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글

습기가 가득했다

상온에보관하세요2016.09.04 00:30조회 수 847추천 수 4댓글 4

    • 글자 크기
습기가 가득했다.

몸을 에워싼 수분 입자들은 걷고 있을 뿐인 나를 너무 후덥지근하게 만들었다.

불과 며칠 전 갑자기 추워졌다고 글을 썼는데 이건 뭔가 싶다.

휘적휘적

휘젓던 팔과 다리부터 휘감던 찝집함은 이내 등을 타고 흐르게 되었다.

찝찝하다 못해 옷이 등에 들러붙어버리는 불쾌한 감각.

좀비에게 물리면 이런 기분일까.

내 몸이 내 것 같지 않지만 어찌할 수 없이 침식을 기다리는 체념의 감각.

좀비는 단지 배가 고파서, 인육을 먹기 위해 물어버린 것일까.

그것에 물리면 좀비 세포든, T-바이러스든 무언가가 나를 잠식해버린다.

그것은 아주 폭력적이다.

나의 의사따위 존중하지 않고 멋대로 자기화시켜버린다.

그것은 시와 다를 바 없다.

고등학교 수업 시간에 배운 '자아의 세계화'를 꿈꾸는.

그것은 사랑과 다를 바 없다.

타자가 나와 같은 존재가 되기를 바라며 나의 특성을 타인에 강요하는.

그렇다면 좀비야말로 진정한 시인이며 이 시대의 로맨티스트가 아니겠는가.

나는 좀비가 되었기에 사랑을 하고 글을 적는 것인가.

말도 안 되는 생각에 찝찝함만 늘어가는 날씨이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정보 욕설/반말시 글쓰기 권한 영구 정지3 쓰레받기 2019.01.26
공지 가벼운글 자유게시판 이용규칙 (2018/09/30 최종 업데이트) - 학생회 관련 게시글, 댓글 가능2 빗자루 2013.03.05
6946 가벼운글 전공선택 인원 다 안찼는데 왜 신청이 안될까요 ㅠㅠ1 철이 2012.02.01
6945 가벼운글 전공선택대체과목1 gongse 2018.06.14
6944 가벼운글 전공선택중에...2 야우마테이 2012.01.30
6943 가벼운글 전공시험 치고 왔네요 ㅋㅋ5 빗자루 2012.05.23
6942 가벼운글 전공책 잃어버린 거 결국 못 찾고9 빗자루 2012.03.22
6941 가벼운글 전공책 제본1 커트머싱 2018.08.30
6940 가벼운글 전공책을 사면서..6 송사리 2011.09.03
6939 가벼운글 전공책이나 교양책 새내기인데 어디서사야하나요?14 그레이밍 2016.03.04
6938 가벼운글 전공필수 결국자리 안나네여 아오3 Asjdhdeit 2016.09.01
6937 가벼운글 전공필수 과목 자동신청에서 튕겼는데 우얌?2 PallaS 2020.02.10
6936 가벼운글 전공필수..2 달비 2012.03.02
6935 가벼운글 전공필수...팅김..6 errr 2012.02.01
6934 가벼운글 전공필수는 다들어야하나요?5 summer707 2015.07.11
6933 가벼운글 전공필수는 들을 수 있을때 듣는게 좋겠죠?4 [친구없음] 2014.08.09
6932 가벼운글 전공필수로 한 분반만 있는 과목이 다차면 어떻게하죠?ㅠㅠㅠ2 낙일방 2014.02.04
6931 가벼운글 전공필수를 전공선택으로 바꿔주나요?ㅎㅎ2 hjkim 2014.02.01
6930 가벼운글 전공하나 완전 망했네요 ㅜ2 ONEPNU 2012.04.17
6929 가벼운글 전공학점 망한거 같습니다..3 샌즈 2020.04.10
6928 가벼운글 전과 공지는 어디 올라오나요?6 어랴 2014.08.06
6927 가벼운글 전과 관련해서 질문드립니다. 늅늅 2014.02.04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