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에 대한 편견과 조롱

외로운 여주2017.05.04 18:40조회 수 3131추천 수 5댓글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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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수업태도와 관련해서 올라온 글을 봤습니다.

본인은 댓글에서 많은 분들이 빡대가리, 빈깡통이라 칭하시는 예대생 중 한 명이구요. 해당 글에 달린 댓글들 뿐만이 아니라 입시를 하는 과정이나 대학생활을 하면서도 예체능에 대한 편견은 익히 들어왔습니다.

예체능은 머리나쁘고 공부못하는 애들이 대학 쉽게 가려고 하는거다, 나도 그냥 예체능이나 할까 라는식의 이야기를 정말 지겹도록 많이 들었어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너무 힘들고 속이 상했습니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구요.

지금도 속상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는데요, 일단 예체능은 머리나쁘고 공부못하는 사람들이 회피성으로 도망쳐도 얼마든지 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간단한 것이 아닙니다. 머리나쁘고 공부못하면 예체능도 못해요.

본인은 예체능 중 미대입시를 고등학교 3년동안 겪으면서 많은 친구들을 보았는데요, 실제로 공부에 흥미나 재능이 없어서 미술을 시작하는 친구들도 있기는 합니다. 말그대로 도피성이죠. 하지만 그런 경우는 소수이고, 대부분의 친구들은 어릴 때 부터 그림 그리는걸 좋아하고 그림을, 미술을 꿈으로 삼아왔던 친구들이었어요.

어릴 적 부터 가지고있던 꿈을 따라 미대입시를 선택했고, 일반 학생들이 학교에서 학원에서 책과 문제집을 펼쳐두고 공부를 하는 동안 입시미술 학원에서 몇시간동안 연필과 붓을 쥐고 그림을 그립니다.

그림 그리는거 그게 뭐라고, 공부하는거에 비하면 편하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텐데요. 해보세요, 미대입시. 몇시간동안 제대로 앉지도 못하고 손이 흑연가루랑 물감으로 범벅이 될때까지 열심히해도 그림이 잘 안그려지면 그 스트레스는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일반학생들도 열심히 공부했는데 등급이 안나오면 속상하고 스트레스를 받듯이, 예체능 학생들도 똑같이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일반학생들이 나도 예체능이나 할까~ 라고 말할때, 예체능 학생들은 너무 힘들어서 차라리 공부만 하던때가 더 좋았다고 표현합니다.

대학교들이 바보도 아니고 무작정 성적도 안좋은 애들을 그냥 마구잡이로 뽑을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단지 다른 학생들이 공부할 시간동안 각자의 분야에서 다른공부를 하는것에 대해 그만큼의 기준을 조금 더 조율해주는것 뿐이지, 절대 공부도 못하는애들 아무나 골라잡아서 뽑는거 아니예요.

미대를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높다고 말하는 대학들은 미대라도 적어도 1등급부터 3등급 안에는 들어오고, 내신도 학교에서 상위권을 유지해야지만 갈 수가 있어요. 그럼 상위권에서 내신이랑 수능 등급을 유지하려면 공부를 해야겠죠. 다른학생들이랑 똑같이요.

제가 입학했을때도 동기들의 평균 등급이 1등급과 2등급에서 왔다갔다 했었는데요, 적어도 빡대가리니 빈깡통이니 할 말을 들어야 할 이유는 없는것 같구요. 특히 부산대라는 지거국의 특성상 지원하는 학생들의 평균성적이 높기에 그에 맞추거나 혹은 더 높은 성적을 유지해야만 합격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실기실력도 뛰어나야 하구요.

글이 길어졌는데요, 그냥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예체능과 같은 부산대라고도 하기싫고 본인들의 공부는 힘들고 피터지는 노력이었지만 예체능들은 학교에 날로 입학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꼭 꼭!! 예체능 입시를 해보시길 바랄게요. 누군가 본인들한테 편하게 앉아서 공부만하면 되서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는걸 듣게된다면 어떤 기분이 드실지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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