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인 어장파괴술

글쓴이2015.07.30 15:00조회 수 5281추천 수 43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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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그칠 줄 모르는 무더위에 몸도 마음도 지치는 계절이네요.

요즘 사개론에서 유난히 '어장'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장에 당한 사람, 당하고 있는 사람, 의심하는 사람, 당했던 사람 등등
수많은 간증과 목격담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단 어장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개인적으로 어장이란, '논타겟 썸 + 보험' 이라 생각합니다.

먹이를 주는 자(어장관리인)와 먹이를 받는 자(물고기) 가 존재하는 어장시스템.

이때 먹이는 보통 관심, 갠톡, 사적인 만남이 해당됩니다.

이용하든 즐기든 썸을 타고싶은 욕구, 혹시나 잘 될 수 있는 여지, 연인으로 발전하진 않더라도 내 편이 있다는 안도감.

이런 여러가지 감정들을 모두 모아 어장을 꾸리기 시작하죠.

이런 어장관리인들은 보통 이런 행동을 합니다.

1. 다분히 중의적인 의미의 글을 SNS에 게시하여 물고기들의 마음을 떨리게 한다.

2. 단 둘이 식사 혹은 술을 마시며 자신의 외로움을 넌지시 비추곤 한다.

3. 받아주는 먹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고백하는 물고기에게 "우린 친구잖아? 한번도 널 그렇게 생각한 적 없었어." 라며 철퇴를 가한다.

4. 가끔 환골탈태하는 물고기나 원래 성장가능성이 뛰어난 물고기는 어장관리인의 연인으로 신분상승한다.

5. 어장관리인의 개인사정으로 어장을 존속하기 어려운 경우, 먹이공급을 중단하고 물고기들은 폐사에 이른다.


......워메;

그렇다면 어장을 당하고 계신 분들은 과연 이 사실을 모르는가?

안타깝게도 물고기 중 대부분은 자신이 양식되고 있음을 지각합니다.

그렇지만 가끔씩 받는 관심과 연락, '이런 이야기 할 사람은 너 밖에 없다~' 같은 먹이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할 뿐 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어장을 탈출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해보려 합니다.


먼저, 어장 진입의 목적이었던 어장관리인과의 연애입니다.

어장을 만들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연인의 부재에서 나오는 외로움입니다.
그렇다면 근본적인 외로움 해결을 시켜주시면 됩니다.
물론, 당신이 어장관리인의 마음에 들 정도로 노력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자발적 연락차단입니다.

먹이(관심)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는겁니다.
어장관리인도 자신의 먹이를 먹지 않고 버티는 물고기를 오래 케어해주진 않습니다.
자발적으로 어장에서 탈출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어장폭파입니다.

어장 속 물고기들은 대부분 '다른 사람보다 내가 더 소중하겠지?' 라는 착각 속에 살아갑니다.

그런 상황에서 누군가 "난 이 어장관리인과 매우 친밀한 관계다!!!" 라고 선언해버린다면, 어장 속 다른 물고기들은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밥도 먹었고, 연락도 했다는 증거를 뿌리십시오. 설령 어장이었다해도 사실은 사실이니까요.

이쯤 되면 다른 물고기들은 어리둥절해합니다.
'왜? 내가 고민상담의 선두주자인줄 알았는데? 저건 뭐지?' 라는 여러 생각에 빠지고, 결국 자발적으로 어장을 빠져나가게 됩니다.

어장관리인은 속이 뒤집어지죠.

있는 그대로 말했으니 반박하기도 모호하고, 다른 물고기들도 알아버렸으니 어장관리도 힘들어지니까요.

어장관리인에게 남은 선택지는 많지 않습니다.

충격선언한 물고기와 울며 겨자먹기로 사귀거나, 어장이었음을 시인하며 자발적 아싸로 사라집니다.


흠...

글이 길었네요.

요지는 간단합니다.

어장하지 마세요. 남자든 여자든 말이죠.

마음은 한 사람에게만 올인합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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