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글

저는 독립군의 손자입니다.

웃자웃자웃자2012.11.18 14:13조회 수 10483추천 수 116댓글 37

    • 글자 크기

안녕하세요? 학우님들.

 

저는 부산대학교 학생입니다.

 

저는 독립군의 후손입니다.

 

저희 할아버지께서 독립군이셨지요.

 

일제시대 당시 양반지주집안의 장남으로서

 

10대후반에 일본 교토제국대학으로 유학으로 가셨습니다.

 

거기서 사회주의 사상을 접하시고 독립운동에 뜻을 품으시고

 

만주로 가셨지요.

 

당시 보기드문 대학생 출신이신 관계로

 

만주의 사회주의 진영과 중국본토의 민족주의 진영(임정)간의 연락책을

 

담당하셨습니다.

 

독립운동을 하시는 중에 저희집안의 남자들은 모두 만주군에 의해 살해당했습니다.

 

그것도 조선인 만주특설대라는 부대에서요.

 

그리고 전 재산을 독립운동에 바치셨지요.

 

1945년 광복이 되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평소에 후손들에게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내 나라가 광복은 했다. 하지만 내 나는 독립하지는 못했다.

 

허리가 잘립 사람이 어떻게 두 발로 설 수 있겠느냐?"

 

이승만에 의해 남한 단독정부가 수립되기 직전 분단이 되고 김구선생이 암살당했습니다.

 

나라가 갈라지는 것을 서울에서 지켜본 할아버지께서는

 

한국전쟁 직전에 고향인 대구로 내려오셨지요.

 

이후로 저희집안은 독립운동을 했다는 사실을 숨기고 살아야 했습니다.

 

사회주의 진영과 관련 있다는 이유에서지요.

 

만주군 출신인 박정희(다까끼 마사오), 백선엽 등은 부귀영화를 누리고 살았지요.

 

요즘 우리 부산대학교 게시판에도

 

좌파, 친북세력 등의 말이 나옵니다.

 

저는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60년전에 한국현대사의 아픔을 온몸으로 받아들여야 했던

 

저희 집안의 비극이 2012년에도 다시 벌어질까 너무나 두렵습니다.

 

저는 제 아들, 손자들에게

 

자랑스러운 독립운동의 후손임을 전하고 싶습니다.

 

부산대학교 학우여러분들께 정중하게 부탁드립니다.

 

사상으로 누군가를 비난하지 말아 주십시오.

 

오늘 손가락질 받는 누군가는

 

내일 이 나라와 이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60년전 만주와 상해를 누비던 독립군들 처럼요......

 

    • 글자 크기
저는 됐습니다 (by Dovahkiin) 저는 다음 주에 진행되는 연합대학 찬반 투표에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by 카를가우스)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정보 욕설/반말시 글쓰기 권한 영구 정지3 쓰레받기 2019.01.26
공지 가벼운글 자유게시판 이용규칙 (2018/09/30 최종 업데이트) - 학생회 관련 게시글, 댓글 가능2 빗자루 2013.03.05
89123 가벼운글 저는 안경이 왜 이리 안 맞을까요2 기다리라쫌 2012.05.19
89122 가벼운글 저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3 빗자루 2011.08.30
89121 가벼운글 저는 반대로 잘나오면 A0 예상했는데 A+나와서 당황3 구글 2012.07.21
89120 가벼운글 저는 디아블로 타입이 아니어서 참 다행입니다.6 베이스 2012.05.15
89119 가벼운글 저는 됐습니다3 Dovahkiin 2013.04.28
진지한글 저는 독립군의 손자입니다.37 웃자웃자웃자 2012.11.18
89117 진지한글 저는 다음 주에 진행되는 연합대학 찬반 투표에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47 카를가우스 2016.09.19
89116 가벼운글 저는 눈이 좀 이상한거 같아요1 미쳐버린파닭 2012.05.03
89115 진지한글 저는 내일이면 시험 끝인데요.5 noname17 2013.10.23
89114 질문 저는 국가 장학금 못 받나요??6 charisby 2012.01.03
89113 질문 저는 게임을 잘 하지는 않지만8 深影 2012.05.15
89112 가벼운글 저눈 공대 오길 잘한거같아요11 파피루스 2012.06.18
89111 질문 저녁추천 받습니다5 낫쏘 2019.02.13
89110 가벼운글 저녁을 적게 먹었더니2 조아조아 2012.03.27
89109 가벼운글 저녁으로 얼큰한 참치찌개4 비가내리고 2012.01.25
89108 질문 저녁에 정문에서 공연한 future life 밴드 누구인가요 ㅠㅠ4 yuyrc 2018.10.27
89107 질문 저녁에 인강들으면서 컴터 쓸수있는곳 있나요ㅜㅜ?5 FellDown 2018.07.10
89106 가벼운글 저녁에 먹은 새우구이!11 빅맥 2012.02.24
89105 가벼운글 저녁에 니지 가야겠어요 ㅎㅎㅎㅎ21 빗자루 2012.11.18
89104 분실/습득 저녁에 넉터쪽에서 황토색자켓 분실했습니다 (폰, 지갑) 편한백성 2016.03.03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