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우는모습을 처음 보았습니다..

빠른 까치박달2017.02.05 01:45조회 수 16769추천 수 108댓글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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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냥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어제 있었던 가정 내의 문제에 대해 많은 분들의 다양한 조언을 구하고 싶어서 글을 써봅니다

저희 집 형편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돈 문제 때문에 부모님이 다투시는 모습과 그 외에도 두 분의 성격 차로 싸우는 모습을 어렸을적부터 많이 보고 자랐습니다.

두 분의 가정교육 방식에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자식들이 부모에게 선을 지키고 함부로 대하지 못하도록 엄하게 교육해야한다는 입장이었고, 아버지는 가깝고 친구같은 아빠가 되고싶어하였습니다.

저와 연년생인 누나가 사춘기에 접어들었을때, 그 결과는 확연히 대조적으로 드러났습니다.
어머니에겐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반면, 아버지에겐 친구 대하듯 말은 물론 행동에 있어서도 옳지못한 행동들을 많이 하였습니다. 아버지가 화를 내면 도리어 제가 화를 더 내고 대드는 등 지금 생각하면 후회할 일들을 저도 많이 저질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저도 가정에 대한 일부분의 책임을 느끼기 시작했고, 부모님께 용돈 타며 생활하는 것도 죄송스러워서 알바를 하며 부모님의 부담을 최대한 덜어드리려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하려 하였습니다.

부모님이 가장 부담을 느끼시는건 누나의 학비와 지원금에 관한거라 생각합니다.
누나는 고등학교 시절 공부에 전혀 관심이 없다가 갑자기 연기에 관심이 생겼다며 연기,연출 관련 과로 보내달라고 부모님께 조르다시피 고집을 부렸습니다.

어머니는 부담하기 어렵고 솔직히 재능이 있는것도 아니라 하시며 그 길을 반대하셨습니다. 반면에 아버지께서는 자식이 하고자 하면 무엇이든지 지원해주겠다 하셨습니다.

결국 누나는 연출 관련 학과가 있는 사립대로 진학하게 되었고, 학비와 용돈 그리고 자취에 필요한 보증금과 월세 등은 모두 부모님의 부담으로 돌아갔습니다.

저는 누나가 너무 원망스러웠습니다. 일차적으로 자신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절실함이 없다는것, 이차적으로 무거운 짊을 지고 있는 부모님을 당연시하고 있다는 것.
예전부터 느꼈지만 지금까지도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야기 할 것들이 더 많지만 대충 이렇게 설명해도 어떤 성격인지 알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건은 어제 오전에 발생했습니다
아버지가 누나한테 뭐 좀 확인해보라고 조곤조곤 말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근데 누나가 말을 가로채며 확인했다고 대뜸 소리를 지르는것이었습니다
당황함과 더불어 화가 난 아버지도 소리를 지르며 대응을 하자 누나는 적반하장으로 눈을 부릅뜨며 싸울기세로 소리를 계속 질러댔습니다.
화가 날 대로 난 아버지가 읽고 있던 신문지를 던지자 누나도 똑같이 던지는 모습을 보고 큰 싸움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누나를 방으로 밀어넣고 아버지를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아버지가 화가 나서 용돈포함 자취방 돈도 안대주겠다고 말하자 누나는 '니 맘대로 해 그지야' 라고 말하였고 방에서 '*발 *발 *같네' 라고 말하는 소리가 집 전체에 들렸습니다
아버지한테 도를 넘은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고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누나에게 가서 적당히하라고 말을 하자 돌아오는건 시끄러운 목청소리 뿐이었습니다

아버지는 그냥 포기한 듯 보였습니다.
삼십분뒤,어머니가 집에 들어오고 상황을 설명해줬습니다. 화가 난 어머니가 부모를 개떡같이 아냐면서 꾸지람을 하자 도리어 방귀 뀐 놈이 성내듯 아무런 관련도 없는 어머니에게 말대꾸하며 언성을 높였습니다.

사건 발생 한시간정도 후, 대구에 자취방이 있는 누나는 짐을 싸들고 나갔습니다.

싸해진 집 분위기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기에는
제게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아버지께서는 아무일 없단듯 바람이나 쐬러가자고 하셨습니다.

저녁시간이 되어 집에서 아버지와 단 둘이 밥을 먹었습니다.
평소와 똑같은 아버지의 모습에 한시름 맘을 놓고 있었지만, 역시 아버지도 큰 상처를 받은 것 같았습니다.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그냥 떨어지는 눈물이 아닌 오열을 하고 계셨습니다. 아버지가 우는 모습을 처음 본 저에겐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아버지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보고 본인이 교육을 잘못시켰다는 말을 듣는 순간, 그 동안 아버지가 얼마나 힘듦을 감내한 삶을 살아왔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누나에 대한 분노와 원망의 감정이 더욱 커졌습니다. 본인 수중에 쓸 돈이 10원밖에 없더라도 누나가 해달라는 건 어떻게든 해줬다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 울컥했지만 감히 아버지 앞에서 눈물을 흘릴 수 없었습니다.

저는 무뚝뚝하게 아버지를 위로해 주었고, 식사 후에 아버지와 얘기를 나누다가 아버지는 먼저 잠에 드셨습니다.

주무시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니 눈물흘리던 아버지의 잔상이 머리에 그려졌습니다.
그 순간에 느꼈던 감정들이 갑자기 북받쳐올라 몰래 베게에 얼굴을 묻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참 고민이 많습니다.
누나 개인의 문제일수도, 가정의 문제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본인이 필요할때만 어머니와 아버지한테 실실 웃으며 잘해주다가, 다툼이 생길때면 언제 그랬냐는듯 소리를 빽빽 지르며 입에 담지 못할 하는 누나의 모습을 저는 용서를 할 수가 없습니다..

남들처럼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싶습니다,
누구에게는 가깝고, 누구에게는 먼 꿈일지도 모른다고 얘기들을 하지만 그것은 제게 먼 꿈같은 이야기로 느껴집니다..

제가 가족을 위해서 해야할 일이 뭐가 있을까요
가족 모두의 입장을 잘 중재해서 화합시키고 싶은데
참 버거운 과제가 주어진 것 같습니다..

마무리가 참 이도저도 아니게 됐네요..
시간 관계상 쓰다보니 두서없는 글이 되어버린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위로를 받고싶은 것도 아니고 관심을 받고 싶은 것도 아닙니다.

단지 여러분들 주변에서 살아가는 가깝거나 혹은 먼 누군가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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