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입학비리 ‘폭로’ 신평 교수 인터뷰

키큰 상수리나무2016.04.26 09:20조회 수 1164추천 수 2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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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최근 <로스쿨 교수를 위한 로스쿨>이라는 책에서 로스쿨 입학과정 불공정성 등 로스쿨의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폭로했다. 신 교수는 3일 <한겨레>와 만나 “입시철이 되면, 부모들이 교수들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애가 지원을 했는데 잘 봐 달라’고 전화하는 게 너무나 당연시 돼 있다”며 “대형 로펌의 대표변호사인 한 학부모는 전화해서 ‘우리가 애가 입학하도록 해주면, 나중에 졸업할 적에 (경북대 졸업생) 몇 명을 같이 취업시켜주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다만 신 교수는 “이 책에서 입학청탁은 그야말로 지엽말단적인 지적에 불과하다. 로스쿨 교수로서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 훌륭한 법조인으로 커나가기 위해 로스쿨이 어떤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해야 하는지에 책은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신 교수와의 일문일답.

 

 

-<로스쿨 교수를 위한 로스쿨> 책이 법조계에서 화제다.

 

=로스쿨 학생들이 ‘금수저’라는 논란이 많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있는 집안 자식들이 극소수고, 대부분은 평범한 가정 자녀들이다. 로스쿨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 모든 학생들이 특권층 자제인 것처럼 매도를 한다. 대부분 학생들은 평범한 집안 자식들로 힘겹게 학비를 내고 교육을 받는다. 그런데도 이 학생들이 로스쿨 교육과정에서는 (법조인으로서)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없고, 변호사가 돼도 실력 없는 변호사처럼 차별을 받는 게 안타까웠다. 그래서 교수로서 어떻게 잘못된 로스쿨 교육과정을 고칠까 고민하다 책을 쓴 것이다. 로스쿨이 교수를 위한 로스쿨이 아니라 학생을 위한 로스쿨로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책에서 가장 화제가 된 부분은 “한 교수가 ‘OOO 변호사 아들이 이번에 우리 법전원에 원서를 냈는데 꼭 합격시켜야 한다’며 동료교수 연구실을 찾아다녔다”는 내부 폭로다.

 

=내가 교수로 있으며 느낀 점은 대학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기초를 이루는 법조인 양성을 담당할 만큼 공정하고, 책임있는 기관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부분은 로스쿨이 법조인 양성 기구로서 기능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걸 보여주기 위한 사례였다. 책에서 큰 비중을 둔 부분은 아니다.

 

 

 

-실제 면접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청탁전화 받은 적 있나

 

=입시철이 되면, 부모들이 자식 걱정하는 마음으로 “우리 애가 지원을 했는데 잘 봐달라”고 전화하는 게 너무나 당연시 돼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 교수는 그 전화를 받느라고 정상적인 업무 처리가 불가능하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대형 로펌의 대표변호사인 한 학부모는 나한테 전화해서 ‘우리가 애가 입학하도록 해주면, 나중에 졸업할 적에 (경북대 졸업생) 몇 명을 같이 취업시켜주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자기소개서에서도 부모 배경을 밝히는 경우가 있는가

 

=너무 많은 학생들이 부모 직업을 밝히니까 자기소개서에 이런 부분을 쓰는 게 문제인지 몰랐을 정도다. 특히 법조인 가정의 아이들은 대부분 자기소개서에 성장 배경을 써놓는다. 대다수 교수들은 법조인 자녀면, 법조에 대한 이해가 깊고, 경제적으로 어려움 없이 졸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 학생에 대해 대체적으로 호감을 갖는 것도 사실이다.

 

 

 

-청탁전화가 실제 입학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가

 

=청탁이 바로 입학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로스쿨에서도 나름대로 공정한 평가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 학교의 경우 3명의 면접관이 들어가서 평균을 낸다. 외부 변호사들이 면접위원으로 들어오기도 한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경우처럼) 노골적인 청탁이 문제라는 것이다. 교수가 다른 동료교수한테 찾아가 친구 변호사 아들을 잘 봐달라고 청탁하는 것은 결국 로스쿨 신뢰와도 연결이 된다. 청탁 전화 역시 분명히 오해를 부를 수 있다.

 

 

 

-로스쿨 교수로서 로스쿨의 가장 문제라고 생각한 부분이 뭔가

 

=일본 로스쿨과 비교해서도 보면, 한국의 로스쿨 교과과정은 철저하게 교수들의 편의만을 위해서 짜여 있다. 가령 일본의 경우는 로스쿨의 필수과목이 우리하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 로스쿨에서 제시한 교과과정을 밟아나가면 기본을 습득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 로스쿨에서는 3학점 과목이 대다수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이 들을 수 있는 과목이 많지 않다. 교수들 입장에선 일주일에 3학점짜리 과목 2개만 강의하면 되니 편하다. 이는 학생들이 제대로 배울 기회를 빼앗아 버리는 것이다.

 

 

 

-로스쿨과 관련해 제기되는 문제를 과연 로스쿨과 교수들만의 문제라고 할 수 있나

 

=독일이나 일본에서는 법학 교육이나 법조인양성제도 관련해서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개입하다. 하지만 우리는 대학 자율성 존중한다는 가치 아래 교수 숫자, 시설 등 본질보다 외적인 것만 집착한다. 국가는 자율성이라는 이름 아래 로스쿨을 방치했고, 교수들은 자율성 아래에서 학생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학교에서 5일까지 내부 고발에 대한 해명을 하지 않으면 조치를 취하겠다는 연락이 왔다고 들었다.

 

=문제를 지적한 사람을 징계하겠다는 것은 거꾸로 된 것이다. 진상조사를 해야 하는데 “우리 경북대는 공정하게 입시해 왔다”는 걸 전제하고, 징계하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 책에서는 경북대만 언급했지만, 다른 로스쿨에서도 비슷하게 일어날 수 있는 문제이다. 내부에서 문제제기를 통해 로스쿨 스스로 자정작용을 하자는 것이다. 로스쿨 잘못된 점을 시정해서 로스쿨이 법조인양성기구로서 제대로 기능을 하도록 하자는 게 이 책의 목적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의 연구의뢰를 받고, 책을 써서 논란이 된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5월께 (서울변회에서) 로스쿨 교육과정에 대해 연구해 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하지만 로스쿨 교수로서 내부 결함을 지적하는 게 맞느냐는 생각에 처음엔 안 하겠다고 했다. 그러다 로스쿨 교수가 아니면 내부 문제를 지적할 수 없다는 거듭된 부탁을 받고 고민하다 하게 된 것이다. 사실 많은 공적기관에서 교수들에게 연구 과제를 준다. 서울변회 존립 목적 역시 향후 변호사가 되는 로스쿨생들이 제대로 교육을 받을 수 있게끔 하는 것인 만큼 연구를 의뢰받는 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과제 용역비 역시 다른 용역비에 비해 훨씬 액수가 적어 공익적인 성격이 크다고 판단해 하게 된 것이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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