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세상

활달한 털진득찰2018.03.06 01:19조회 수 11529추천 수 153댓글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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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앞게시판 신발가게 아저씨 성추행 글의 댓글보고 충격받았습니다.
저는 남혐이니 여혐이니 하는 글을 쓰려는 것이 아닙니다. 미투운동을 어줍잖게 따라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성별에 따라 세상을 인지하는 것이 너무도 다름에 충격을 받아서, 저와 제 친구들의 이야기로라도 성별 사이에 존재하는 인지의 차이를 조금이나마 메꾸고자 글을 적습니다.






저는 여자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인형뽑기기계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던 저에게, 인형뽑기를 하라고 돈을 넣어주던 아저씨는 똑바른 자세로 하라며 제 뒤에 서서 허리를 잡고 제 엉덩이에 자신의 성기를 문질렀습니다.
.
작년 여름 어느 날 아침, 사람이 붐비는 지하철에서 20대 초반의 남성이 한 손으로는 휴대폰 액정으로 자신의 등쪽에 서있는 저를 비추어보며, 자신의 반대쪽 손으로 제 엉덩이를 티 안나게 건드리다가 제가 눈치를 채고 쳐다보니 바로 내렸습니다.

밤에 혼자 택시를 타게되면 손님을 정겹게 맞이하려는 것일 수 있는 택시 기사님의 말에 신경을 곤두세웁니다. 개인 신상과 관련된 부분을 물어보시면 왜 물어보는지 의심과 걱정부터 앞섭니다. 혹여나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대처할 수 있도록 휴대폰을 꼭 잡고 최대한 뭉뚱그려 대답합니다.

아빠는 여자 혼자 자취하면 위험하니 밤늦게 다니지 말라고, 조심하라고 합니다. 오빠가 자취할 때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친구들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하면, 모두 돌아가면서 자신이 겪은 성추행을 비롯한 생활 속의 걱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정말 모두요..
이는 분명 만연해있습니다.


남성분들이 느끼지 못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겉으로 봤을 때부터 성별이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도 대하는 방식이 달랐을겁니다. 저는 그래서 이러한 인지의 차이가 발생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성추행은 ‘남자’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성별로 이분화할 문제가 아니라, 그저 ‘범죄자’들 때문에 일어나는 것입니다.


저는 그저 여자들의 세상을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씁니다.. 와닿지는 않더라도, 한 번만이라도 짚고 넘어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만연해있는 성추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는 절대 과장이나 일반화가 아닙니다, 그리고 반응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성추행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면, 어정쩡하게 슬쩍 넘어가버리면, 되려 피해자가 비난을 받을 때도 있으니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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