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글

안녕하세요. 부산대 학우 여러분들. 살면서 너무나 큰 위기가 찾아온 것 같아 글써봅니다.

가을이왔으면좋겠네2018.07.08 19:26조회 수 9826추천 수 53댓글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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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새내기18학번 입니다. 먼저 지금 제 상황을 말씀드릴게요.

 

 

일단 저는 1학기 성적이 올f입니다. 학교를 중간부터 안 나갔거든요ㅜ 그리고 혼자서 자취하고 있구요. 그리고 뒤늦게 후회하고 8월에 군 입대를 신청해놓은 상황입니다. 대학친구도 한명도 못 만들었습니다...참 한심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제 자신이 너무 밉거든요. 부모님께도 너무  죄송스럽고.... 사실 고등학교 때까지 살면서 한번도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본 적이 없었습니다. 나 자신을 생각 할 때 장점 중에 하나가 친구들을 잘 사귀고 잘 대해주는 성격이라고 제 스스로도 자랑스럽게 생각해왔으니까요... 그런데 부산에 혼자 자신 있게 내려와서 시작한 대학생활은 제가 생각했었던 생활과는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전화추합 으로 합격하고 정말 기쁜 마음으로 내려왔지만 이미 엠티와 각종모임이 모두 끝나고 난 후 합격 통보를 받은 저는 이미 무리지어 다니는 친구들과 친해지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물론 핑계인건 압니다. 제가 1순위의 문제이지요. 이후에 친해질 기회는 알게 모르게 많았겠죠. 하지만 전 학과수업도 너무 어렵고 친구 만들기도 너무 어려운 상황 속에서 급격히 어두워져갔습니다. 부모님께 전화 올 때 일부러 심호흡하고 밝은 목소리로 대답하는 것조차 힘들었습니다. 부모님이 걱정 하시는건 더 싫었거든요...

 

 

그 상황을 멘탈을 다잡고 헤쳐 나갔어야 했는데 저는 그 상황을 회피하려고만 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게임중독(?)이 되어버렸습니다. 3때 단 한번도 게임 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원래 게임을 즐겨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같이 놀던 친구들도 없고 현실을 회피하기 위해 한 게임은 너무나 재밌었습니다.

 

 

그때부터 학교출석도 소홀히 하고 ,아니 거의 나가지도 않고 게임만 한 것 같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중간고사는 끝나있었습니다. 너무 정신적으로 힘들고 우울해서 이대로 계속 혼자 있다가는 안 좋은 쪽으로 더 빠질거 같다는 생각에 고향친구들에게 연락했습니다. 부산에 놀러오라고요너무 고맙게도 학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부산까지 내려와 주더군요. 무려8명이나.... 정말 처음으로 웃어 본 것 같습니다. 정말 예전에 놀던 것처럼 즐거웠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친구들이 다시 가고 조금지난 후에는 더 우울해졌습니다. 친구들은 대학라이프도 맘껏 즐기고 학점도 잘 관리했는데 저는 아무것도 안하고 겜만 했으니까요... 그때부터라도 정신을 차렸어야 했는데 정신 차리기는 커녕 계속 자책감에 시달리면서 방안에 누워만 있었던 것 같네요. 핸드폰만 하면서요. 너무 무기력한 나머지 피시방 가는 것조차도 힘들더군요.

 

 

....지금의 나는 예전의 나와는 달리 나의 대한 자신감도 부족하고 한없이 나약해보이고 인생의 패배자로 영원히 살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앞으로 이런 정신력으로 뭘 할 수 있을지 하는 생각도 들고요. 부끄럽지만 군대도 좀 빡세고 정신 바짝 차릴 수 있는 곳으로 지원했습니다. 앞으로 마음을 다잡고 뭘 하려해도 지금 3달동안의 저를 보면 너무 힘들고 앞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자퇴는 정말 아닌 것 같고 앞으로 전역 후에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하면 제가 옛날처럼 활발해지고 잘 웃고 학점도 복구하고 친구도 만들 수 있겠죠? 응원과 위로좀 해주세요....그리고 조언같은것도 해주시면 감사합니다. 필력 부족한 제 두서 없이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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