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생, 유튜버들 보면서 인생에 회의를 느껴. "내가 공부 왜했지?

센스있는 구절초2018.12.04 15:41조회 수 2487추천 수 8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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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많이 먹을만한 내용인데,
그것은 사회에 명문대생의 숫자보다는 비 명문대생의 숫자가 훨씬 많기 때문
하지만 여태까지 공부를 하면 성공한다는 테제 아래 살아왔던
수많은 사람들이 겪는 가치관의 혼란을 대변해주는.

그런 측면에서의 공감은 불러일으킬만한 내용이다.

비록

니가 인플루언서들의 노력에 대해서 뭘 아느냐
대학 간판있다고 니가 다 해 먹는게 정당하냐(꼬시다)

라는 비판은 받을 지언정,
충분히 할만한 생각이고, 그렇기에 용감하게 말 했다고 생각한다.

과연 잘못된 것일까?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대학 나와서 취직 잘해서(좋은 직장 잡아서)
돈을 벌고 사는데
의사, 변호사 등 사짜 직업을 얻어도
하루에 12시간 이상 노동하고 억대연봉을 버는것이 현실인데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동영상 찍고
추가 노동 투입없이 한달에 기백만원이라는 대기업 사원 수준의 수입을 올리는 것이,
그들의 리그에서 최고 수준에 올라가면 수억 수십억의 연봉을 올리는 것이

부당한 것일까?

어느 직업이든 최고 단계로 올라가면 높은 수익은 올린다.
용접 전문가도 그렇고, 치킨집도 그렇다.
운동선수는 또 어떠한가?

공부를 했을 경우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것은

공부로 초일류로 성공한 사람의  수입이
다른 예체능이나 사업에서 성공한 초일류의 수입보다는 적지만

중위가격이 훨씬 높고 두텁다는 것일게다.

그래서 어른들은 어린친구들보고 공부해라, 공부해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은 그보다 훨씬 돈을 쉽게 버는 것 같아 보인다.
그래서 저 학생은 저런 이야기를 한 것일게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어릴때부터 우리네가 듣고 살아온 말은,
 

공부를 열심히하면
훌륭한 사람이 된다고 했지,
부자가 된다고는 하지 않았다.

그렇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공부는
인간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생활하기 위해서
반드시 갖춰야 할 기초 소양이지, 돈을 버는 방법이 아니다.
아무리 경제과목을 배운다고해도
돈이 흘러가는 실제 원리나
돈을 버는 방법은 가르치지 않는다.

그래서 그렇다.
자본주의 사회가 왜 자본주의 사회인지,
돈을 벌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학교를 졸업하기까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뿐만 아니다.
취업을 하고나서도,
직장에서 뭐처럼 몇년간 굴러대고나서

"아, 내가 생각한 인생은 이게 아닌데 뭔가 잘못된 것 같다"
라고 느끼기 전까지 자본주의 사회와 경제가 흘러가는 구조,
돈의 흐름에대해서 전혀 고민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 교육받고 자라왔기 때문이다.

경제학을 전공한 학생조차
인플레이션의 개념을 알고
계산식은 풀어낼 수 있을 지언정
통화량의 증가가 자산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내 돈과 자산이 어떻게 되는 것인지 실제로 몸에 와닿게 해석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래서 그런거다.

학생이여,
인류가 수많은 실험을 한 끝에 찾아낸 현재의 경제체제는 자본주의다.
자본주의에서 핵심 키워드는 자본이다. 캐피탈이란 말이다.
노동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년간 열심히
자본(학원비, 등록금)과 노동(학생의 노동, 학원 강사의 노동)을 투입해서 만들어낸 [학생]이라는 생산요소는

기껏해야 돈을 만들기 위한 투입요소 중 "노동"으로밖에 기능하지 않지 않는가.
취업밖에 길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저 인플루언서들은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본인들의 노동과 새로운 플랫폼을 결합시켜서
미미한 P와 무한대에 가까운 Q(구독자)를 결합시켜
엄청난 크기의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저들이 돈을 벌기 위해 만들어내는 컨텐츠는 자본이고,
직장인이 돈을 벌기 위해 투입하는 것은 노동과 시간이다.

이제라도 깨달았으니 다행이다.

나 역시 사연을 보낸 학생과 비슷한 고민을 했다.
문제는 나는 저 생각을 직장에 들어와서 몇년 구른 뒤에 했다는 점이고,
공부를 하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지만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명제도

직장인 몇년차에서야 깨달았다.

이제라도 확실히 하기바란다.
돈을 벌고싶은 것인지,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인지.

나도 저런 인플루언서를 보면서
부정하고, 부조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풀지 못한 의문이 있다.

과연 저들이 사회에 좋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돈을 벌고 있는 것인가?

라는 의문이다.
저들이 저렇게 해서 사회에 제공하는 것이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 이외에는 아직 찾지 못했다.

저들의 수입의 궁극적인 원인은 광고이며, 광고는 그 재화를 생산하는 실물 공급자를 기반으로 시장이 형성되며,

그 공급자는 재화를 구매할 수 있는 수요자가 있어야한다.

저들은 무언가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고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광고를 통해서 돈을 번다.

네이버도 광고료가 가장 큰 수익이 아니냐? 라고 하기에는
네이버는 실질적으로 생산하는 서비스가,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서비스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는
아직 저 인플루언서들의 수입 창출이 좋은 것인가는 잘 모르겠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대가로 돈을 버는 것이라면,
공연자, 예술가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비슷하다고도 생각할 수 있겠다.

어찌되었든, 불만을 표시하는 것은
그리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
주입받은 사고방식이

돈벌이에는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것임을 인정하고 빠르게 깨달으라.

공부를 계속 하든,
회사에 들어가서 실질적인 무엇을 만들어내는데 기여를 하는 삶을 택하든 그것은 자유이지만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는
확실히 인식한 위에 그런 선택을해야
뒤늦게

속았다, 뭔가 잘못되었다

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선생님과 부모님이 거짓말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그 분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공부를 하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했지,
부자가 될 수 있다고는 하지 않았다.

그리고 훌륭한 사람이 꼭 부자는 아니다.
자본주의는 그런 것이다.
돈을 버는 방법은 참 여러가지다.

공부는,
그 수많은 방법 중에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스스로가 보람을 느끼는 방법으로
돈을 벌고 싶을때 쓸모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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