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좀 깁니다.
저는 올해 27살 남자이고 2월에 졸업하여 대학원 진학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여자친구는 올해 고3이 됩니다. 계속 나이차가 신경쓰여서 글 씁니다.
말하기 부끄럽지만 전 이전까지 연애경험이 없었습니다. 공대이고 과씨씨에 관심이 없으면서 여자를 만날 다른 기회도 딱히 없었어요. 몇 번 소개팅을 받아봤지만 제가 너무 서툴러서 다 잘 안된것 같네요. 친구가 익명으로 대화하는 어플을 알려준게 있는데 그걸로 이사람 저사람 얘기하다보면 말주변이 늘거라고 해서 한창 재밌게 했습니다. 실제로 말빨도 조금 생겼구요. 그러다 어플 상에서 지금 여자친구를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신상을 막 묻고 그러지 않아서 이런저런 대화를 한창 하다가 고등학생인걸 알게 됐습니다. 크리스마스 전이었는데 저도 걔도 그날 방콕 신세라 밥이나 한 번 먹자고 했습니다. 그때까진 저는 진짜 그냥 동생 밥한끼 사주고 치운다고 생각했네요. 그냥 일회성 만남이라 생각했어요. 근데 만나보니 이모저모로 맘에 드는 여자애인겁니다. 전엔 4살 어린 여자도 너무 동생같아서 만나다 만 적이 있어서 아무 기대도 안 했었거든요...
계속 연락을 하다가 두어번 더 만나고 고백을 했습니다. 얼굴이 빨개지면서 받아주더군요. 전에 느껴본 적이 없는 감정이기에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물론 저도 고3때 성적으로 스트레스 많이 받아봤고 그 생활을 아니까 서로의 공부시간은 최대한 간섭하지 않기로 서로 약속했습니다. 만나는건 항상 공부 다 끝난 밤에 일주일에 두세번 정도 만나고 있구요. 2주에 한번 정도로 부산 안에 놀러가기도 하네요. 하지만 방학이 끝나면 주말에 잠깐 얼굴만 보는 정도로 하자고 얘기했습니다.
부모님은 아직 모르지만 두 살 많은 친누나한텐 얘기했습니다. 처음엔 '썸이라면 말리겠지만 이미 사귀는거 어쩌겠냐'라고 했습니다만, 며칠전부터 그만만나면 안되냐고 자꾸 그러네요. 친구들 모인 자리에서 아는 여자애가 고3인데 8살 많은 남자랑 만난다는거 어떻게 생각하느냐 우회적으로 물었답니다. 그러더니 그런남자 완전 극혐이다, 난 절대 그런경험 있는남자 안 만나고싶다, 사람 많이 모인 번화가 같은 곳에서 욕먹게끔 확성기로 고백시켜야한다 등등의 말을 쌍욕을 섞어가며 했다는군요. 그 친구들 말이 너무 걸려서 저보고 만나는거 다시 생각해보는거 어떻냐 그럽니다. 특히 19살이랑 27살 연애하는 거하고 20살이랑 28살 연애하는건 천지차이라면서 걔가 미성년자인게 너무 찝찝하다고 합니다.
저는 주변에서 고3 여학생하고 연애해서 여자친구가 대학 들어간 이후로도 계속 잘 만나고 있는 또래들을 세 명인가 봐서 그닥 그런 생각을 안했어요. 지금 저보단 나이차가 두살 정도 적긴 하지만요. 근데 이렇게까지 만류하니까 당황스럽습니다. 저는 지금 여자친구가 너무 좋은데, 여자친구도 너무 행복하다고 종종 그러는데, 정말 그래야하나 싶네요. 이번 일 년만 자주 못 만나더라도 좀 참으면 되겠지 하는 생각이었어요. 어렵사리 얻은 인연 스스로 버리기가 싫네요. 더군다나 스무살이 안된 애한테 함부로 몸에 손댈 생각은 절대 없습니다. 딱 1년만 참으면 사람들이 그럭저럭 인정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에요.
여러분들 생각은 어떤지 듣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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