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조금은 놓아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쓴이2016.02.12 03:43조회 수 4015추천 수 46댓글 11

    • 글자 크기

딱 작년 이 맘때 쯤 이었던 것 같네요.

참 많이 좋아했고 사랑했던
동기이자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둘은 짧게 사랑했지만 오래 가진 않았습니다.

1학년을 마치고 입대를 하고
군생활을 하면서도, 복학을 해서도
가끔씩 동기라는 이름으로 연락주고 받고
생일날 축하메세지 몇 마디에 기프티콘만
보내곤 했던 제 첫사랑인 그녀가 졸업을 했네요.

졸업식에 오지 않는다는 소식에 다른 동기들
축하 해주러 아무 생각없이 간 자리에서
다시 식에 참석하기러 했다는 그 친구를 만났고
당혹스러움 반, 놀람반의 심정으로
근처 꽃집으로 가
꽃다발을 하나 사들곤 무작정 달렸습니다.

다정한 오빠였지만
아무것도 몰랐던 남자친구로서 함께 보낸
시간들에 대한 미안함,
내 대학생활을 빛나게 만들어 줬음에 대한 고마움.


"졸업 축하한다. 오빠가 그래도 니 졸업하는데 꽃다발 하나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겠나. 사회인이 되어서도 잘 될거니깐 건강해. 많이 그리울거다. 고마웠어"

헤어지던 날
정보전산원 등나무 밑에 앉아
펑펑울던 제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네요.


6년이란 시간이 흘러
이제는 얼굴조차 볼 수 없는 그 친구처럼
저도 졸업을 합니다.

대학생활 하면서 이런저런 재밌는 일도 많았는데
아쉬움이 남는 4년이네요.

일병 때 손전등 키고 침낭 안에서 그 친구 생각하며
쓴 글인데 오늘 문득 생각나 꺼내 봤네요.

<가끔>
누가 그랬다

계속 생각나면 미련이고
가끔 생각나면 잊혀진 거라고.

니가 가끔씩 생각나는 걸 보면
어느 새 너도 조금씩 내 추억한 켠에
자리잡아가나보다.

잘 지내지?

가끔이란 핑계로라도
널 추억할 수 있어 다행이다.


시험준비하고 있다는데 잘됐으면 좋겠네요.
내일 아침이면 이불킥하겠지만..ㅎㅎ

감성돋는 비오는 새벽입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욕설/반말시 글쓰기 권한 영구 정지3 똑똑한 개불알꽃 2019.01.26
공지 사랑학개론 이용규칙 (2018/09/30 최종 업데이트)6 나약한 달뿌리풀 2013.03.04
58623 101 납작한 사위질빵 2014.09.19
58622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100 따듯한 잣나무 2019.04.12
58621 남자가 화장하는거 싫어하나요?100 정중한 쇠고비 2017.12.26
58620 .100 거대한 섬백리향 2016.03.22
58619 여자친구 연락 매일 해야 되요 ?100 부지런한 느릅나무 2015.12.31
58618 [레알피누] .100 적절한 용담 2013.12.09
58617 그냥 이런저런 얘기하실분 계세요99 의연한 중국패모 2016.12.03
58616 솔직하게 까놓고 말해봅시다. 성욕때문에 애인 만드는거잖아요.98 의젓한 자귀나무 2019.05.29
58615 정말 좋은남자 있긴할까요97 야릇한 옥수수 2016.09.09
58614 여자들 정말 그런가요?97 포근한 뽕나무 2015.04.24
58613 여자분들 성형한거 다 티나요 아닌척좀 하지마요..;;96 싸늘한 다래나무 2018.03.11
58612 [레알피누] 이 관계를 이어가야 할까요? 끝내야 할까요...96 빠른 골담초 2017.02.10
58611 글 내립니다96 청렴한 이삭여뀌 2017.02.01
58610 29살 사회대 졸업 백수입니다ㅠㅠ 후배여러분 쓴소리 부탁드립니다!!!95 기쁜 섬백리향 2017.05.21
58609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자 한다면.95 해박한 꿩의바람꽃 2016.04.25
58608 [레알피누] 남자친구가 성매매를 고백했어요95 황송한 자작나무 2015.08.18
58607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94 부지런한 층꽃나무 2019.08.09
58606 오 ㅐ내주변에는 날파리만 꼬일까요94 끌려다니는 수국 2014.12.19
58605 94 날렵한 며느리밑씻개 2013.03.10
58604 예비역인데 중3이랑 사귀기에는 좀 그렇겠죠? 상처안주고 거절할 방법을 알고싶네요.93 키큰 명아주 2016.08.26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