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년들은 도전정신이 없어. 우리때는 말이야...."

글쓴이2016.10.30 17:00조회 수 11641추천 수 63댓글 13

    • 글자 크기

H그룹 인사부 선배는 요즘 대학생들에게는 도전 정신이 없다는 이야기를 한참 늘어놓았다.

 

“요즘 학생들 보면 이렇게들 패기가 없어서야 참 걱정이다 싶을 때가 있어. 세세한 스펙 따위 별 상관도 없으니 거기에 목숨 걸고 그러지 말고 큰 꿈을 가져봐.”

 

“그런데 왜 청년들한테 도전 정신이 있어야 하는 거죠?”

 

내 물음에 H그룹 과장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 늙은이들더러 도전 정신을 가지라고 하겠니?”

 

숭배자들-A대학 경영학과 학생들-의 웃음.

 

“도전 정신이 그렇게 좋은 거라면 젊은이고 나이 든 사람이고 할 것 없이 다 가져야지, 왜 청년들한테만 가지라고 하나요?”

“젊을 때는 잃을 게 없고, 뭘 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으니까 그럴 때 여러 거지 기회를 다 노려봐야 한다는 얘기지. 그러다가 뭐가 되기라도 하면 대박이잖아.”

 

“오히려 오륙십 대의 나이 든 사람들이야말로 인생 저물어 가는데 잃을 거 없지 않나요. 젊은 사람들은 잃을 게 얼마나 많은데……. 일례로 시간을 2, 3년만 잃어버리면 H그룹 같은 데에서는 받아주지도 않잖아요. 나이 제한을 넘겼다면서.”

 

“대신에 그에 상응하는 경험이 남겠지.”

 

“무슨 경험이 있든 간에 나이를 넘기면 H그룹 공채에 서류도 못 내잖아요.”

 

“애가 원래 좀 삐딱해요.”

 

누군가가 끼어들어 제지하려 했으나 나는 멈추지 않았다. 나는 술을 마시면 멈추는 법이 없었다.

 

“저는요, 젊은이들더러 도전하라는 말이 젊은 세대를 착취하려고 하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뭣 모르고 잘 속는 어린애들한테 이것저것 시켜봐서 되는지 안 되는지 알아보고 되는 분야에는 기성세대들도 뛰어 들겠다는 거 아닌가요? 도전이라는 게 그렇게 수지맞는 장사라면 왜 그 일을 청년의 특권이라면서 양보합니까? 척 보기에도 승률이 희박해 보이니까 자기들은 안 하고 청년의 패기 운운 하는 거잖아요.”

 

“이름이 뭐랬지? 넌 우리 회사 오면 안 되겠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빈정대는 말투로 한마디 내뱉었다.

 

“거봐, 아까는 도전하라고 훈계하더니 내가 막상 도전하니까 안 받아주잖아."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욕설/반말시 글쓰기 권한 영구 정지10 저렴한 개불알꽃 2019.01.26
공지 식물원 이용규칙 (2018/09/30 최종 업데이트) - 학생회 관련 게시글, 댓글 가능17 흔한 달뿌리풀 2013.03.04
167745 한국사의 흐름 아픈 단풍나무 2013.06.19
167744 도서관 노트북열람실 공지 났나요?? 납작한 꼬리풀 2013.06.19
167743 실컴1과 교양대체 과목.. 화려한 백송 2013.06.19
167742 계절학기 무역영어 침울한 섬초롱꽃 2013.06.19
167741 피부과 추천해줄사람~ 정겨운 꼬리풀 2013.06.19
167740 영어회화 공부 어떻게 하세요? 자상한 매듭풀 2013.06.19
167739 교내에서 한국경제신문 무료배포해주는곳 있나요?? 이상한 청미래덩굴 2013.06.20
167738 밀론피티?헬스? 유치한 우단동자꽃 2013.06.20
167737 우리 학생증 침울한 먹넌출 2013.06.20
167736 남자 염색이랑 매직가격 힘쎈 구기자나무 2013.06.21
167735 실컴1 고급문서 142분반 들으시는 분 계신가요ㅠㅠㅠ 멋쟁이 개망초 2013.06.21
167734 언교에서 하는 외국어특강 청결한 자목련 2013.06.21
167733 남자 다운펌 재미있는 상수리나무 2013.06.22
167732 오늘중도복사실 열어요?!! ㅜㅜ 바보 쑥방망이 2013.06.22
167731 미용실 커트 질문 밝은 팥배나무 2013.06.22
167730 부대앞에 브랜드 신발 매장 뭐있나요? 활달한 향유 2013.06.23
167729 학교근처에 옷수선 싼곳 아시는분? 무례한 편백 2013.06.23
167728 엠디엔피 인강 파신다던분 겸손한 개망초 2013.06.23
167727 예비군버스 피로한 낭아초 2013.06.23
167726 섹소폰 반주의 노래 추천 좀 해주세요~ 냉정한 복자기 2013.06.24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