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생각나는 올초 겨울 때 이야기가 있네요

잉여 새팥2013.06.13 07:19조회 수 1235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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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전역하고 알바를 끝낼 무렵의 6개월이 지난 일이다.

 

편의점에서 일을 하는 어느날,
한 소년이 찾아왔다.
담배를 사갔다.
팔고나서 보니.. 어려보였던게 생각이 났다.
또 어느날.. 그 소년이 찾아왔다.
또 담배를 달라고 한다.
일단 생김새가 어려보이면 신분증을 보는 것이 기본이니..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했다.
소년은 신분증을 집에 놔두고 왔다고 했다.
그러니 그냥 달라고 했다.
나는 신분증 없으면 팔 수 없다고 했고
소년은 계속 짜증나게 하지 말고 다음에 가져 올테니
그냥 팔라고 했다. 이런식으로 실랑이가 3시간 가량 계속되었다.
그렇게 실랑이가 계속 되자 나는 경찰을 부른다고 어름장을
내놓았고 소년은 부를테면 불러봐라는 식으로 실랑이를 계속했다.
마침내 경찰이 오더니, 소년은 그냥 그대로 냅다 튀어버렸다.

 

또 어느날이 되었다. 세번째, 소년이 찾아왔다.
담배를 사려고 한다. 신분증을 달라고 했다.
신분증을 보여줬다. 생김새가 비슷한, 어느 한 대학생의
신분증이었다. 90년생.. 나와 한살 차이나는
어느 대학생의 신분증을 주웠나보다.. 신분증의 얼굴 부분도
긁어놓아 어스름하게 보이게 해놓은 걸 보니..

나는 말했다. 팔 수 없다고..
소년은 그냥 팔면 안되요? 라고 하고 했다.
나는.. 소년의 이름을 물어보았다..
"김민준이요" 소년은 말했다.
"저기.. 내가 91년생 23살 대학생인데 네가 24살이라고?
민준아 생각을 좀 해봐라..
내가 너희 형뻘 되는 나이인데
이 늦은 새벽에 돈 몇푼 벌어보겠다고 이렇게 잠도 못자고
일 하는데.. 담배 때문에 이런식으로 실랑이 벌이면
잠도 못자고 일이 안되지 않느냐? 너도 고생하시는 어머니가 있어 잘 알것 아니냐?"
내가 이렇게 말하자 민준이는
"저는 엄마 얼굴도 몰라요" 하며 다짜고짜 눈물을 흘렸다.

태어났을때부터 없어서 엄마가 없었다고..
그리고 어려서부터 그렇게 쭉 지내왔다고..
아버지는 매번 술이나 마시고 다니시고..
그렇게 울음을 그치질 않았다.

엄마라는 단어 한글자만 보아도..
엄마라는 음성이 들리기만 하여도
자기는 말그대로 돌아버린다며...

 

민준아.. 울지마라 왜 우니..
세상에 엄마 없는 사람이 너 혼자뿐이냐?
나도 부모님 이혼하고 어머니랑 둘이서 살고있다.
힘들게 살지 않는 사람이 어디있니..
힘들더라도 상황에 최선을 다해야할 것 아니냐..

다른 형제는 없니?    누나요...

누나는?

'대학 3학년이요.'

그래.. 누나는 그래도 착실한가보네
그러면 너도 대학을 다녀야지..
응? 사람이 그래도 착실하게 단계는 밟아가야 할 것 아니냐..

그렇게 조언을 해주며 울음을 다그치려고 하는 때에..


소년은 그렇게 울음을 그치지 못하고 뛰쳐나가버렸다...
엄마라는 단어만 보아도.. 엄마라는 음성을 듣기만 해도..
이성을 잃어버릴만큼 엄마에 대한 결핍을 나타내던 민준이...


그러한 소년이 있었다. 

 

그날 하루는 온종일 가슴이 먹먹했다.

그런데 왜 이 이야기가 갑자기 생각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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