 시간조차 없습니다. 좀 허무할 정도로 빨리 끝나서 기분이 묘합니다.
들어가면 30초 자기소개를 합니다. 저는 1분 자기소개를 한다고 들어서 1분짜리로 준비해갔다가 급하게 줄이느라 많이 버벅거렸습니다. 두 개 모두 준비해가시길 바랍니다. 자기소개가 끝나면 3명에서 5명 정도로 묶어서 공통질문을 주시는데 그 답변을 듣고 평가하십니다. 기억나는 대로 쓰자면 공공기관이 추구해야 할 목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직장상사가 업무상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어떻게 대응하겠는가, 경남권의 핵심산업이 무엇이 있는지 아는가, 기술창업을 장려하기 위해 신용보증기금이 어떤 일을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인턴하신 분들은 인턴생활하면서 업무상 개선점이 있었는지에 관해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6. 끝
지역전형의 경우 면접의 가중치가 상당히 높은 탓에 면접에서 드러낼 수 있는 특별한 요소를 가진 분들이 꽤 있습니다. 민간 금융업 혹은 제조업 등에 종사하는 현직자, 다수의 인턴 경험, 창업 경험 가지신 분들, 언변이 아주 좋은 분들 등등... 이런 사람들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대부분 최종면접까지 올라오십니다. 일반전형은 대부분 특별한 경력이나 경험 없이 괜찮은 학교 나와서 학업 성실히 이수하셨던 분들이 많은 것과 대조적입니다. 본인 성향 잘 판단하셔서 본인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전형으로 지원하시면 됩니다. 혹시 질문 있으시면 댓글 남겨주세요. 휴가철이라 마이피누 아주 자주 들어올 수 있으니 수시로 답변해드리겠습니다 ^^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