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작년 이 맘때 쯤 이었던 것 같네요.
참 많이 좋아했고 사랑했던
동기이자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둘은 짧게 사랑했지만 오래 가진 않았습니다.
1학년을 마치고 입대를 하고
군생활을 하면서도, 복학을 해서도
가끔씩 동기라는 이름으로 연락주고 받고
생일날 축하메세지 몇 마디에 기프티콘만
보내곤 했던 제 첫사랑인 그녀가 졸업을 했네요.
졸업식에 오지 않는다는 소식에 다른 동기들
축하 해주러 아무 생각없이 간 자리에서
다시 식에 참석하기러 했다는 그 친구를 만났고
당혹스러움 반, 놀람반의 심정으로
근처 꽃집으로 가
꽃다발을 하나 사들곤 무작정 달렸습니다.
다정한 오빠였지만
아무것도 몰랐던 남자친구로서 함께 보낸
시간들에 대한 미안함,
내 대학생활을 빛나게 만들어 줬음에 대한 고마움.
"졸업 축하한다. 오빠가 그래도 니 졸업하는데 꽃다발 하나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겠나. 사회인이 되어서도 잘 될거니깐 건강해. 많이 그리울거다. 고마웠어"
헤어지던 날
정보전산원 등나무 밑에 앉아
펑펑울던 제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네요.
6년이란 시간이 흘러
이제는 얼굴조차 볼 수 없는 그 친구처럼
저도 졸업을 합니다.
대학생활 하면서 이런저런 재밌는 일도 많았는데
아쉬움이 남는 4년이네요.
일병 때 손전등 키고 침낭 안에서 그 친구 생각하며
쓴 글인데 오늘 문득 생각나 꺼내 봤네요.
<가끔>
누가 그랬다
계속 생각나면 미련이고
가끔 생각나면 잊혀진 거라고.
니가 가끔씩 생각나는 걸 보면
어느 새 너도 조금씩 내 추억한 켠에
자리잡아가나보다.
잘 지내지?
가끔이란 핑계로라도
널 추억할 수 있어 다행이다.
시험준비하고 있다는데 잘됐으면 좋겠네요.
내일 아침이면 이불킥하겠지만..ㅎㅎ
감성돋는 비오는 새벽입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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