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2011.08.21 (일) 오후 10:28 정유진·주영재 기자
김난도 교수 “내 책도 기성세대 답안… 청년 스스로 답 찾길” 기사에서 일부 발췌한 글입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8212221515&code=210000
이하늬 = 이 책은 일단 하고 싶은 것을 찾고, 그것을 위해 가능한 한 많은 경험을 하라고 조언한다. 과연 이 말이 지방대 학생들에게도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조금 회의적이다. 저는 고향이 창원인데, 저만 해도 지방대에 진학한 고등학교 친구들보다 서울에서 정말 많은 경험을 하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이런 언론사 인터뷰도 그렇다. 친구들은 그런 경험을 할 여유가 없다. 책은 ‘스펙’보다 ‘스토리’를 만들라고 하지만, 그 친구들은 “난 돈이 없어서 스토리도 못 만든다. 그건 다 잘살고 공부 잘하는 애들 얘기”라고 했다.
김난도 = 출판사에서 이 책을 쓰자고 제안해왔을 때 처음엔 거절했다. 내가 서울대 교수고, 고민을 들어본 학생들도 서울대생들인데 지방의 학생들이 읽으면 ‘재수없다’고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책 쓰기 전에 지방대, 국립대 등 다양한 대학별 표본을 만들어 조사했다. 의외로 대부분 고민지점들이 비슷했다. 사실 아픔은 보통 부모의 기대나 친구와의 비교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어쩌면 주위의 기대치가 큰 소위 명문대생들의 아픔이 더 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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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래도 다른 친구들보다는 형편이 나아서 등록금을 어떻게든 하지만, 그렇지 못한 친구들은 등록금, 생활비, 자기용돈 다 벌어서 사용하더라고요. 당연히 등록금을 벌어야하니까 알바를 하게되고, 상대적으로 공부도 못하게되고, 장학금이랑은 멀어지고. 거기다가 어머니부양에 집안생활비까지.... 다른 경험을 할 시간이 도저히 없습니다.
고3때 그 친구는 다른 아이들이 대학을 어디갈지, 성적이 떨어졌다는지 고민했다는게 부러웠답니다. 그 나이에 맞는 고민을 할 수 있어서 부러웠다고 나중에 술자리에서 말하더군요. 입고 싶은 옷 입고, 술 마실때는 한턱 내보고 싶은 사람이 많습니다. 세상이 왜이리 불공평한지.
알바만 하고 다른 경험을 할 수 없는 학생들은 어떻게 해야하나요.... 김난도씨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대답을 못 한거겠지요.
씁쓸한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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